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MB정권 산물? '한글 야구장∙놀이터' 전시시설 전락
상태바
MB정권 산물? '한글 야구장∙놀이터' 전시시설 전락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0.09.04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치 시설 현장 시리즈 1편] 2009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한글공원 방치
접근성 취약, 홍보 부재... 사실상 유령 시설 방치, 관리기관 전문성도 떨어져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한글놀이터 ⓒ정은진
 
세종시 '방치 시설 현장'을 가다 시리즈

1편. 금강 수변 '한글야구장과 공원', 흉물 전락

2편. 무궁화·세종 공원 등 방치시설 눈총 

3편. 마리나·엑스바이크, 전시시설이었나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MB정권의 4대강 사업의 일환이었던 세종시 '한글 야구장과 공원'이 유령시설로 전락했다.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지점. 이곳엔 세종시 한글 공원인 야구장과 놀이터가 위치하고 있다. 자전거길과 수변길을 따라 자주 타고 걷는 이들은 늘 마주하는 공간이나, 일반 시민들은 쉬이 접근할 수 없는 외딴 지점에 있다. 아람찬교와 합강공원 방향이다. 

반곡동(4-1생활권)에선 금강 수변공원을 타거나 삼성천을 건너 접근할 수 있으나,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는 공사 중 표지판들이 즐비하게 있어 접근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2009년부터 3년간 3억 7500만원을 들여 만든 4대강 사업의 친수 공원 중 하나로 꼽히나 사실상 방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접근성 부재가 유령시설 전락을 가져온 측면도 있으나, 매년 예초와 시설개선 등 관리 비용이 적잖아 관계 당국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다. 

홍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칫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MB정권의 4대강 사업에 부동의하는 현 정부 정책 기조상 불가피한 상황이란 시각도 있다. 

 한글놀이터로 접근할 수 있는 4-1생활권 삼성천 부지. 현재 이곳은 공사중이다.  ⓒ정은진
한글공원 입구에 방치되어 풀이 나고 있는 한글공원 야구장 ⓒ정은진

직접 가본 이곳은 예상 이상으로 황폐했다.

자전거 도로를 타고 가면 접근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이용해야 하는 놀이터는 정작 아이들과는 갈 수 없는 먼 거리에 위치했다. 

현재 공사를 하고 있어 '접근 금지' 현판이 붙은 삼성천 공사장을 건너서야 비로소 한글공원으로 가는 입구에 들어설 수 있는데, 이는 무척 위험한 방법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한글공원 야구장'이 보인다. 이곳은 언제 사용된지 알 수 없는 모습으로 풀로 필드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한글공원 야구장은 부지면적 1만 1126 m²로 이 또한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야구장으로 예전엔 종종 동호인들이 사용했으나 접근성이 너무 낮아 이 시설 또한 현재 버려지고 있다.  

한글공원 입구에 조성된 한글공원 야구장. 풀만이 무성하다.  ⓒ정은진
4대강 친수시설은 접근하는 입구가 유실된 채로 방치되고 있다.   ⓒ정은진

한글 야구장에서 한글 놀이터로 가는 길에 조성된 금강과 주변 하천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와 휴게 시설. 이곳 또한 접근 불가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많은 시설들이 접근하는 길까지 유실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 가끔씩 자전거로 지나는 시민들 외에는 이곳으로 접근하는 시민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방치되고 있는 한글 놀이터 ⓒ정은진
놀이터 미끄럼틀 밑에는 거미줄이 쳐져있고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굴러다닌다. 

한글공원의 메인시설이었던 한글 놀이터는 다를까. 

대리석으로 만든 세종대왕 초성 문구가 인상적인 이곳에는 '놀이터'란 이름이 붙기엔 어색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언제 이용했는지 모를 미끄럼틀에는 거미줄이 무수히 쳐져 있었고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굴러다녔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시설이 가끔씩 자전거 길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흡연 공간으로 전락한 것. 

코로나 여파로 놀이터 이용이 주춤한 때이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해야할 이곳에는 언제 발길이 닿았는지 모를 적만만이 감돌았다. 

이곳은 왜 방치 상태로 놓여져 있을까.

일단 관리 자체가 연관성있는 환경녹지국 산림공원과가 아닌 치수방재과 소관으로 확인됐다. 치수방재과는 홍수나 재해를 예방하고, 피해시 대책을 세우는 부서로 통한다. 공원 관리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치수방재과에 "같은 세종시에 조성된 공원 시설인데 왜 이곳은 치수방재과로 분류되어 있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관계자는 "시가 인수받거나 조성한 공원은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고 있고, 4대강 사업 시설은 치수방재과로 업무분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치수방재과 관계자는 "방치된 시설은 아니다. 산책할때 문제 없게끔 예초를 중심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한글 야구장은 무료 이용 시설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동호인들이 사용한다. 얼마나 사용됐는지 통계가 없긴 하다"며 "현재 예산을 받아 보수계획이 잡혀 있다. 오는 10월이나 11월 경 기존 야구장에 대해서는 예산을 투입해 사용하는데 문제없게끔 정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산림공원과 관계자는 "하천 시설물로 봐서 치수방재과가 관리하고 있다. 공원 관리 전문 부서가 아니라 전반 관리에는 소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하천 시설물이다보니 손대기가 어렵다. 시민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개선시키기 위해 부서별 협의 노력을 전개하겠다"는 개선 의지를 밝혔다. 접근성 개선과 정비 민원이 간혹 있으나, 하천구역이라 별도 도로 신설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매년 관리비 예산만 낭비한 채 시민들에겐 외면받는 시설로 굳어질 공산이 커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놀이터를 찾아 나서고 있는 세종시 아이들. 

고운동과 한솔동, 보람동에 들어서고 있는 '기적의 놀이터' '모두의 놀이터' 콘셉트를 이곳에도 적용해보면 어떨까. 일명 4생활권 모두의 놀이터를 만들어 야구장과 시너지 효과로 활성화될 금강 수변공원을 기대해본다. <계속>

방치되고 있는 한글놀이터 입구에 세종대왕이라는 글이 써져있다 ⓒ정은진
방치되고 있는 한글공원 위치. 4-1생활권 근처다.  (발췌=네이버 지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