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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세종교통을 위한 변명[편집국장 브리핑] 세종시 대중교통의 위기
대표 겸 편집국장

오는 27일이다. 세종교통이 이날부터 읍면지역 벽지노선과 적자노선 버스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노선 반납을 단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이들 노선을 대체 운행할 인력과 차량을 확보하는 시간을 벌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이 시장이 노선 인가를 순차적으로 취소하겠다고 했지만, 세종교통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세종교통이 일시에 운행을 중단하면 시민들, 특히 읍면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자체와 버스회사 간 이례적인 갈등이 꼴 사나워 보이는 건 ‘서민의 발’을 볼모로 잡았기 때문이다. 또 그것이 읍면지역 주민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어서다.

BRT 소송이어 보조금 중단, 운행중단 초강수 왜?

대중교통중심도시를 지향한다는 세종시의 대중교통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단초는 세종도시교통공사 설립이다. 지방공기업은 주민 복리증진을 위한 공익사업 가운데 수익성 있는 사업을 영위하도록 돼 있다. 공기업의 존립 근거가 공익과 이윤추구란 상반된 지향성을 갖는 이유는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해서다. 그래서 공기업은 수익자·사용자·원인자 부담 원칙으로 운영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교통공사 설립을 허가한 것은 공익성과 수익성이란 두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봐서다. 흑자노선인 990번 비알티, 1000번과 1004번 광역노선, 그리고 행복도시 내 몇 개 지선을 운영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기업 설립 신청 이전에 세종교통과 제대로 된 협의과정이 생략됐다는 데 있다. 이춘희 시장이 기자들에게 ‘신도시는 교통공사, 구도심은 세종교통’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게 전부였다.

교통공사 설립 배경에는 ‘버스기사들의 불친절’ 등 세종교통에 대한 행복도시 주민들의 부정적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후줄근한’ 세종교통은 시골을, ‘세련된’ 공기업은 도시를 맡는다는 발상이었다. 읍면지역과 행복도시를 차별하겠다는 얘기다. 공평무사라는 행정원칙에 맞지 않는 일이다.
 
수익성을 담보할 990번 비알티 환수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통공사 설립을 밀어붙인 세종시 행정은 분명 잘못이다. 세종교통은 행복청의 광역교통계획에 근거해 지원받은 천연가스(CNG) 버스를 운행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했다. 국가가 할 일을 민간이 투자했기 때문에 노선에 대한 권리, 즉 재산권을 보장받은 것이다. 1심 재판부가 비알티 운영권 소송에서 세종교통의 손을 들어준 이유다.

‘수익성’이라는 교통공사의 존립근거를 상실했으니 세종시의 당혹감이 얼마나 큰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종시가 보조금 지원 중단이란 강수를 둔 이유일 것이다. 최근에야 지난해 말 것까지 밀린 석 달 치 보조금을 모두 지급했다고 한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세종교통이 운행하는 노선은 모두 72개다. 이 가운데 유일한 흑자노선이 990번 비알티다. 매출의 3분 1이 여기서 발생한다. 세종시로선 교통공사의 존립근거를 만들어주기 위해 목숨 걸고 빼앗으려는 노선이겠지만 세종교통 입장에선 목숨 줄인 셈이다. 당신이 이 회사 경영자라면 순순히 노선을 반납하겠는가.

세종교통은 27일을 기해 비수익노선 71개 중 59개를 반납하기로 했다. 세종시가 읍면지역 주민을 차별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이들 노선을 교통공사가 인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시장의 최초 구상과 반대로 ‘세련된’ 도시는 세종교통이, ‘후줄근한’ 시골은 교통공사가 운행하는 대중교통체계가 만들어지게 생겼다.

왜 버스회사를 대중교통정책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을까

990번 BRT 운행권 분쟁, 보조금 중단 등 세종시와 세종교통 간 갈등구조가 심화되면서 결국 세종교통이 비수익노선 71개 중 읍면지역 59개 노선을 반납하기로 했다. 사진은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주요 지선망인 215번 버스.

버스회사는 지자체가 대중교통 정책을 수행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다. 말이 민간회사지 공기업적 성격이 짙다.

우리나라는 유독 사립학교 비율이 높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본 터라 교육이 힘이란 걸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그런데 학교 지을 돈이 없었다. 개인이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제도가 만들어진 까닭이다. 국가가 할 일을 민간에서 대신해온 셈이다. 국가가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를 차별하지 않고 재정을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버스도 마찬가지다. 집집마다 자가용이 있는 현대사회에서 시내버스를 타는 사람은 대부분 교통약자다. 노인, 학생, 여성이 많다. ‘이동’이 하나의 권리로 인식된 배경이다.

누구나 이동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에도 버스가 다닌다. 수익이 나지 않는데 어떤 회사가 버스를 운행하겠는가. 그래서 버스회사에 재정을 지원해 벽지·오지 노선을 운행하도록 하는 것은 시장의 책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제50조)이 그 근거다.

