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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은 숨은 표심 '무소속 선전'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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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은 숨은 표심 '무소속 선전'의 의미는?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06.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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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 신뢰 확인 속 이춘희 시장·민주당에 견제 신호 보내… 정의당도 약진
6.13 세종시 지방선거가 민주당 싹쓸이 판세 속에서 치러진 가운데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왼쪽부터20% 이상 지지를 받은 고운동 13선거구 황준식, 보람·대평동 14선거구 박남규, 도담동 8선거구 윤희경 후보.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6.13 지방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보수 야당 심판으로 귀결됐다.

세종시에서도 이춘희 시장 당선인을 비롯해 시의원선거를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세종시민들은 전체 16개 선거구에서 보수 야당 후보에게 단 한 명의 의석도 허락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야당에게 허락된 단 한 석의 비례대표를 배출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춘희 시장과 의회 권력까지 독점하게 된 민주당이 관심 있게 봐야 할 드러나지 않은 ‘숨은 표심’이 있다. 바로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이다.

일부 무소속 후보들은 ‘문재인 바람’에도 불구하고 20% 이상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았지만,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주해 시민사회 운동을 펼쳤던 이들이다.

13선거구(고운동) 황준식(38) 후보는 놀라울 정도로 선전했다. 황 후보는 27.25%를 득표해 49.37%의 민주당 손현옥(50) 당선인을 위협했다. 23.36%의 미래당 이창우(42) 후보에 앞선 2위를 기록했다.

황 후보는 그동안 고운동 입주자대표연합회장, 고운뜰정상화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입지를 다져왔다. 행복도시 건설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유권자들이 대거 황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해석된다.

8선거구(도담동) 윤희경(52) 후보도 21.45%를 득표했다. 58.69%의 민주당 노종용(41) 당선인에 위협적인 존재감을 드러냈고, 한국당(18.84) 임영학(50) 후보와 2위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윤 후보는 도담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세종시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 감사를 지내며 주민생활과 밀접한 활동을 해왔다. 특히 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이춘희 시장 후보의 공약과 주민자치 정책에 날 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가 얻은 득표율을 이 시장과 민주당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중앙공원의 이용형 공원화’에 앞장선 무소속 박남규(45) 후보도 23.87% 득표로 선전했다. 민주당 유철규(56) 당선인의 63.92%에 크게 못 미쳤으나, 중앙공원에 대한 민심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만하다. 한국당 김인환(42) 후보는 12.19%에 그쳤다.

박남규 후보와 함께 시민운동을 전개해온 손태청(53) 후보는 도담동 제9선거구에서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10.22% 득표율로 바른미래당 김교연(39) 후보(14.78%)와 한국당 이성용(55) 후보(11.12%)에도 밀렸다. 당선은 민주당 윤형권(55) 현 의원에게 돌아갔다.

문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자는 민심이 폭발한 선거임을 고려하면 손 후보도 선전한 선거라는 평가에는 이의가 없어 보인다.

이밖에 조치원읍 1선거구에선 무소속 홍순용(55) 후보와 박휘서(75) 후보가 각각 6.81%, 1.85%를 득표해 3, 4위에 그쳤다. ‘경선 컷오프’ 이후 탈당, 당선과 함께 민주당에 돌아가겠다던 홍순용 후보의 목표는 무산됐다.

종촌동 12선거구에 나선 무소속 김영환(60) 후보는 12.72%로 59.18%의 민주당 박성수(40) 후보 및 한국당 김복렬(54) 후보(17.37%)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동바이크를 타고 지역구를 누비는 선거 운동으로 주목받았다.

종촌동 11선거구 이강렬(56) 후보는 9.34%에 머물렀다. 시의원 출마자 50명 중 유일하게 ‘무보수’ 활동 공약을 내걸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선거 운동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한 결과다.

정당 지지율 3위를 기록한 정의당의 약진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당과 정당지지율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2위 다툼을 하다 막판 뒷심 부족으로 12.85%에 그쳤다. 지난 총선 당시 8.85%보다 4%p 높은 지지를 받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민주당 압도와 한국당 및 미래당 등 보수 몰락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 와중에 무소속과 정의당의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주당이 오만과 독선에 빠지지 않길 바라는 민심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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