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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선착장·원수산 MTB 공원', 전시시설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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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선착장·원수산 MTB 공원', 전시시설 전락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0.09.24 15: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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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시설 현장 시리즈 3편] 출범과 함께 기대 모은 시설물... 현재는 방치
금강 친수시설 콘셉트 퇴색... 원수산 공원, 코로나19 맞물려 시설만 덩그러니
'관계자 외 출입금지'가 붙은 쇠사슬로 굳게 문이 닫혀있는 마리나 선착장 
 
세종시 '방치 시설' 현장을 가다 시리즈

1편. 금강 수변 '한글야구장과 공원', 흉물 전락

2편. 무궁화·세종 공원 등 방치시설 눈총 

3편. 마리나·엑스바이크, 전시시설이었나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세종 신도시 내 방치 시설은 비단 공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고액의 혈세를 들여 신도시 곳곳에 조성된 레저∙운동 시설물 또한 이 같은 수순을 밟고 있는 실정이다. 

금강변 사이 한두리대교 아래 조성된 마리나 선착장.

굳게 빗장을 건 이 시설은 조성 시기조차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수상레저가 불가능한 곳에 조성되어 현재는 방치시설로 전락했다. 현재 마리나 선착장은 방치 시리즈 1,2편에서 다뤘던 한글공원·세종공원과 함께 금강 친수시설의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금강 세종보 개방과 함께 앙상한 바닥 골격까지 드러나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또 원수산 MTB 공원과 BMX경기장은 1년여 동안 관리사무실과 화장실이 폐쇄된 채, 시설관리 또한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근처의 기쁨뜰 근린공원은 바닥 곳곳에 곰팡이를 피웠고, 오가낭뜰 근린공원의 부속 시설인 인공암벽 등반장 또한 빗장을 채운 지 오래다. 

시민들은 이 시설이 방치되고 있는 사실을 넘어 존재감 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앞선 시리즈 1, 2편에서 다룬 것처럼, 미흡한 타당성 조사를 거쳐 부적절한 지역에 건립되거나 홍보미비에다 LH와 세종시간 이관 지연 및 줄다리기가 원인이 됐다. 

요트 대신 오물로 가득, 골칫거리 '마리나 선착장'

한두리대교 아래 위치한 마리나 선착장

한누리대교 아래 마리나 선착장.

레저시설을 위해 조성된 이곳 입구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레저가 가능함을 알리는 안내판과 ‘수상레저와 물놀이를 금지한다’ 는 안내판이 동시에 명시되어있다. 

1km 이내 수상레저를 금지하면서 500m 지점에 만든 선착장. 사실상 이 시설은 수상레저가 불가능한 곳에 조성되어 준공과 동시에 무용지물이 됐다. 4대강 친수시설 조성당시 타당성 조사 미흡으로 인해 수상레저가 불가능한 위치에 조성됐다.  

마리나 선착장 앞에는 수상레저를 위한 공간임을 안내판으로 명시하고 있다. 
수상레저가 불가능하다는 안내판과 펄이 깊어 접근을 금지한다는 안내판도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다. 

"수상레저를 위한 마리나 선착장 이용시 안전 수칙을 준수해주세요"

"수상레저안전법 제25조 및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26조 같은 법 제41조에 의거 수상레저·물놀이·낚시금지구역입니다."

"수상레저 금지 지정사유: 금강 세종보 수문개폐시 빠른 유속으로 인한 안전사고예방"

아이러니하게 부딪히는 안내판들 사이를 뚫고 눈으로 확인한 마리나 선착장은 흉물 그 자체였다.

조성 당시 배를 띄우기위해 이곳에 모래와 자갈을 퍼낸 후 수심 4m로 만들었으나, 이후 계속 뻘이 쌓여 배를 댈 수 없는 공간으로 전락했다. 

시민들에게도 잊혀진 이곳은 올해 긴 장마로 인해 유실된 흔적과 각종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보니 메인 선착장에는 언제 문을 열었는지조차 모르는 ‘출입금지’ , ‘이용금지’ 등의 안내줄이 내부를 막고 있다. 

징검다리처럼 만들어진 인도는 유실되어 밟고 지나가기 어려웠고, 진흙더미에는 고라니 발자국이 선명했다. 고라니 발자국이 많다는 것은 사람들이 이곳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언론사 기자들은 이곳에 들어가 오염물들의 증거를 채집해 금강의 죽은 모습을 보도하곤 했다. 지금 수질은 많이 개선됐지만 '만'같은 지형상 떠내려온 유실물들이 쌓일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마리나 선착장의 방치된 모습들
세종특별자치시 레포츠 시설 설치 마스터 플랜 수립 보고서 중 마리나 선착장 조성 부분 (자료 발췌=행복청)

마리나 선착장은 4대강 친수사업으로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행복청을 통해 조성된 흔적도 남아 있다.  

행복청이 2012년 9월 발표한 '세종특별자치시 레포츠 시설 설치 마스터 플랜 수립' 보고서를 보면 마리나 선착장은 도입 평가에서 90점이란 높은 점수를 받으며 설치 수순에 들어갔다. 두바이의 선착장을 표방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금강유역에 4곳이나 조성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사업비나 조성 시기 등 관련 정보가 미비해 취재시 무척 애를 먹었다. 마스터플랜 수립시, 클럽하우스와 야외광장, 어린이 풀장 등이 다양하게 계획됐으나 현재 제대로 조성됐는지 확인조차 불가능하다. 마리나 선착장 또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없었다.