대신 재정지원은 ‘표준운송원가’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매년 시가 정한 회계법인이 산정한다. 올해 재정지원금은 지난해 표준운송원가를 기준으로 지급되고 있다. 세종시가 올해 원가를 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직무유기다.

노선에는 수익성이 있는 게 있고 그렇지 않은, 순수하게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만 운영되는 게 있다. 버스회사가 많은 도시는 서로 수익노선을 차지하려고 경쟁하기 마련이다. 비수익노선은 시가 공익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해줘 어떻게든 운행하는 것이지만, 수익노선은 그 자체가 회사의 이윤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는 버스조합에게 수익노선을 공정하게 배분해주는 역할을 맡긴다. 세종교통은 990번 비알티에서 얻는 이윤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는 세종교통이란 기업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더구나 세종교통의 운송수입은 세종시가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매일 아침 시 공무원이 세종교통으로 출근한다. 세종교통이란 기업이 세종시에서 탄압받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이 회사가 부도덕해서가 아니라 세종특별자치시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근거 없는 선입견일 뿐이다.

일련의 진행상황을 보면 이춘희 시장의 세종시는 세종교통을 대중교통정책 수행의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내가 작금의 대중교통 위기의 원인 제공자를 세종시로 보는 이유다.

‘임시방편’ 행정은 더 큰 화 초래해

'지방공기업의 정책방향'(행정안전부, 2016년) 중 지방공기업 현황. 무분별한 지방공기업이 지방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오히려 부도덕한 것은 세종교통공사다.

전문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경영진의 전횡이 심각한 수준이다. 복무규정 위반, 부적절 채용, 노사갈등, 방만 경영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세종시가 세종교통의 운송수입을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는 것처럼만 했어도 저런 일이 발생했을까 싶을 정도다.

세종교통이 ‘후줄근한’ 회사로 인식된 데는 말 못할 고충이 있다. 연기군 시절 이 회사의 버스운전원은 50명에 불과했다. 지금은 250명이다. 초기 얼마 되지 않은 행복도시 입주민들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버스를 늘리고 버스기사를 대거 충원했다.

그런데 버스기사 충원이 쉽지 않았다. 정해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버스만 운전할 수 있다면 화물차 운전기사까지 선발할 수밖에 없었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커진 배경이다. 교육을 통해 점차 나아지고 있다지만 한 번 박힌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쉽게 사그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 세종교통공사 운전원들의 과도할 정도의 친절한 고객서비스는 세종교통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키웠다. 사람은 비교하기 마련이다.

세종시가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1000번, 1004번 광역노선도 내 눈엔 ‘민원노선’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는 대전출신이다. 대전을 자주 오가는 터라 예전에는 215번이나 601번을 타고 990번 비알티로 갈아탔다. 그런 나에게 환승이 필요 없는 1004번은 말 그대로 ‘천사’였다. 나 같은 사람이 많을수록 990번 비알티의 수익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내버스를 아는 공무원이나 교통공사 직원이 하나라도 있다면 저런 구불구불한 노선은 결코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행복도시는 대중교통중심도시로 설계됐다. 그 중심 교통축이 비알티다. 생활권별 지선망이 간선망인 비알티와 연계되도록 계획됐는데, 이를 부정한 셈이다. 내 집 앞으로 버스가 지나가야 한다는 민원을 다 받아들인 결과다.

세종시 입장에선 ‘임시방편’이라고 해명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준 것을 다시 빼앗기는 쉽지 않다. 도시가 커질수록 더 큰 민원만 초래할 뿐이다. 행정에 임시방편이란 없다. 원칙이 있을 뿐이다. 간선망을 견고히 하면서 지선망은 짧게 끊는 게 시내버스 노선의 기본이다.

교통공사-세종교통 경쟁하는 마스터플랜 세워야

대중교통 위기의 단초가 단 990번 BRT. 세종시가 도시교통공사 존립근거인 수익성 담보를 위해 비알티 운행권 확보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 설립을 강행한 것이 세종교통과의 갈등을 불렀고, 결국 읍면지역 노선 59개의 중단위기를 초래했다.

무리한 교통공사 설립은 엎어진 물이라지만, 대중교통의 방향성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부재하다는 게 작금의 대중교통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다.

지금까지 세종시가 대중교통정책이라고 해온 일만 보면 공사부터 설립하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대처한 게 전부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교통공사가 지방재정을 악화시키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교통공사가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 지속가능한 공기업이 될 수 없을 게 자명해서다.

비수익노선 운행을 버스회사에 위탁하는 게 부담이 적은지, 지출구조가 훨씬 큰 교통공사가 직접 맡는 게 나은 지는 따져볼 필요조차 없다. 단적으로 세종교통은 버스 136대를 운행하는데 관리직이 임원 2명을 빼면 7명에 불과하다. 교통공사는 절반도 안 되는 버스에, 관리직만 20명이 넘는다.

