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88층 호텔? '민간자본 투자' 러브콜 실체는
상태바
세종시에 88층 호텔? '민간자본 투자' 러브콜 실체는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0.08.05 17:36
  • 댓글 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간기업, 6~7월경 ‘나성동 88층 호텔·컨벤션’ 건립 제안... 관계기관 설왕설래
세종시 '환영', 행복청 '신중론'에 이어 불가 입장 피력... "용적률 등 실현가능성 없다"
‘랜드마크냐?’ vs ‘도시계획이냐?’ 상충 여전... 최근 대규모 교육기관 설립 제안도 쏟아져
많은 기업의 투자처로 눈길을 끌고 있는 나성동 호텔·컨벤션 부지 일대. 현재는 풀이 무성한 유휴지로 조성돼 있다. 
많은 기업의 투자처로 눈길을 끌고 있는 나성동 호텔·컨벤션 부지 일대. 현재는 풀이 무성한 유휴지로 조성돼 있다.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백화점 부지에 꽃밭 조성'과 '호텔 건립 지연', '상권 공실 장기화'.

2020년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2단계(자족성장기, 2020~2025년)를 목전에 둔 세종시의 현주소다. 인구 35만여명 도시에 투자 유치는 상당한 시일을 소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과정에서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민간기업의 투자 러브콜은 반갑다. 최근 이런 움직임이 물밑에서 조금씩 진행되는 모습이다. 

'호텔·컨벤션 구역'으로 지정된 나성동에 최근 88층 호텔·컨벤션 건립 제안이 대표적이다. 

한 민간기업이 6~7월경 제시한 이 계획은 88층 규모 호텔·컨벤션으로 용적률은 900%에 달한다. 세종시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를 만난 듯,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는 민간기업의 투자유치와 새로운 랜드마크 건축물 건립 움직임은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적극 환영한다”며 “다만 도시개발계획과 관련된 사항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소관이라 세부 협의는 행복청과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까지 마스터플랜에 따라 도시 건설을 이끌어가야 하는 행복청 입장은 신중론이다.  

기업 유치 의미에선 이보다 반가운 일이 없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커다란 밑그림과 역행하는 기능을 무턱대고 들일 순 없는 상황. 

실제 행복청 담당자는 “어디서 나온 구상안이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기업이 제안한 나성동 구역은 시에서 호텔·컨벤션으로 지정한 땅이다. 민간 기업의 제안에 따라 하나둘씩 고리를 풀어버리면, 큰 그림의 도시계획을 저해하는 일"이라며 “더욱이 이 구역은 최대 용적률 600%로 설정돼 있다. 해당 기업의 제안에는 호텔·컨벤션을 비롯해 주택까지 포함해 용적률 90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장남평야에서 바라본 나성동 주상복합 단지. 4라고 쓰인 표지판은 금개구리 조사 구역을 나타낸다. (2020년 3월 촬영)
나성동 주상복합 단지 풍경. 현재 많은 부지가 공사 중이지만, 아직도 빈 땅이 많아 기업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행복청은 대부분 기능 활용을 유보한 채, 미래 마스터플랜을 다시 짜고 있다. (사진=정은진 기자)

실제 세종시 나성동 일대 평균 용적률은 500~600%로 제한돼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이 제안은 사업자만 좋은 계획”이라고 사실상 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기업 제안을 수용하기에는 세종시 도시계획과 상충하는 부분이 상당하다는 것. 

만에 하나 주택이 포함되면 학교와 제반 시설이 들어서야 하는데, 나성동은 도시계획 자체가 주택으로 지정된 곳이 아니기에 불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나성동 인근 도로 또한 편도 2차선의 왕복 4차선이라 88층 높이 건물의 교통유발량을 감당하기에는 벅차다는 진단도 이어갔다. 

이 같은 관계 기관의 판단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상가 용도 및 색채 등 전 부문에 걸쳐 규제 일변도란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시민사회 일각에선 “전망 기능을 갖춘 랜드마크 건물이 없는 가운데 세워지는 것인데, 일부 규제 완화도 필요해보인다"란 의견을 내비쳤으나, 행복청에선 “건물이 무조건 높다고 ‘랜드마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세종시의 대표 랜드마크로 ‘정부세종청사’가 있고, 그 외에도 유의미한 건축물들은 충분하다”고 못박았다. 

