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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시민이 '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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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시민이 '갑'이다
  • 김재중
  • 승인 2015.03.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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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서 들려오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세종시민에게 ‘좋은 소식’을 먼저 들려주고 싶다. 고운뜰공원 조성 논란, 장군면 채석장 확장 논란, 종촌동 교명제정 논란 등 3대 논란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행복도시 1생활권 입주민들은 원안(조성예시도)에 담긴 모습대로 고운뜰공원을 만들어달라고 줄기차게 LH세종특별본부에 요구해 왔다. 난색을 표명하던 LH가 입주민들의 요구를 100% 들어주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주민의사를 반영하겠다며 전향적으로 자세를 바꿨다. 좋은 소식이다.

석산개발업체가 세종시 장군면에 있는 채석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시민들이 분진발생에 따른 대기오염 등을 우려하며 반대움직임을 보였다. 갈등조정 전문가와 세종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나서 협의체 구성, 제3의 조사기관에 의한 환경영향평가 실시 등 중재안을 냈다. 그런데 허가기관인 세종시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또한 좋은 소식이다.  

여러 이유를 들어 ‘종촌’이란 학교이름을 다른 한글 이름으로 바꾸자고 주장해 왔던 시민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이 본보가 주최한 ‘도시락포럼’에 참석 “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6월까지 교명변경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3가지 논란이 모두 성격을 달리하지만, 시민들이 공공기관을 상대로 자신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공기관의 부정적 자세를 긍정적으로 바꿔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한마디로 시민이 ‘갑’임을 보여준 사례들이다.  

이번엔 나쁜 소식이다. 6000억 원을 투입해 행복도시 중앙공원 서남쪽 19만㎡ 부지에 대규모 박물관단지를 건설하겠다는 행복청 구상이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면서 예산규모 4500억 원에 7만 5000㎡ 크기로 축소됐다. 핵심인 ‘자연사박물관’ 건립계획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1200석 규모 ‘아트센터’ 건립 계획안은 아직도 KDI 책상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벌써 가부간에 결론이 나왔어야 하지만, 그냥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게 행복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에 자랑할 만한 문화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이 이처럼 축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게 시민은 무시할 수 없는 ‘갑’이지만, 아직 국가는 시민을 ‘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갑질의 위력(?)’을 경험한 시민들이 과연 가만히 있을까. 국가가, 이 정부가 뭐라고 대답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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