설사 교통공사가 990번 비알티 운행권을 가져온다고 해도 지선망에 투입되는 버스가 늘어나고 비수익노선이 증가하면 공적자금 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대로 몇 년이 지나면 정부의 공기업 평가에서 퇴출 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 적자를 줄이려면 버스 운행 감축 압박을 받을 테고, 그러면 시민들의 이동권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방법은 앞으로 개발될 생활권마다 시가 교통거점으로 여기는 반석역까지 구불구불한 노선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1000번과 1004번이 990번 비알티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세종교통은 시가 교통공사에 인가한 1004번 노선에 대해서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990번 비알티 노선에 대한 우선적 권리를 가진 세종교통이 자신의 재산권 침해를 두 눈 뜨고 바라보지만은 않을 테니 말이다. 대전비알티주식회사가 가진 1001번 대전 비알티 노선도 마찬가지다.

지금 세종시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고 있다. 고작 버스회사 하나와 갈등만 키우는 ‘고집 행정’은 그만둬야 한다. 고집은 원칙을 지킬 때 부려야 빛이 나는 법이다.

이충건  yibi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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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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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 2017-10-21 12:55:00

    말이 많을땐 뭔가 구리다는 애기다. 시민들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고.. ㅉㅉㅉ 역시 3류 언론사... 언론사는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라. 개인 블로그 글 읽는 줄 알았다. 세종교통 사보 = 세종포스트 = 편집국장 일기장   삭제

    • 행정 2017-10-21 06:05:10

      왜?? 공사를 설립해서 세금을 낭비하는지 무슨 꿍꿍이 탁상행정인지..ㅉㅉ 불친절에 후줄근한 세종교통??? 다른 시도와 비교해서 급료와 복리후생은 땅바닥을 기는데 친절??? 세종시가 공사를 설립하고 운영할 돈이면 세종교통을 인수하고 완전공영제를 운영해도 될것을...지금시대에 공사는 경유차로 운행을 하고 노약자 편의 차량인 저상버스는 단 한대도 보유하지 않고 환승제도에 비 효율적인 구불구불한 버스노선에 관리직 인원은 왜그렇게 많은지 ??정비사보조와 사장 관용차기사를 시험합격대기중인 사람을 임시로 고용하는 말도 않되는...   삭제

      • BRT 사유화 반대 2017-10-20 21:33:23

        전제 :BRT 땅위의 지하철, 사실 1: 민간이 할려면 적어도 서울은 민간이 지하도로 뚫고 지하철을 삼(예9호선), 사실2: 세종은 모두 그걸 세금으로 함. 세종교통은 BRT 전용도로 만드는데 돈 안냈고, 버스도 증여받음, 최종결론 : 적어도 BRT는 서울처럼 공사가 운영하는게 맞다. 아니면 세종교통은 BRT전용길 뚫은 건설비랑 버스구입비 시민을 대표하는 세종시청에 몇백억, 몇십억이라도 내라. 그럼 9호선처럼 민간 운영 인정. 세종교통이 을? 세종시청과 거기 세금내는시민이 을! 세종포스트 편집장이 이상한 기사들 범인이었군.   삭제

        • 2017-10-20 04:59:58

          그래서 시민 안전은? 난폭운전 알삼고 민원 넣어도
          불통이던 막장 업체가 기득권이 있으니 시민 요구,
          시민 안전은 뒷전이고 업체 입장에서 봐라? 이게
          기사냐? 똑같은 기자가 한달 전에는 세종교통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 쓰더니 갑자기 언론사 논조가 바뀌는걸 보니 돈 어지간히 받아먹었나보네. 하기사 세종교통도 시민들한테 지지도 못 받는거 언플로라도 마지막 발악이나 해야지 ㅎㅎ   삭제

          • 지선 215 2017-10-19 21:40:03

            빨리 가려면 세종교통 타고 BRT로 환승하면 되고 친절하고 편하게 가려면 도시교통공사 버스타면 됨.   삭제

            • 마라소 2017-10-19 15:14:53

              교통공사? 그닥 좋은 줄 모르겠던데~
              갈아 타지 않아서 좋긴 좋은데 시간이 너무너무너무 많이 걸린다는 게 함정!! ㅋㅋ   삭제

              • 대중교통중심도시 2017-10-19 11:11:33

                세종교통 편드는건 아니고 맞는 기사네요. 수익이 나지 않으면 구멍가게도 못하는데 자기돈 써가면서 예쁜옷 입고 강제로 활짝 웃으면서 운영하라고 하면 하겠어요? 세종교통 운송원가 가지고 교통공사에 적용해서 1달만 해보시던가요.교통공사에 퍼주는돈 세종교통에 투입했어도 교통공사보단 잘 할겁니다. 민간버스회사의 요금과 노선을 시가 통제하면서 대중교통에 투입되는 비용을 업체에 준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의 인식수준과 요구하는 서비스품질에 상응하는 재정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한건 상식이죠.   삭제

                • 공감 2017-10-19 09:20:35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힌 위정자들이 꼭 읽어봐야 하는데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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