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VS LH' 줄다리기, 무궁화공원·세종공원 방치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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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VS LH' 줄다리기, 무궁화공원·세종공원 방치 장기화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0.09.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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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시설 현장 시리즈 2편] MB 정권 산물, 관계 기관 공직자들도 모르는 정체
14억 원 들여 만든 세종공원 대표 방치시설... 77억 원 '무궁화 테마공원'도 마찬가지
LH와 세종시간 이관 시기 이견으로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
무궁화 테마공원의 내부 시설에 '사용금지'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사진=정은진)
 
세종시 '방치 시설' 현장을 가다 시리즈

1편, 금강 수변 '한글야구장과 공원', 흉물 전락

2편. 무궁화·세종 공원 등 방치시설 눈총 

3편. 마리나·엑스바이크, 전시시설이었나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수십억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된 세종시 공원들이 관계 기관의 무관심 속에 방치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 혈세로 조성한 공원이 정작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상태에 있고 제대로 이용조차 못하는 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업 시행자인 LH, 사업 승인자인 행복청, 사업 인수권자인 세종시 모두 책임을 상대 기관에 떠넘기려 하고 있어서다. 

관계 기관간 입장차가 크다 보니, 방치되거나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행복청과 LH는 도시 계획에 따라 적기에 시설물을 조성한 뒤 이를 세종시에 이관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세종시 입장에선 인수 후 천문학적인 관리 예산을 고려해 최대한 하자 없이 받으려 한다. 행복청이 중간에서 조율에 나서고 있으나 방치 사례는 줄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편의 금강 수변 '한글야구장과 공원' 흉물 전락에 이어, 무궁화공원과 세종공원이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2편에서 다뤄본다.


세종공원. 들뜬 바닥과 잡초는 이곳이 방치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정은진)

"세종공원이 어디죠?", 관계 기관조차 모르는 시설

"세종 공원이 어디죠?" 

세종 공원의 방치 실태를 취재하려 세종시와 LH, 행복청에 전화를 돌렸지만 되돌아 온 것은 "세종 공원을 알지 못한다"라는 답변들.  

엄연히 세종시 내에 위치하고 있는 시설이지만 관계 공직자들 조차 존재 유무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 

이 시설의 명칭을 모르는 시민들도 대부분이고, 인터넷상 몇몇 블로그 글 외에는 정보 조차 없는 현실이다. 

세종공원 지도. 지도상 검색은 가능하다. (발췌=네이버 지도)

주소 또한 모호하다. '연기면 세종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알려진 이곳을 찾는데에만 몇시간이 소요됐다. 

겨우 찾아낸 이곳은 비교적 홍보가 활성화된 시설인 '숲뜰 근린공원(바베큐장)' 근처였으며, 첫마을 아파트 7단지가 보이는 금강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접근성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가본 이 곳은 방치된 흔적이 역력했다. 바닥의 우레탄은 유실되어 있었고, 포털 사이트에 검색되는 '금강 전망 데크'는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금강의 어귀조차 보이지 않았다.

뜯긴 안내판엔 '금강 7경 세종공원'이라는 글씨가 무색하게 다가왔다. 세종보 좌안이라 지도에 명시된 장소로 이동해보니, 과거 공원으로 조성된 흔적 안에 폐기물과 수풀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세종공원의 방치 실태. 전망데크는 나무와 덤불숲이 우거져 전망이 불가능하고 이동 통로 또한 황폐화 되어있다. (사진=정은진)

4대강 문제점 고발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에 따르면 세종공원은 이명박 정권 때 실행한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14억 원의 혈세를 들여 조성된 이 공원은 4대강 사업 논란과 함께 관심 대상에서 멀어졌다. 4대강 친수공원 이용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이용객은 6명 정도. 이마저도 2017년의 자료로 지금은 이용객이 전무한 상황이다. 

수십억의 혈세를 들여 조성된 이곳은 왜 방치되고 있는 걸까.

이명박 전 정권의 산물이라서일까. 통상적으로 여·야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권의 사업은 폐기되거나 퇴색되는 수순을 밟는다. 우리나라 정치 현실의 단면을 세종공원에서 엿볼 수 있어 씁쓸했다.   

일각에선 '잡은 고기에 먹이 안 준다'는 표현과 함께 민주당 독식 구조가 가져온 무관심이란 시각을 내보인다.  

