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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태권도계 성폭력 미투, 수면 위로 공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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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태권도계 성폭력 미투, 수면 위로 공론화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8.03.29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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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14명 연대 구축해 29일 기자회견, 가해자 강 모 이사 대한태권도협회 사표 제출
강성일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 성폭력사건 피해자연대 이지혜 대표가 29일 오후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피해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강 전 이사는 지난 26일 대한태권도협회에 사표를 제출하고, 이사직을 내려놓은 상태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과거 20여 년 전부터 최근 10년 전까지, 세종시 조치원읍 태권도 관장에게 겪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전면에 나섰다. 최근 촉발된 미투(ME TOO) 폭로의 연장선이다.  

'강성일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 성폭력사건 피해자연대'(이하 피해자연대)는 29일 오후 1시 30분 세종시청 2층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전 이사에 대한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피해자연대 이지혜(33) 대표는 “최근 피해자 20명 중 14명이 피해자연대를 조직하고, 당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일어난 성폭력 사건에 대한 해결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운동부라는 특수한 권력구조 안에서 자행된 지속적인 피해 사실을 알리고, 가해자에 대한 마땅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연대가 최근까지 확인한 피해 인원은 20여 명. 시기는 20년 전부터 최근 10년 전까지다. 이 씨 역시 충남도 소년체전 대표선수로 뛰었던 태권도 선수 출신으로 1998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해당 도장에서 성폭력 피해를 겪고, 또 목격했다.

이 대표는 “당시 선후배 피해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최초 피해가 언제였고 마지막 피해가 언제였는지 파악되지 않을 만큼 상습적”이라며 “피해 사실이 장시간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이유는 운동부라는 특수한 권력구조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연대 측에서 주장하는 당시 성폭력 피해 사례. (자료=피해자연대)

피해자연대 측에 따르면, 피해 발생 장소는 체육관, 탈의실, 시합장 지역 숙박시설 등이다. 호구 착용 시 남녀 구분 없이 전체 탈의를 시킨다거나 여 선수들의 경우 브래지어 안으로 가슴을 만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대회 출전을 앞둔 숙박 장소에서는 성경험 유무를 확인한다는 이유로 성기에 손가락을 넣는 등의 행위도 자행됐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당시 사범이라는 존재는 선수들에게 막강한 권력이었고, 성인이 되고 가정을 이룬 지금도 다시 꺼내기 무서울 정도”라며 “운동을 그만두겠다는 선수에게는 감금과 폭력도 행사했다. 남동생의 경우 밧줄을 가져와 목을 조르겠다고 협박 당한 사실이 있고, 여학생의 경우 잠자리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피해자 대부분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의 평범한 가정의 엄마이고 아빠”라며 “공개적으로 나서기까지 어렵게 용기를 냈다. 국민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일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해결에 나서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피해자 연대는 사례를 취합해 공소권 유무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가해자를 사법기관에 고소하고, 성폭력 관련 단체에 도움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강 씨는 대한태권도협회 이사직을 맡고 있었으나 지난 26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태권도협회에도 임시운영위원 사퇴서를 제출, 수리된 상태다. 현재 그는 시합 계체 등을 위한 탈의 등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피해자들이 주장한 성추행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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