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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세종이 ‘종착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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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세종이 ‘종착지’ 아닌 이유
  • 김재중
  • 승인 2015.09.30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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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부동산 보유내역 분석

고위직 3%만 세종에 부동산 보유

이들도 재산의 80%는 수도권에

유물론적 시각, 세종의 미래 불투명

 

‘물질이 인간의 정신을 지배한다.’

이 같은 유물론적 세계관이 유효하다면, 세종시의 미래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권부(權府)의 핵심들이 세종시의 물질, 즉 부동산에 대해 도통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자기 재산이 없어서 세종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고, 세종시에 관심이 없어서 세종시 부동산을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세종시’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세종포스트>가 입법·사법·행정부 고위직 2302명의 재산신고내역을 작심하고 들여다봤다. 어떤 유형이든 하나 이상의 세종시 부동산을 보유한 고위직은 88명에 불과했다. 세종시에 터를 닦고 살수 밖에 없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시장·교육감·시의원들, 세종시로 이전한 중앙부처 고위직들이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것도 배우자의 재산내역까지 포함해서 봤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이들만이라도 온전하게 세종시에 정착했다고 볼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토착권력인 시의원들을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다른 지역, 특히 수도권에 집을 2채씩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동산 보유액을 비교해보니 이들이 가진 물질의 80%는 아직 수도권에 남아 있다.

 

물질, 즉 내 재산이 머물고 있는 곳에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물며 세종시에 단 1% 물질도 가지고 있지 않은 대한민국 권부 97%의 관심이 어디로 향해 있을지 가늠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입법부 고위직에서는 단 2명.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고위직에서는 아무도 세종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수도권 집중을 막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태어난 세종시는 이렇게 대한민국 권부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중이다.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분원 설치, 미래부·해수부 이전고시, 인사혁신처·국민안전처 이전계획 수립이 왜 중요할까. 행정비효율 문제는 일단 접어두자. 케케묵은 유물론 시각으로만 봐도 답이 나온다. 몸이 와야 물질이 오고, 물질이 와야 마음도 함께 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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