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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세종교통 '고사 작전'[세종포스트 논단] 이해할 수 없는 세종시 대중교통행정
김학용 | 디트뉴스24 주필

삼성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도 있고, 애플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도 있다. 개인의 취향이나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자동차도 컴퓨터도 치킨도 피자도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골라서’ 살 수 있다.

물건만이 아니라 ‘대학’ ‘병원’같은 서비스 품목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골라서’ 살 수 있는 것은 이런 제품을 만드는 -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 곳이 최소한 2군데 이상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삼성과 애플이 경쟁하기 때문에 그래도 비교적 덜 비싸게 사 쓸 수 있다. 스마트폰을 한 업체에서만 독점으로 공급한다면 더 비싼 값으로 사서 써야 한다. 품질 개선 속도도 훨씬 더딜 것이다. 모든 소비자가 내 회사 것을 쓸 수밖에 없는데 굳이 기술연구에 많은 비용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 경쟁은 일반적으로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쓸 수 있도록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시·도지사나 대통령도 이런 식의 선택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시도지사와 대통령을 최소한 2명씩 둔다면 여러 중요한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원전(原電)을 두는 게 나은 지 없애는 게 나은 지, 혹은 호수공원을 하는 게 나은 지 아닌지 를 동시에 선택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면 정책의 효율성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국민과 시민들이 갈등을 겪을 필요도 없다. 마치 갤럭시 사용자와 아이폰 사용자가 다툴 이유가 없듯, 정책 갈등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정치’나 ‘행정’은 스마트폰처럼 동시 선택이 불가능한 서비스 품목이다. 정치, 행정은 국민들이 대통령과 시도지사를 선택해서 일정기간 맡기는 방법으로 국민들이 소비하는 서비스 품목이라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정치나 행정은 스마트폰과는 달리 어느 한 쪽의 정책을 선택하면 다른 한쪽은 선택이 불가능한 배타적 선택 시스템이다.

따라서 원전에 찬성하는 대통령도 뽑고 반대하는 대통령도 뽑아서 어느 것이 더 나은 지 비교하는 건 불가능하다. 호수공원을 하겠다는 시장과 안하겠다는 시장을 동시에 뽑을 수도 없다.

지금 세종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내버스 분쟁’은 이런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세종시에는 세종교통이란 민간 시내버스 업체 한 곳이 운행을 맡아왔다. 여기에 세종시가 교통공사를 만들어 뛰어들었다.

세종교통이 최근 버스 노선까지 반납하며 반발하는 것은 경쟁 조건에 관한 최소한의 규약 마련도 없이 세종시가 무작정 들어오기 때문이다. 교통행정에 관한 한 갑(甲)인 세종시가 직접 장사를 하겠다고 나서면 을(乙)인 세종교통은 금방 망할 수 있다.

KTX 오송역~대전도시철도 반석역 구간을 운행하는 세종 BRT 990번

세종시와 세종교통이 공정한 서비스 경쟁만 가능하다면 시민들은 ‘세종시 서비스’가 나은지 ‘세종교통 서비스’가 나은지 비교할 수 있다. 비용에선 어느 쪽이 경제적인지, 서비스 수준에선 어느 쪽이 유리한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제대로 된 경쟁을 한다면 시민들은 시내버스에 관한 한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공정성만 보장된다면 경쟁할 용의가 있다는 게 세종교통의 입장이다. 72개 버스노선을 공정하게 나눠 맡을 수 있다면 기꺼이 선의의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시 생각은 다른 것 같다. 교통공사 설립을 위한 용역의 당초 취지가 ‘완전 버스공영제’였다고 한다. 민간 업체는 없어진다는 뜻이다. 세종시는 우선 유일한 흑자 노선인 비알티(BRT) 노선부터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세종교통은 연간 대략 180억 원을 지출하면서 100억 원 정도만 벌어들이고 있다. 수익금 가운데 3분의 1은 비알티노선에서 올리고 있다.

