영웅, 그는 문제아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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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그는 문제아 소년이었다
  • 박한표
  • 승인 2017.10.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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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의 그리스·로마신화 읽기] <25-2>헤라클레스의 유년기
박한표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 문학박사

미케네 왕 엘렉트리온의 딸 알크메네는 사촌 암피트리온(아버지 알카이오스)과 부부 사이였는데, 남편이 전쟁에 나간 사이 제우스가 그녀의 남편으로 둔갑하고 알크메네와 사랑을 나눈다. 그 뒤에 태어난 아이가 헤라클레스다.

제우스는 일찍부터 자신을 대신해서 인간들을 위해 여러 일을 해줄 영웅을 하나 낳고 싶어 상대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제우스가 알크메네를 택한 이유이다. 그러나 헤라의 계략으로 헤라클레스는 미케네의 왕 자리를 빼앗긴다.

신탁에 의하면, “다음에 태어나는 페르세우스의 후손은 미케네의 왕이 될 것이다.” 그러자 헤라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아를 통해 헤라클레스의 출산을 늦춘다. 대신 헤라는 페르세우스의 또 다른 아들 스테넬로스의 아내가 예정일보다 석 달 빨리 아이를 낳도록 했다. 그 아이가 에우리스테우스다.

그는 미숙아 상태로 헤라클레스보다 먼저 태어나게 된다. 이 일로 훗날 미케네 왕이 될 운명을 부여 받는다. 이 덜 떨어진 왕은 뒷날 헤라클레스가 차례로 성공하는 미션의 중심축을 이룬다.

‘은하수의 기원’ 틴토레토, 캔버스에 유채, 148×165㎝, 1575~1580년경, 내셔널갤러리(영국 런던)

헤라클레스의 초인적인 힘에서 은하수의 기원에 관한 신화가 나온다. 헤라클레스를 낳은 알크메네는 헤라의 앙갚음이 자신과 두 아들(헤라클레스, 이피클레스)에게 떨어질 것이 두려워 먼저 낳은 아들 헤라클레스를 들판에다 버려 헤라의 뜻을 물었다. 헤라의 노여움이 헤라클레스에게 미친다면 나중에 난 이피클레스는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헤라클레스가 벌판에 버려졌다는 것을 맨 먼저 알게 된 여신은 헤라가 아니라 아테나였다. 처녀 신이었던 아테나는 아기 헤라클레스를 안고 올림포스로 올라갔다. 아테나는 헤라에게 며칠을 굶었는지 알 수 없는 아기 헤라클레스에게 젖을 부탁한다. 아테나 여신으로부터 처음으로 받아보는 부탁이었기 때문에, 헤라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는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

그런데 아기가 어찌나 세게 젖을 빨아댔는지 헤라는 비명을 지르며 아기를 떼어냈다. 하지만 젖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이 흘러나온 젖 줄기가 멀리멀리 퍼져나가 하늘을 뿌옇게 물들이다가 곧 굳어져서 ‘젖의 길’, 즉 은하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로마에 와서도 은하수를 ‘비아 락테아(젖의 길)’라고 했고, 영어로 은하수를 지금도 ‘밀키웨이(Milky way, 젖의 길)라고 한다. 아테나는 헤라의 품에서 아기 헤라클레스를 가로채 재빨리 인간 세상으로 사라져, 알크메네에게 되돌려 준다.

‘요람에서 뱀들을 목 졸라 죽이는 아기 헤라클레스’ 조슈아 레이놀즈, 캔버스에 유채, 307×297㎝, 1788년, 에르미타주미술관(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초인적인 힘을 태어난 지 여덟 달쯤에 또 보여준다. 아기 헤라클레스가 최초로 그 손에 피를 묻히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헤라가 어린 헤라클레스를 죽이기 위해, 혹은 시험하기 위해 두 마리의 뱀을 보낸다. 

그러나 여덟 달밖에 되지 않은 아기 헤라클레스가 두 마리의 뱀 모가지를 각각 한 마리씩 잡아 죽인다. 갓난아기의 힘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엄청난 힘을 발휘한 것이다. 이로써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가 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헤라클레스는 젊은 시절 많은 사고를 쳤다. 가끔 우리 주위에서 만나는 소위 ‘문제아’ 청소년의 모습이 떠오른다. 젊은 시절에 온갖 못된 짓을 하다가 대오각성하고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사는 ‘어떤’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평범한 소위 ‘범생이’로 살다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삶을 사는 안정적인 직장인들이 부러워하는 모습일 것 같다.

헤라클레스에게는 스승이 여럿 있다.

헤르메스의 아들 아우톨리코스로는 씨름을 가르쳤다. 아우톨리코스는 천하장사였지만 아버지를 닮아 도둑질에도 능했다. 헤라클레스는 목 조르기를 가르치면 목뼈 부러뜨리는 법까지 배웠다.

쌍둥이 카스토르로부터는 칼 쓰는 법을 배웠다. 카스토르는 백조로 변신했던 제우스와 레다 사이에서 난 쌍둥이 아들 ‘디오스쿠로이’ 중의 하나다. 다른 한 아들이 폴리데우케스다. 그리고 다른 알에서 난 또 다른 쌍둥이 자매가 헬레네와 클리타임네스트라다.

에우리토스로부터는 활 쏘는 법을 배운다. 이 때 헤라클레스는 활을 쏘다가 햇볕이 짜증난다면서 감히 태양을 향해 화살을 겨냥했다. 감히.

리노스(오르페우스의 형제)로부터는 음악을 배운다. 어느 날 리노스가 헤라클레스의 형편없는 연주 실력에 화가 나서 무심코 손을 들었다. 그러자 이성을 잃은 헤라클레스는 수금을 음악 선생에게 집어던져 죽이고 말았다. 살인을 한 것이다.

재판에 회부된 헤라클레스는 ‘라다만튀스 법’(정당방위를 인정하는 법)에 따라 풀려난다. 암피트리온은 죄 값으로 헤라클레스를 키타이론 산으로 보내어 양 떼를 돌보게 했다. 바로 그 곳에서 헤라클레스는 그의 첫 위업을 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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