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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이 혼합폐기물, ‘친환경’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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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이 혼합폐기물, ‘친환경’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10.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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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기술열전] <6>이동 가능한 혼합폐기물 열분해 유화장치 개발 ㈜에코인에너지
열분해 유화장치 설계도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플라스틱, 폐자재, 각종 비닐과 목재, 흙까지. 산처럼 쌓인 혼합폐기물을 손쉽게 친환경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곧 세상에 나온다. 일찍이 폐기물 처리 산업에서 비전을 찾은 30대 청년 ㈜에코인에너지 이인(34) 대표를 통해서다.

올해 이 대표와 이호찬 대리(29)는 기존 열분해 유화장치의 소형화 설계를 마쳤다. 지난해 설비 설계와 3D 모델링을 마친 후 올해 소형화 설계까지 마무리한 것. 

소형화 설비에 도전하면서 내부 설계 배관부터 작은 볼트, 나사 하나까지 새롭게 다시 채워 넣었다. 소형 설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스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등 효율성 제고 방안도 강구했다.

이 대표는 “지자체 등에서 설비를 쉽게 이용 가능하도록 소형화 설계를 마무리했다”며 “기존 컨테이너 크기에서 4분의 1로 크기를 줄여 1톤 트럭에 실리는 사이즈로 만들었다. 이동이 좀 더 용이해졌고, 컴팩트한 세부 설비로 폐기물 대비 생산되는 재생유의 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비산유국인 한국은 수입해 온 원유를 열분해 기술 등을 통해 정제해 유종을 분리한다. 차에 넣는 휘발유나 경우 외에도 항공유, 선박유, 산업유 등 유종은 수 십 가지에 이른다. 이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되는 것이 바로 나프타(naphtha)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데, 합성섬유를 비롯해 접착제, 페인트, 심지어 아스팔트까지 우리 생활에서 안 쓰이는 곳이 없다.

문제는 쓰고 난 이후에 발생한다. 연간 버려지는 국내 폐합성수지는 600만 톤에 이르는데, 이중 약 45%, 절반 가까이가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물로 버려지고 있다.

소각이 태워 재로 없애는 것이라면, ‘열분해’는 무산소 상태에서 폐플라스틱에 고온의 열을 가해 유류로 환원시키는 재활용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성상이 수 십 가지인 각종 폐플라스틱을 일일이 선별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노동력을 투입한다 해도 100% 완벽한 분류가 불가능하고, 경제성 또한 떨어진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에코인에너지가 개발한 가연성 폐기물 열분해 유화장치는 분리 작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혼합 폐기물을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 기존 폐기물 재활용 기술의 한계를 가장 크게 넘어선 부분이다.

이 대표는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이려면 맛좋은 된장이 필수인 것처럼 상태가 좋은 폐플라스틱은 모든 재활용 업자들이 너도나도 원하는 재료”라며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시각을 넓혀 산업용 연료유를 공략하기로 마음을 먹으니 시장이 넓어졌다”고 했다.

건설 폐기물장에는 온갖 쓰레기들이 모여 있다. 플라스틱부터 목재, 비닐, 돌멩이, 흙까지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를 분류해 작업해야 하는 민간처리업체는 당연히 높은 비용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에코인에너지의 매출 구조는 2단계로 나뉜다. 대상을 폐플라스틱으로 한정했을 때는 재생유 판매 매출이 전부였지만, 여기에 폐기물 처리 비용이 추가돼 수익구조도 바뀌었다. 

이들의 공략 시장은 우선 국내 지방자치단체다. 전국 곳곳에서 농·어업이 이뤄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50만 톤에 이르는 폐기물이 배출되고 있는데, 이중 재활용으로 수거되지 않는 양은 약 26만 톤 규모다.

이를 쉽게 소각로에서 처리할 경우에는 다이옥신, 일산화탄소, 황 등 각종 유해가스가 발생한다. 특히 1톤 당 20만원에 육박하는 민간 소각업체의 소각비용은 지자체로서는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 대표는 “각종 첨단 설비를 갖춘 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 심화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열분해 기술은 1차적인 유해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분리나 이동 없이 발생 현장에서 직접 처리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에코인에너지 이인 대표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그의 목표 시장이다. 실제 전 세계 폐기물의 30%는 중국에서 나오고 있고, 급성장 중인 인도나 동남아 국가들도 산처럼 쌓여가는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지구 환경적으로도 큰 문제다.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석유 소비가 줄어들면 자연히 플라스틱 제품 생산도 감소하고, 폐기물 발생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성장 중인 중국,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 국가들은 다르다. 세계 시장 규모는 향후 적어도 유지된다는 것이 이 대표의 판단이다.

에코인에너지 목표는 올해 말 시제품을 내놓는 것.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지방자치단체 등 수요처 발굴과 마케팅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인 대표는 “지자체와 연계하려면 국가 인증인 NET 신기술 인증, NEP 신제품 인증을 받아야 유리하다”며 “올해 말 시제품이 완성될 예정이다. 기존 설비의 한계를 극복한 만큼 폐기물 재활용 분야에서 큰 파급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히 접한 친환경 폐기물 재활용 산업의 비전. 환경과 경제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폐기물처리업계의 신기술이 곧 세상의 빛을 본다.

에코인에너지 벤처기업확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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