세종교통은 이 노선을 내놓으면 시가 어떻게 보전을 해줄 것인지를 아직 약속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가 유일한 흑자노선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므로 ‘세종시가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것 아닌가’하고 의심하고 있다. 세종시가 요구하는 비알티 노선 반납에 불응하며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법원(1심)은 세종교통의 손을 들어주었다.

시내버스 노선은 시장이 한번 허가를 해주면 시장 맘대로 거둬들일 수 없는 특허재산(사유재산권)으로 인정된다. 세종교통의 결정적인 귀책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세종시가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세종시는 비알티 노선 환수를 전제로 교통공사를 만들어 버스공영제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연기군에서 세종특별시로 커지면서, 세종교통은 ‘시골 버스’에서 ‘특별시 시내버스’로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연기군 시절 40여대에 불과했던 차량 대수도 130대 이상으로 늘어나 있다. 그 과정에서 자본도 더 필요했고 새 인력을 조달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불친절 등 서비스 개선이 안 된다는 시민 불만은 계속됐다. 업체 관계자도 이 점은 어느 정도 시인하고 있다.

교통공사 출범의 명분일 수 있다. 그러나 교통공사가 만능은 아닐 뿐 아니라 위험성도 있다. 돈이 훨씬 더 들고 서비스 품질이 반드시 좋다는 보장도 없다. 기본적으로 친절이나 서비스에선 공공 부분이 민간을 따라갈 수가 없다. 일시적으로 그럴 수는 있어도 공공 서비스가 민간 서비스를 따라 가기는 힘들다. 그게 가능하려면 훨씬 높은 비용이 요구된다.

대도시들조차 버스를 위한 교통공사는 만들지 않고 있다. 비용 때문이다. 과거 어떤 대전시장 후보는 교통공사를 만들어 시내버스를 흡수하는 공약을 검토했으나 엄청난 비용 증가 때문에 포기했다. 지금 세종시가 만든 교통공사도 기본적으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세종시가 교통공사를 설립한 명분에 비용의 문제까지 포함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돈을 비싸게 들여 좋은 제품을 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교통공사는 그럴 우려가 크다.

버스회사가 오지노선 등 비수익노선을 운행하는 대신 지자체가 표준운송원가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도 세종시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세종교통이 비수익노선을 시에 반환하겠다고 선언해 시민불편이 우려된다.

교통공사나 민간회사 어느 한쪽만 유지하는 것보다 공정 경쟁을 통해 경제성도 확보하면서 서비스를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려면 세종시와 세종교통은 어떤 식으로든 대화를 통해 협약을 이끌어 내야 한다. 세종교통이 서비스 수준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바로 없애버릴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험한 발상이다. 업체를 고사시킬 생각이 아니라면 대화를 통해 답을 찾아야 한다.

노선 환수 요구 문제에는 도심지 주민과 시골 지역 주민에 대한 세종시의 차별 인식이 깔려 있다. 세종교통의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는 게 교통공사를 만들고 있는 명분인데 ‘수준 떨어지는’세종교통만 시골 위주로 운행한다면 차별이다. 시골 주민들은 수준 떨어지는 세종교통을 타도 되고 도심지 주민들에겐 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는 발상 아닌가?

보조금을 제대로 줬느니 안 줬느니 하는 것은 감정 문제로 보인다. 세종시 쪽에서 보조금의 용처를 꼼꼼이 따져보고 있는 만큼 회계의 투명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종시는 시내버스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기본 입장을 분명하게 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 최종 기준은 경제성을 확보하면서도 서비스 개선을 개선하는 데 있다. 교통공사를 출범시킨 만큼 세종교통과 경쟁을 통해 서비스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민간'과 '공영' '두 제품'이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봤으면 한다.