조성시점에서 타당성 조사만 확실히 이루어졌어도,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나 어떤 이유에서든 이 공원은 혈세 낭비의 전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종공원(세종보 좌안)'이라는 정체 불분명의 이름 아래 조성된 곳. 이곳엔 물도 흐르지 않고 폐기물이 나뒹굴고 있다. (사진=정은진)

물 대신 잡풀이 무성한 무궁화 테마공원의 연못 (사진=정은진)

잠겨진 내부시설, 물 대신 풀이 난 연못, 무궁화 대신 잡초가...

전월산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무궁화 테마공원도 마찬가지다.

국무총리 공관을 지나 S-1 세종리와 6-1 누리리 연결도로 사이에 위치한 이 공원. 네비게이션으로 검색하면, '천안 무궁화 테마공원'이 먼저 나와 찾기도 어렵다. 

무궁화 테마공원은 2016년부터 부지 면적 13만㎡에 총사업비 77억을 투입, 2018년 완공됐다. 

무궁화 품종원과 색채원, 휴게 정원 등 다양한 테마를 부여했고, '가든쇼'도 한차례 진행됐으나 현재는 녹슨 예술작품들과 무성한 잡풀들이 눈에 띈다.  

무궁화 테마공원의 방치되고 있는 시설들. 

조성된지 2여년동안 방치되고 이곳의 풍경은 조성 당시 공개된 조감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물이 가득해야할 연못에도 잡풀들이 무성하고, 쉼터에는 이끼와 얼룩이 가득했다. 전시할 곳이 부족한 세종시 예술가들에게 제공하면 좋을만큼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내부 시설은 '사용금지' 안내판이 대신하고 있다.  

7월부터 10월까지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의 무궁화가 이 공원에 300여종이나 식재됐지만 현재 꽃을 피우고 있는 무궁화 또한 일부분이었다. 

폐허처럼 방치되고 있는 내부 시설과 녹이 슬어 접근을 막고 있는 예술가들의 작품들 (사진=정은진)

막대한 세금을 들여 조성된 이곳이 왜 이렇게 관리되고 있는 걸까.  

세종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이 공원과 관련해 민원이 몇번 있긴 했었다. 다만 아직 이 시설을 이관받지 못했다. 현재 LH가 관리 중이다"라고 답변했다. 

이번에는 LH 조경 담당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는 "무궁화 공원은 현재 하자보수 중이며 예초도 하고있다. 현재 연못과 관리사무실 등으로 조성된 편의시설은 세종시로 이관후에 운영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인수인계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선 "행복청이 사업준공 승인을 내야 인수인계 절차를 밟은 수 있다. 세종시는 다른 도시랑 다르게 인수인계 절차가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역시나 세종시와 LH간 보이지 않는 이관 줄다리기가 무궁화 공원에서도 재현되고 있었다. 본지가 두차례 지적한 금강 수변공원 내 '숲바람 장미원' 방치 실태와 마찬가지로 사업 이관이 본질적 문제로 자리했다. 

행복청 공원담당과 관계자는 "무궁화 테마공원은 8차 사업준공에 포함될 예정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이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무궁화 테마공원 인근에는 거주지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 시의적절한 시설물 준공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이 같은 문제 발생의 또 다른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정은진)

애써찾은 시민들... 방치된 시설에 발길 돌려

시설은 방치되고 있으나 이들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예상보다 많았다. 행정수도 효과로 세종시에 관심을 갖고 방문한 외지인들과 코로나로 인해 갈곳없는 세종시민들의 발길이 속속 닿고 있었다.  

서울에서 지인을 만나기위해 세종시를 찾았다는 이모 씨(남·서울시)는 "무궁화 테마공원에 오면 전월산과 세종시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들렸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에도 잘 안나와 찾아오는데 애를 먹었다"고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과 시간 보낼 곳을 찾아서 왔다는 황모 씨(여·세종시 아름동)는 "아이들과 놀 곳은 아닌 것 같다. 시설이 다 잠겨있고 아이들과 볼 것이 없어 잠깐 왔다가 돌아간다"며 아이들과 함께 시설 부재를 질타했다.  

정모 씨(남·대전시 관평동)는 "왜 이렇게 거주지가 개발되지 않은 외진 곳에 이런 공원을 먼저 만드나? 너무 일찍 만든거 아닌가? 이게 방치의 원인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막대한 세금을 들여 세종시에 조성된 공원들. 세종시와 LH 등 관계 기관간 이관 시기 줄다리기 아래 사실상 방치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야외 시설 방문이 늘어가고 있는 이때. 공원과 산 주변의 주요 시설물의 정상화가 더욱 절실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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