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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선병원 건강칼럼 | 말기 암 환자의 치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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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선병원 건강칼럼 | 말기 암 환자의 치료 목표
  • 최진호 혈액종양내과 과장(유성선병원 암센터)
  • 승인 2016.05.25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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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정보 제공 우선돼야

말기 암 환자의 치료에는 크게 두 가지의 목표가 있다. 한 가지 목표는 질병의 완치와 생명 연장이고, 다른 한 가지 목표는 삶의 질 향상과 고통의 완화다. 또 이 두 가지 목표 사이에는 수많은 잠재적인 목표들이 있다. 잠재적인 목표에는 질병의 완치, 조기 사망의 예방, 신체기능의 유지 또는 개선, 생명의 연장, 통증의 완화, 삶의 질 향상과 조절 유지, 바람직한 죽음,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의 지지 등이 포함된다.


19세기에는 의료의 주요 목적이 안위와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이었으나, 20세기 후반 이후 현대 의학은 죽음에 적극적으로 맞서서 질병을 완치하고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삼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환자의 삶의 질과 증상을 관리하고 통증을 경감시키거나 죽어가는 환자를 돌보는 데는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암환자 완화의료 프로그램이 좀 더 많은 환자에게 고통을 경감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말기 암환자의 치료 초기에는 질병의 완치나 생명의 연장을 위한 치료에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점차적으로 삶의 질 향상과 고통의 경감이 중요해지거나 아니면 치료의 전체 초점이 고통의 완화에 맞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는 선행되는 치료 계획의 대안이거나 갑작스러운 변경이 아니라 치료 초기부터 병행하는 것이 좋다.


치료 초기부터 환자의 삶의 질을 배려한 치료계획을 세우고 한 걸음 빠른 증상 관리와 지지적인 돌봄이 이뤄지면 환자와 가족들은 훨씬 편안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질병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고, 치료도 잘 견디게 할 수 있다. 환자의 건강 상태가 나빠질수록 기능의 유지, 고통의 경감,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목표가 치료의 초점이 된다.


치료의 목표를 결정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질병의 예후 문제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중요하다. 그들이 대처하고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정보가 없으면 적절하지 않은 치료법을 선택한다거나 삶의 마감과 증진을 위한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질병의 예후에 대해 환자에게 숨기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정서가 그렇다. 그런데 이러한 결정이 환자가 삶의 마지막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정리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


기 암환자의 경우는 가능한 이른 단계에서부터 돌봄의 목표를 결정해야 한다. 또 이 목표들은 치료의 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환자와 가족, 의료진과의 대화를 통해서 적절하게 변경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환자의 가치관에 맞는 최선의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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