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가시밭길, 그 끝의 영광을 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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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가시밭길, 그 끝의 영광을 좇다
  • 박한표
  • 승인 2017.11.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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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의 그리스·로마신화 읽기] <25-4>헤라클레스의 선택
박한표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 문학박사

헤라클레스는 헤라 여신이 세운 하수인 밑에서 12년 동안이나 12가지 미션을 치르게 된다. 그 하수인은 에우리스테우스다. 숙부 스테넬로스의 아들로 암피트리온이 테베를 떠난 직후 아르고스의 지배자 자리를 차지한다.

헤라클레스가 아르고스의 지배자가(미케네의 왕이) 되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헤라가 서둘러 니키페로부터 태어나게 한 칠삭둥이다. 그는 인간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12가지 미션을 명령한다. 영생불사를 얻었다는 괴물, 그래서 인간의 손으로는 죽일 수도 없다는 괴물들과 싸움을 붙인다.

첫 번째 미션은 네메아 계곡의 사자 가죽을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성미가 흉악하기 짝이 없고 나타남과 사라짐이 신출귀몰인 사자괴물이다. 머리는 사자, 꼬리는 용, 허리는 염소 모양을 한 채 불을 뿜는 괴물이다. 헤라 여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네메아 골짜기에 풀어 놓았다.

화살이 튕겨나갈 정도로 강한 살갗을 가진 맹수였다. 그래서 ‘목조르기의 달인’이었던 헤라클레스가 꼭 30일 동안 목을 조르고 있다가 그 괴물을 죽일 수밖에 없다. 그 때 헤라클레스의 무기는 올리브 나무 몽둥이였다.

훗날, 도둑이 그 몽둥이를 훔치는 데 들고 가지 못하고 질질 끌고 갈 정도로 크고 무거웠다. 헤라클레스는 그 몽둥이로 머리를 친 다음, 동굴로 몰고 가 30일 동안 목을 졸라 죽인다. 30일 동안 잠 한 숨도 자지 못하고,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사자의 목을 조르고 있었던 것이다.

타나토스(죽음)를 죽이려면 먼저 휘프노스(잠)와 싸워 이겨야 한다. 죽음의 신 타나토스와 잠의 신 휘프노스는 한 집안이다. 이때부터 헤라클레스는 ‘목조르기의 달인’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헤라클레스 패션이 고정된다. 손에는 올리브 나무 몽둥이, 옷으로는 사자 가죽을 걸치고, 모자로는 사자의 머리 가죽이다.

‘헤라클레스의 선택’ 안니발레 카라치, 캔버스에 유채, 273×167㎝, 1596년경, 카포디몬테미술관(이탈리아 나폴리)

네메아의 사자를 죽이고 아르고스로 돌아가던 헤라클레스는 이상한 일을 겪는다. 갈림길에서 아름다운 두 여인이 헤라클레스를 유혹한다. 이 이야기의 출처는 소피스트 프로디코스의 <갈림길의 헤라클레스>다.

“저를 따라 오시지요. 저를 따라오시면 길이 험하기는 합니다. 무수히 싸워야 하고 무수한 고통을 겪어야 하지만 결국은 이것이 영광의 길입니다. 저를 따라오시지요.” 이 길에 있는 여인은 ‘미덕’이라는 이름의 여인인데, 우리는 아테나 여신으로 알고 있다.

“저를 따라 오시지요. 저를 따라 오셔야 편안한 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저를 따라오셔야 편안하고 사치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좋은 세상에서 왜 고통스럽게 싸워야 합니까? 저를 따라오시지요.” 이 길에 있는 여인은 ‘악덕’이라는 이름의 여인이다. 흔히 아프로디테 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갈림길에서 헤라클레스는 ‘미덕’의 길을 따른다. 험한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것이 바로 영광에 이르는 길이다. 이것을 우리는 ‘헤라클레스의 선택’이라 부른다, 이 말은 인생에서 쉽지만 타락한 길이 아니라, 힘들지만 바른 길을 택하는 중요한 결단을 의미한다.

‘헤라클레스와 히드라’ 안토니오 델 폴라이올로, 목재에 템페라, 17×12㎝, 1475년경, 우피치미술관(이탈리아 피렌체)

두 번째 미션은 레르네 늪의 괴물 히드라를 퇴치하라는 것이었다.

히드라는 티폰의 자식으로 머리가 9개나 달린 물뱀이다. 특히 머리를 잘라내도 계속 새로운 머리가 자라기 때문에 처치하기 어려운 괴물이다.

조카 이올라오스(이피클레스의 아들)의 도움으로 이 미션을 완수한다. 훗날 이 히드라의 독, 다시 말하면 히드라의 독을 화살촉에 발라 만든 독화살로 두 차례 곤욕을 치른다. 이 화살로 스승인 현명한 켄타우로스 케이론을 죽이고, 아내를 검탈하려는 자를 죽임으로써 히드라의 덫에 걸리고 마는 최후를 만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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