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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서 뚝 떨어진 ‘갈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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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서 뚝 떨어진 ‘갈등’은 없다
  • 이준건 박사
  • 승인 2015.01.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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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리 예측하고 선제대응하는 게 최선

얼마전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충남 경기 경북 등 전국으로 빠르게 번졌고 급기야 농림수산식품부가 위치한 세종시 안방까지 파고 들었다.


정부는 2012년 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 등 축산농가에 대한 백신 예방접종을 의무화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농가에 50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그러나 정부가 구제역발생 역학조사에서 백신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농가가 적지 않게 적발됐다.


국민 보건이나 범죄, 화재, 재해, 안전 등은 사전 예방행정은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정책의 적시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월호 침몰 사건도 이러한 점에서 사전에 예측 가능한 문제를 지도 점검하는 등 선진화된 안전대응 시스템을 갖추었다면 적어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적 공분을 사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매번 사고를 당한 후 그 원인을 보면 고위 정책결정자가 이론화된 선제적 행정을 강조할 뿐 이러한 정책이 현장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반감되어 체감 못하는 엇박자 행정이 나고 있다.


정책주관자가 제 스스로의 편의만을 쫓아 꼼수를 부리고 담론을 확대 재생산해 무감각한 정책을 펼친 결과다.


관행의 전시성에 길들여지고 이로 인해 권력을 독점하고 기회비용을 통해 승진과 권한을 쥐려는 고위층의 사고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한 사전 점검과 예방을 통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은 한계에서 봉착할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 세종점 개점을 앞두고 발생한 갈등의 문제도 세종시서남부슈퍼마켓협동조합과 세종전통시장상인회 이해당사자간 상호 중재조정에 실패하고 물리적 충돌에 의한 불신으로 상처를 받았다.


수차례 대화를 통한 협상의 자리를 주선했으나 입장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중재조정에 나선 필자도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으며 유감이고 안타까웠다. 대화의 자리에만 나오면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자신 있다고 공언했으나 공염불이었다.


문제는 개점을 불과 서너달 앞두고 문제가 불거진 후에야 진화에 나섰던 지자체와 중소기업청의 책임이 크다. 선제적 대응을 외치고 있지만 갈등이 증폭되어 물리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러서야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기, 즉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갈등의 사태는 공무원의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공무원이 직접 나설 수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공무원은 직무에 있어 변화를 두려워하고 문제를 키우려 하지 않는 속성을 갖고 있다.


인사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문제를 키워 불이익을 보려는 공무원이 없다. 애써 나서지 않아도 되는 공무원 입장에서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결국 선제적 갈등해결에 대한 기대는 책장 속 이론에 불과하다. 홈플러스 세종점 개점을 둘러싼 갈등도 사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었다. 선제적 해결의 시점이란 개점을 코앞에 둔 시점이 아니라 적어도 1~2년 전이었다는 의미다.

 

이준건 충남도립대학교 교수, 한국갈등관리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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