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카네기홀 무대 선 소은선 피아니스트 ‘귀국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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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카네기홀 무대 선 소은선 피아니스트 ‘귀국 독주회’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8.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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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세종시문화예술회관 공연, 음악 자선 활동 PIACE 단체 설립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지난해 3월 뉴욕 카네기홀에 섰던 소은선 피아니스트가 오는 10월 1일 세종에서 귀국 독주회를 연다.

공연은 이날 오후 7시 세종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약 1시간 10분 가량 진행된다. 공연은 PIACE가 주최하고 세종포스트가 후원한다.

이번 독주회는 지난해 10월 세종시 이주 후 선보이는 첫 무대다. 8년 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세종에 둥지를 튼 지 1년 만에 준비한 공연이어서 그에게도 특별하다.

소 연주자는 “1살, 3살 아이 둘을 키우느라 귀국 독주회 일정이 조금 늦춰졌다”며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던 차에 세종에서 가장 좋은 피아노를 보유한 세종시문화예술회관에서 독주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세종시로의 이주는 국책연구단지에서 일하는 남편의 직장 문제로 급히 결정됐다. 미국 대학 교수직 인터뷰 면접을 앞둔 상태에서 이뤄진 일이다. 한국 정착 후에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2년 6개월 여 간의 경력단절을 겪으며 현실을 절감했다.

소 연주자는 “활동 재개를 준비하면서 여성의 출산, 육아 문제로 인한 경력단절 영향을 절감했다”며 “한국에서는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한국에 실력있는 연주자들이 많고, 한국땅에서 활동하게 돼 영광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 늦게 시작한 피아노, 카네기홀 무대에 서기까지

소은선 피아니스트.
소은선 피아니스트.

소 연주자는 8살에 피아노를 시작했다. 시작도 늦었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연주를 중단했다. 목회자였던 아버지, 평범한 가정형편에서는 지원이 어려웠다.

다행이 그는 외고에 들어갈 만큼 공부 머리도 좋았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음악 선율이 들릴 때면 늘 피아노 앞에 서고자 하는 열망이 고개를 들었다.

음악 레슨이 불가능한 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을 설득해 피아노를 쳤다. 1년 반 입시곡을 마스터해 대학에 진학했고, 좋은 기회로 미국 용산 부대 피아노 교사로 일했다. 이곳에서 6년 간 레슨을 하면서 29세, 늦은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된다.

준비된 유학비는 4000불이었다. 정착하고 나서 수중에 남은 돈은 1000불. 그의 유학 생활은 사실 기적에 가까웠다.

소 연주자는 “정착을 도와준 친구들이 걱정이 많았는데 늘 ‘기도한다’는 대답을 했다”며 “장학금과 생활비 지원이 있어 박사까지 유학을 마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하늘의 은혜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학 경험은 그의 음악적 삶에 사명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또 그가 겸손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연주를 하며 늘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다”며 “누군가를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음악 자선 단체 PIACE를 설립했다. piano(피아노)와 charity(자선)를 결합한 단어로 취약계층과 장애인을 위한 연주 활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PIACE는 이태리어로 '좋아하다'라는 뜻도 가진다. 관객들이 즐겁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연주하겠다는 마음도 담겨있다.

#. 아메리칸 프라이즈 우승곡, 세종서 연주

소은선 피아니스트 이력과 10월 1일 귀국 독주회 곡 프로그램표.
소은선 피아니스트 이력과 10월 1일 귀국 독주회 곡 프로그램표.

그는 2016년 박사과정 중에 The American prize 우승을 거머쥐었다. 미국에서 열리는 온라인 블라인드 콩쿠르다. 연주는 음원으로만 듣고 평가하고, 우승자에게는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설 기회가 주어진다.

소 연주자는 “첫째 아이를 출산하고 기르며 우울한 상태에서 큰 대회 우승 소식을 들었다”며 “뉴욕 카네기홀 연주 기회를 부여받아 지난해 3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무대에 섰다. 초청자만이 할 수 있는 꿈의 무대였고, 큰 무대였지만 오히려 신나게 연주했다”고 회고했다.

이번 독주회는 1시간 10분 가량 진행된다. 하이든 소나타, 재즈와 클래식의 크로스오버, 남미 스타일의 변화무쌍한 곡까지 다채로운 곡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첫 연주는 이탈리아 작곡가 도메니코 스칼라티(D. Scarlatti)의 소나타 곡이다. 빠른 템포와 느린 템포가 섞인 바로크 시대 음악으로 스페인 무곡 형식을 띠고 있다. 아르페지오 선율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고전시대 대표적인 소나타로 꼽히는 하이든의 말기 곡은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와 유사하다. 이번 무대에서 선보이는 곡은 곡 길이도 길고, 오페라 곡의 특성도 짙게 나타난다. 장엄함과 슬픔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은 미국 재즈음악계의 대표자다. 이날 공연에서는 클래식과 크로스오버한 곡을 선보인다.

바흐의 샤콘느는 원래는 무반주 바이올린곡으로 작곡됐지만 천재 피아니스트 페루초 부소니(Ferruccio Busoni)가 피아노곡으로 편곡했다. 3박자의 춤곡이다.

마지막 곡은 아르헨티나 작곡가 알베르토 히나스테라(Alberto Evaristo Ginastera)의 춤곡. 남미 음악적 특징인 엇박자와 당김음, 갑작스러운 강약이 도드라진다. 늙은이의 춤, 아름다운 여인의 춤, 거만한 소년의 춤 3개 주제가 이어진다.

소 연주자는 “바로크 시대 음악부터 재즈까지 무거운 곡과 흥겨운 곡 등 다채롭게 곡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지난 2016년 아메리칸 프라이즈 우승 당시 연주했던 곡 프로그램을 다시 한번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음악 자선·클래식 토크 콘서트 꿈꾼다

한국 귀국 후 세종에 둥지를 틀게 된 그는 이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음악 자선 활동을 위해 설립한 PIACE를 통해 취약계층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음악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다수 시민들을 대상으로는 클래식 토크 콘서트도 구상 중이다. 미국에서 못다 이룬 후학 양성의 꿈도 차근차근 밟아갈 계획이다.

그는 “사명감을 갖고 음악 활동을 해온 만큼 세종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며 “내년 7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미국음악교사협회가 주최한 학회에서도 연주가 예정돼있다”고 했다.

훌륭한 연주자들이 세종에 발을 딛고 있지만, 이들이 실제 몸담을만한 여건이 아직 녹록치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소 연주자는 “세종에 이사와 가장 놀랐던 점은 시립 오케스트라가 없다는 것”이라며 “도시 발전 역사를 보면 시향이 있는 곳이 발전해왔다. 전문 음악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곳이 차차 생겨 앞으로 개관할 세종아트센터 무대에도 많은 연주자들이 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 티켓은 전석 1만 원으로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장애인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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