민간 기업의 솔깃한(?) 제안에 고민이 깊어지는 시청과 행복청의 설왕설래. 투자유치가 전무한 상황보다는 낫지만, 민간기업의 일방적인 ‘투머치 제안’과 관계기관의 '불가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행복청 담당자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제안의 논의 창구는 얼마든지 열려있다”며 “도시계획이 설정돼있지만, 세종시에 대한 적합한 투자와 건설은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세종시 완성을 위해 ‘여백의 미’로 부지를 남겨놓는 여유도 필요하다”며 “조급하게 건설하다 보면 나중에 더 문제가 되는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기업의 제안대로 세종시에 88층의 건축물이 완성된다면, 555m 123층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다음으로 높은 건물이 된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는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전망대다.

세종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은 48층 나성동의 주상복합이다.

현재 기류상 많은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나성동 호텔·컨벤션 부지는 당분간 풀이 무성한 유휴지로 남아있게될 전망이다. 

88층 건축물 외에도 최근 또 다른 민간 기업은 '교육기관' 투자를 제안하고 나섰다. 

현재 세종시와 긴밀한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이 역시도 '규제 vs 미래가치' 사이에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일부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에 포함된 내용이다. 

지난해에는 나성동에 대규모 문화예술시설 투자 접촉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제안들이 실현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그동안 숨겨져있던 빈 도화지를 채우려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다.

앞으로 세종시의 ‘빈 땅’에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기대가 모아지는 2020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선영 2020-08-24 16:26:42
랜드마크는 주복과 같은 고층건물이 될 수 없다. 고층타워나 대관람차 놀이공원, 동물원, 대광장 등이 랜드마크다. 민간시설은 랜드마크가 될 수 없다. 속지마라. https://cafe.naver.com/1sejongcity/946154

허철회 2020-08-17 19:04:13
행복청은 정말 공무원적 발상이군요....

세종시주민 2020-08-11 09:10:33
그리고 어반 아트리움같은데는 가보셨습니까? 세종 파이낸스 센터는 가보셨고요? 지혜의 숲은 가보셨나요?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세종엔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그게 왜 그런 줄 아세요? 도로가 그지 같아서 차가지고 어딜 가기 힘드니 안가게 되는겁니다. 도로 좁고, 주차할 곳 부족하니 어디 가고 싶겠습니까? 세종에서 도로 주차 확충은 필수이고, 아니면 대중교통 확충 아니면 답 안나옵니다.

세종시주민 2020-08-11 09:07:14
밑의 첫마을 사시는 님은 도로가 무슨 민간기업의 의지에 의해서 되는 것인줄 아시나보죠? 민간기업만 들어오면 뭔가 될 것 같은 환상을 가지고 계시는데 세종시가 활성화되려면 사람이 더 들어와야 합니다. 그게 민간기업 유치던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던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사람이 모이면 대중교통도 안 좋은 세종의 자동차는 더욱 늘어나겠죠? 도로도 확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앞의 거리를 가는 것도 20~30분 걸리게 되겠죠. 그럼 사람들은 더더욱 세종에 돌아다니지 않게 됩니다.

첫마을 2020-08-10 12:47:07
진짜 요즘 주말이면 대전 가네요 세종안에서 갈데가 없어서. 놀이동산도 있었으면 좋겠고 럭셔리 쇼핑몰도 있으면 좋겠고. 안전만 생각하지 말고 사람들의 욕망도 생각했으면 좋겠네요. 물건 안사도 보는 즐거움이라도 있어야지 그래야 뭐래도 살테고. 럭셔리하고 익사이팅 공간 생기면 세종에서 걸어다니기 좋은데 걸어서라도 가죠. 무슨 죄다 공원만ㅜㅜ 도로야 그때그때 보완하면 될테고 민간기업좀 유치합시다. 도로 걱정하다 아무것도 못하겠네요 민간기업이 자기들 장사잘되게 알아서 도로 안내하던지 하겠죠.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