김학용  jdilb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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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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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공무원 2017-10-16 15:27:14

    버스기사들 고생하고 있습니다. 인민재판은 하지 맙시다. 세종시 버스, 택시... 행정의 기초도 모르는 도시입니다. 누구 탓을 하십니까들....   삭제

    • 세종사랑 2017-10-16 14:56:54

      세종시가 시내버스를 저렇게 만든 제1 당사자 입니다. 수요와 관계없이 민원처리용 노선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렸죠? 난폭운전, 민원을 떠나 수익없이 구멍가게도 하지 않습니다. 서비스 품질도 비용에서 나오는 것이고 노선과 요금을 시장이 주물럭 거렸으면 줄것 주고 관리감독 하시면 되는 것이고 무조건 업체만 핑계대시면 503과 동격.   삭제

      • 세종시민 2017-10-14 11:09:16

        신도시에 민영회사 하나가 노선독점하는게 앞으로 더 큰 문제. 수익노선 이라는 땅위의 지하철BRT는 반환 안하나? 세금으로 전용길만들고 버스사준 BRT 노선은 사유화? 적자노선은 반납? 이참에 반환받은 노선들 싹 차라리 시청, 시의회 감사 확실히 받는 교통공사가 운영하도록 두는게 버스공용제니 뭐니 하면서 밑빠진 독에 물부을때 덜 부을수도...   삭제

        • ㅎㅎ 2017-10-14 10:37:58

          세종시 행정 낙제점입니다. 시민세금 귀한 줄 몰라요~ 교통공사요? 결국 시민들 주머니 터는 겁니다. 관리직 누구 자식 넣어놓고, 전문성도 없고~ 어디 일반 회사에서도 안 뽑을 사람들 데려다가 시민세금으로 배불리는 겁니다. 이런 행정은 세상에 첨 봅니다. 시내버스 완전공영제? 참 기가 막히네요   삭제

          • 첫마을 2017-10-14 10:33:38

            세종교통공사 버스 몇 대도 없는데 관리직만 20명이 넘습니다. 세종교통은 6~7명으로 알고 있어요~ 방만경영에 결국 시민들 혈세만 낭비하고 맙니다. 대중교통 정책은 1.버스 회사 철저 감독을 통한 효율 경영(어차피 운송수입을 시가 공무원을 파견해 훤히 들여다보고 있어요) 2. 준공영제 3.완전공영제입니다. 말로는 완전공영제라고 세종교통공사를 만들어놓고 세종교통을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비수익노선, 오지노선을 세종교통에 운행하라고 하면 적자는 지자체가 보전하는 게 우리나라 법이고 상식입니다. 대중교통은 복지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하니까   삭제

            • ㅇㅇ 2017-10-14 01:15:34

              최소한 교통공사 버스는 속도제한 다 지키고, 민원 받으면 기사한테 제제는 합니다. 대중교통은 공공 서비스인데 시민 돈으로 운행하면서 나같은 시민이 민원으로 제제를 못하는 세종교통이 대중교통중심도시에 있을 자격이 있나요? 아니라고 봅니다. 퇴출될 적폐세력 세종교통은 없어질 때가 됐습니다.   삭제

              • ㅇㅇ 2017-10-14 01:12:33

                이 글 쓴 사람은 세종시에서 세종교통 버스 타보기나 했나요? 시내 50제한 도로에서 70으로 쏘고, 휴대폰 보면서 애 앞에서 욕하고, 버스까지 안 뛰어왔다고 눈 앞에서 문 닫아버리고, 승객한테 고래고래 소리치고, 글로 쓰면 끝도 없습니다. 나이든 어머님께 고래고래 소리쳐서 눈물 보이게 하신 기사 시청에 신고했더니 시에서 불친절로 민간업체에 할 수 있는건 전화로 구두경고 말곤 아무런 제제 장치가 없답니다. 이런 연기군 적폐업체, 시민들 중에 좋게 보는 사람 한명도 없습니다. 세금으로 보조금 받으면서 시민을 짐짝 취급하는게 정상입니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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