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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은 실존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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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은 실존인물이다
  • 김형규
  • 승인 2017.04.09 16: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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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의 자전거 역사문화기행] <2-1>홍길동의 고장 전남 장성

몇 해 전 강원지역 일간지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습니다.


홍길동 캐릭터 상표권을 놓고 전남 장성군과 법정 싸움을 벌였던 강원도 강릉시가 패소했다는 내용이었죠. 강릉시와 장성군은 소설속의 캐릭터 홍길동과 무슨 인연이 있기에 법정다툼까지 벌였을까요.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금요일 목포행 무궁화호에 자전거를 싣고 무작정 장성으로 떠났습니다.

 

 

자전거와 무궁화호는 찰떡궁합입니다. 무궁화열차는 KTX가 서지 않는 중소도시민들에게 소중한 이동수단입니다. 발길이 닿는 역마다 정차하느라 다소 시간이 늘어지지만 한 주간 격무에 쫓겼던 긴장의 끈을 널찍한 시트에 탁 풀어놓고 느긋하게 여행하기엔 제격입니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자전거와 환상의 짝꿍입니다.


좌석을 맨 뒷자리로 예약해두면 등받이 뒤 공간에 자전거를 보관하기도 좋습니다.


장성, 고증 통해 실존 인물 입증

 

 

강릉시는 홍길동의 저자 허균이 태어난 고장입니다.


허균의 아버지 허엽(1517-1580)은 호가 ‘초당’(草堂)입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명에 주로 쓰이는 명칭이죠. 초당의 여식이자 천재시인 허난설헌은 강릉시민이 기념관을 건립해 떠받들고 있습니다.


허균의 집안은 강릉의 자존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당연 강릉은 허균의 태생적 ‘빽’을 등에 업고 십 수 년 전부터 홍길동을 시의 상징물이자 마스코트로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장성군으로부터 강릉시가 소유한 11개의 홍길동 관련 상표권에 대한 상표등록 취소심판이 제기돼 패소한 겁니다. 강릉시민들이 안이한 행정에 불만을 터뜨린 건 당연했겠죠.

 

 

장성군은 어떻게 해서 홍길동 캐릭터를 독차지할 수 있었을까요.


학술적인 고증을 통해 홍길동을 사실적 인물로 입증하는데 주력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 등 사서에 등장하는 아주 짧은 기록을 근거로 각종 학술대회와 답사, 고증을 통해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장성군은 73종의 캐릭터를 개발해 특허청에 107종의 의장 및 상표등록을 마쳤고 미국, 중국, 일본 등에 국제특허도 출원했다고 합니다. 중앙정부 공모에 신활력사업이 두 차례 선정돼 모두 130억 원의 국비도 지원받았다는군요.


강릉이야 홍길동이 없어도 역사문화자연 자원은 무궁합니다.


상표등록국제출원 마쳐

 

 

무궁화는 두 시간을 채 달리지 않아 장성역에 도착했습니다. 승강기가 없어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이용해 출구를 나섰습니다. 동호인 사이에선 ‘들바’, 또는 ‘메바’라고 합니다.


장성읍내 전경의 첫 인상은 아담함입니다. 장성역사 이마에는 이 고장의 자랑거리인 홍길동캐릭터, 축령산 치유의 숲, 농산물(사과) 홍보 간판 3개가 붙어있습니다.


어느덧 오전 11시가 넘었습니다. 이쯤 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고금의 명언이 있습죠. 금강산도 식후경. 그런데 고민이 생겼습니다. 미리 점찍어둔 ‘청자연’이라는 맛집이 1주일정도 휴업을 한다는군요. 청자연은 주로 예약손님만 받는데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답니다. 홍길동테마파크 가는 길에 있어서 잔뜩 별렀는데 다음을 기약해야겠습니다.


나머지 두 군데 점찍어 둔 풍미회관과 성산가든 중 어느 곳이 나은지 역무원에게 묻기로 했습니다. 중년의 여성 역무원에게 의사를 타진했더니 두 군데 다 모른다는 겁니다.


장성에서도 지역민에게 잘 알려진 곳과 외지인에게 유명한 맛집은 온도차가 있는 모양입니다.

 

 

점심은 풍미회관으로 정했습니다. 역에서 백양사 방면으로 5㎞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홍길동테마파크와는 정반대 방향입니다만 좀 더 발품을 팔기로 하고 식당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식당으로 가는 단풍로에는 이곳 향토주인 잎새주를 만드는 공장이 보이고 주변에는 내공이 쌓인 듯한 한식집이 많이 보입니다. 장성 성산초등학교 맞은편에 목표물이 보입니다.


주변에 향토음식점이 많은 이유를 알겠습니다. 바로 인근에 호남고속도로와 고창-담양고속도로가 만나는 장성JC가 있고 1번국도가 맞물려 지나가는 교통의 결절점이군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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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초 2017-04-05 20:59:35
라이더들에게 기다려지는 기사 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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