이곳을 개선 할 의지는 없을까. 현재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세종시 치수방재과와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출장 중인 상태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세종보 개방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낮아진 수위로 사실상 재활용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철거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원수산 MTB, BMX 경기장 세종시로 이관 지연...정상화 언제?

원수산 BMX 경기장. 잡풀이 무성하게 돋아나 마치 무덤같은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2015년 조성을 시작해 2016년 5월에 개관한 원수산 MTB 공원과 BMX경기장. 

10㎞에 달하는 크로스컨트리(XC)구간(코스)과 연습구간(코스)을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조성했다. 이곳엔 해마다 BMX 경기가 열리기도 하고 경기 연습을 하는 아이들과 시민들이 자주 이용을 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곳 또한 1여년 전부터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담동에 사는 송모(여) 씨는 "원래 이곳의 화장실을 쓸 수 있었는데, 1년 전부터 공사중으로 잠겨있다. 아이가 BMX 유소년 선수라 이곳에서 연습하는데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니 무척 불편해한다. 민원을 제기하니 이동식 화장실 차가 오기도 했다. 잘 있는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니 너무 불편하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몇번 민원을 넣었는데 관리 기관이 모호해서 잘 해결되지 않았다. 대전에는 이런 시설이 없어 세종시로 많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풀도 너무 많이 나있고 관리 수준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관리의 시급성을 호소했다. 

원수산 MTB 경기장 내 화장실과 텅빈 관리사무실. 오수관 공사로 사용을 금한다는 안내가 붙어있다. 

실제로 가본 원수산 MTB 경기장은 시설 자체는 최고 수준이었다. 

다만 관리소와 화장실은 굳게 닫혀있고 시민들의 발길도 뜸했다. BMX 경기장은 관리 미흡이 심각해 보였다. 예초 관리도 안된 모습과 나무데크 이탈, 들뜬 바닥은 이용자들의 불편함과 안전사고를 야기했다. 

코로나 이전엔 매년 이곳에서 BMX경기가 열렸고 강습을 받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시민들의 관심과는 달리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 

원수산 BMX 경기장. 시설은 무척 잘 되어있는 편이다. 
원수산 BMX 경기장의 관리 수준은 무척 낮다. 

조성 4년차인 이곳은 현재 LH에서 세종시로의 이관이 4년째 보류되고 있다. 다음 차수인 8차 이관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아, 언제 정상화될지는 미지수인 상황. 곧 입주가 시작될 해밀동(6-4생활권)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입주민들도 불편을 겪을 것으로 파악된다. 

세종시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현재 LH에서 관리하고 있다. 9차에서 이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LH 세종특별본부 단지사업 3부 관계자는 “원수산 MTB 공원은 오픈할 당시 정화조가 임시로 설치되어 지하실에 오물이 가득 차게 됐고 폐쇄가 됐다. 6-4생활권 택지가 조성과 함께 오수관을 제대로 연결될 예정이다. 올해 담당을 맡게 되었고 다른 기관과 협의를 한다고 늦어지게 됐다. 늦어도 10월 중순에는 화장실이 오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LH관계자는 세종시로의 이관 시점은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수산 MTB공원과 BMX경기장은 원수산에 포함되어 있다. 원수산이 세종시로 이관될 때, 같이 이관될 것 같다. 예상은 2030년도"라고 덧붙였다. 

관리소홀 시설 셀 수 없이 많아... 조속한 관리체계 마련해야

관리 미흡으로 망가지거나 바닥에 곰팡이가 가득 끼어있는 기쁨뜰 근린공원

관리 미흡 시설은 이 뿐만 아니다.

기쁨뜰 근린공원 또한 곰팡이가 잔뜩 핀 채 방치 수준에 가까웠다. 또한 숲뜰근린공원 옆의 X-GAME장도 홍보 미비와 접근성 부재로 찾는 사람들이 적은 편이다. 

세종충대병원과 6생활권 사이의 오가낭뜰근린공원 내 생활체육시설인 암벽 등반장도 자물쇠에 굳게 걸린 채, 언제 개방되어 사용된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암벽 등반장이 있는 생활체육시설은 도담동과 산울리 중간 사이에 위치하나, 오가낭뜰 근린공원의 부속시설로 되어 있어 현재 아름동에서 관리 중이다. 14년부터 조성해 완성했지만 사용안된 지 오래다.

아름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LH가 지어 인수받은 시설로 특히 암벽 등반장은 전문 보호장비를 가져와야 하는데 해보니까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분기에 한번 정도 와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오가낭뜰 근린공원의 생활체육 부속시설인 암벽 등반장. 철문으로 굳게 잠겨 있다.

막대한 세금을 들여 조성됐지만, 결국 방치 수순을 밟고있는 공원과 레포츠 시설들. 

이대로 방치하면, 매년 관리비 예산만 낭비한 채 시민들에겐 외면받는 시설로 굳어질 공산이 커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야외 시설 방문이 늘어가고 있는 이때. 공원과 스포츠 시설물의 정상화가 더욱 절실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관계 부서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관리체계의 효용성을 높이고 빠른 이관 수순을 통해 시민들의 이용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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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 2020-09-24 18:16:19
핵심문제 잘 짚은 좋은 기사입니다. 세종시는 이렇게 괴리가 있습니다. 발전은 해야하는데 하지 말라는거 규제가 너무 많습니다. 중앙공원도 개구리때문에 개발 못하고, 호수공원도 조성해 놓고 하지 말라는거 너무 많고. 금강 수변공원도 그렇고. 도대체 세종시를 발전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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