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부활한 '세종시=행정수도', 정치권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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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부활한 '세종시=행정수도', 정치권 갑론을박
  • 정은진・박종록 기자
  • 승인 2020.07.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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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의장부터 김태년 원내대표, 김두관·박범계·박완주 의원 릴레이 발언 이어져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공감대는 여전... 국회 통째 이전엔 물음표
야당, 대체로 싸늘한 반응... 부동산 정책 실패 무마용 발언 해석
국회는 서울 여의도와 세종시 중 어디에 있어야 하나. 16년간 해묵은 과제가 다시금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다. (제공=국회)

[세종포스트 정은진∙박종록 기자]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속도를 내야한다.” 

이 한 마디가 포함된 박병석 국회의장(대전 서구갑)의 개원사를 시작으로 21대 국회의 막이 올랐다.

시 출범 이후 지속된 '분원 설치' 의제가 다시금 국회에 올라왔다는 일반적 의미 외에 역대로 봐도 국회의장의 첫 발언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원내대표(경기 성남 수정구)는 20일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원내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 청와대, 정부부처가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보다 강력한 주장을 쏟아냈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 위헌 판결 후 16년 만에 재론의 여지를 불어 일으켰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가져왔다.

사그라든 '세종시=행정수도'의 꿈이 부활하고 있다는 전주곡을 울린 셈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제공=의원실)

바통은 계속 옮겨졌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1일 박병석 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행정수도 완성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은 참여정부에서 추진할 당시 국회와 청와대까지 이전하는 것으로 했는데 위헌 판결이 나왔다"며 "이 문제는 국회가 입법적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4년 관습헌법(수도는 서울)에 근거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사례를 국회에서 다시 풀자는 우회로를 제시한 의미다. 

21일 박병석 의장을 예방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국회 홈페이지)

경남도지사를 역임했던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은 보다 실질적인 행동전에 나섰다.  

그는 21일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좌절된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행정수도 이전이 헌법 개정 사항이라는 말이 있지만, 법률로도 가능하다"며 "새로운 법률로 헌법재판소의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 쉽지는 않겠지만 헌재도 시대정신을 법률에 반영하기 때문에 다른 평가를 해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키웠다. 

이에 앞서 변호사 출신의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은 전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와 청와대, 모든 부처의 세종시 이전 발언을 환영한다”며 “수도권 집중화·과밀화에 집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지향해야 할 가치로서 온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며 행정수도 완성 당위성을 강조했다.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은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내놨다. 그는 국회 11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를 국회 세종의사당에서 의무적으로 개최하도록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성국 의원 법안에서 한발 더 나아간 안이자 지난해 9월 국회 사무처 용역안에 담긴 최적안을 실제 법률로 표현했다.  

세종시 공무원 출장비만 지난 3년간 917억 원으로 더는 국가적 비효율을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상생발전을 위한 충청권 공동대책위(이하 ‘충청권 공대위’)는 즉각 화답하고 나섰다.

목놓아 외친 행정수도 완성론이 정치권 벽에 막혀 좌절됐던 터라 최근 일련의 움직임이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했다. 공대위는 "문재인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한 본격적인 구상을 시작한 만큼, 조속한 시행을 촉구한다"며 "국가균형발전의 중핵기능인 개헌을 통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거듭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20일 오후 2시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한 청사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회와 청와대 이전 담론, 극명한 입장차 드러낸 야당

세종호수공원 옆 국회 세종의사당 유력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가운데)과 김중로(좌) 후보, 김병준(우) 후보. 
지난 4.15총선 당시 세종호수공원 옆 국회 세종의사당 유력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가운데)과 김중로(좌) 후보, 김병준(우) 후보.

미래통합당은 대체로 싸늘한 반응으로 맞섰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0일 “헌재 판결로 결정된 사안을 왜 뒤집냐”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세종호수공원 옆 국회 세종의사당 유력 부지를 방문, "의사당 설치에 적극적인 힘을 싣겠다"는 발언과 다른 해석을 가져왔다. 김 위원장은 국회 통째 이전안에 반대, 세종의사당 설치엔 찬성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김 원내대표 연설 후 “좀 더 신중히 논의해야”한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세종시에 관한 이야기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은 이날 부동산 정책 실패 여론을 무마하려는 획책으로 규정하며 비판 논평을 냈다.

세종시 수정안을 주도한 이명박 정부 당시 최측근이자 특임 장관을 지낸 이재오 전 국회의원은 한 FM방송에 출연,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 부정하며 “청와대와 국회가 세종시로 가면 수도를 이전하는건데, 몇년 지나 세종시 집값이 올라가면 또 다른데로 옮기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여당의 저격수로 통하는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은 중립적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원래 국가기능의 세종시 분할을 반대했었지만, 국토균형발전과 행정의 비효율성을 막기 위해 국회 이전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부동산 실패 모면용으로 행정수도 완성론을 들고 나오면 안된다. 어떠한 절차로 행정수도 건설을 진행할 것인지 구체적 계획에 대한 로드맵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못 박았다. 심 대표는 지난 총선 전·후 시점부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등에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 여의도의사당 전경. (제공=국회)

 

다시금 부활한 '세종시=행정수도'의 꿈. 노무현 참여정부로부터 이어져온 '국가균형발전 및 수도권 과밀화 해소' 가치가 21대 국회에서 진정성 있는 의제로 채택될 지 주목된다.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부동산 정책 실패' 또는 '박원순 시장 의혹' 무마와 함께 2022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겨냥한 선거용일 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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