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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평가가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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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평가가 좋은 이유
  • 장수찬 교수(목원대 행정학과)
  • 승인 2014.10.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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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POLIS)이야기 | 최교진의 교육실험

‘100일 업무수행 평가’서 전국 교육감 1위
교육정신·가치·방향에 대한 찬성 신호 읽혀
구체적 교육 성과로 소비자 기대 부응해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9월 말에 실시된 전국 시·도교육감 직무수행 지지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민선 6기 출범이후 100일째를 맞는 가운데 JTBC, 충청투데이, 그리고 리얼미터가 전국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지난 8월 조사에서도 최교진 교육감은 2위를 차지해 직무수행 지지도에서 높은 성적을 보여 줬다. 교육감 직무수행 지지도는 ‘교육감이 교육행정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유권자들에게 단순히 묻는 것으로 교육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측정하는데 분명한 한계는 있다. 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높은 직무수행 지지도는 소비자들의 포괄적인 평가가 녹아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우선 교육 소비자들의 ‘100일 업무수행 평가’는 기본적으로 비전에 대한 평가이다. ‘비전’은 기본적으로 최교진 교육감 팀이 가지고 있는 교육정신이고, 가치이며, 교육방향이다. 평가에서 교육소비자들은 최교진의 비전에 일단 찬성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볼 수 있다. 세종시 교육청은 ‘행정중심의 학교에서 교수-학습 중심의 학교로 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교육공동체의 핵심적 역할자인 교사들이 우선 이를 반겼다. 교사들의 정신적·지적·감성적 에너지를 교육현장의 헌신과 열정으로 바꾸지 못한다면 교육은 성공하지 못한다. 선진 국가에서 교사들은 교실에서 교육내용에 관한한 포괄적인 권한을 갖는다. 국가나 행정이 지나치게 개입하면 교사들의 교육적 에너지를 차단하게 된다. 따라서 교육청을 학교를 지원하고 서비스하는 기관으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은 중요한 패러다임의 변화다.    

     
둘째, ‘100일 업무평가 1위’는 세종시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과감한 교육실험에 대한 찬성신호다. 세종시가 제시한 중점과제들을 보면 잘못된 관행(가령 과다한 교실 밖 업무) 혁파, 교사들의 역량강화, 학생자치활동 강화, 학부모회 활성화, 학생인권보호, 교육상담강화, 교육전문가 교육공동체 강화 등이다. 언급된 과제들은 건강한 교육공동체라면 마땅히 실행되고 있어야 되는 요소들이다. 그동안 학교가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왔으면, 언급된 요소들이 과격한 교육실험으로 비쳐질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 언론에서 세종시의 교육실험을 무모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교육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세종시의 교육실험마저도 너무 더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셋째, 세종시는 민주주의 사회에 조응하는 새로운 교육 가치와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 참여하는 시민’이라는 교육 슬로건에서 읽을 수 있듯이, 교육의 지향점이 학문적 성취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 공헌과 봉사, 시민의식, 성품, 리더십 등의 보편적 교육이 성취해야 할 요소들을 언급해 주고 있다. 그동안 학교교육은 학문적 성취에만 지나치게 집중해 왔다. 초·중·등 교육의 핵심은 시민적 사유가 가능한 개인들을 생산하는데 있다. 게다가 세종시교육청은 학문적 우수성을 성취하는 수단으로 경쟁을 선택하기 보다는 협력, 지적 상호자극, 배움 중심의 수업을 선택하고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타인과의 관계를 제로섬 게임으로 가르치기보다 ‘승-승(win-win)의 관계’로 가르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승-패적 (win-lose) 사고’를 가진 시민들이 민주주의 제도를 운영하게 되면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사회로 가게 된다. 교실을 변화시켜 학생들이 타인에 대한 협력적 태도가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일반고 상향평준화 개편안’은 우수자와 비우수자가 어떻게 배움의 협력을 통해서 상향평준화로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넷째, 세종시교육청은 탈근대 사회에 조응하는 학생 개인들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교육철학을 보여주고 있다. ‘맞춤형 진로 및 학습지도’, ‘성장 발달 중심 교육과정’이 그것이다. 다중 지능학자 하워드 가드너에 따르면, 모든 개인들은 각기 다른 문제해결능력을 생물학적 본능으로 가지고 있다. 세분화된 탈근대사회(post-modern society with specification)에서 사회는 모든 재능을 필요로 한다. 근대교육은 논리적-수리적 지능을 가진 학생들을 우대하고, 인간관계지능, 체육지능, 시각적-공간적 지능을 가진 개인들을 낮게 평가했다. 탈근대 사회는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개인들이 적재적소에 위치하는 것을 요구한다. 개그콘서트의 개그맨들을 보라. 그들은 공감능력, 인간관계지능에서 천재적인 개인들이다. 학교가 이들을 차별화하고 비하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세종시 교육감의 ‘100일 업무평가 1위’는 최교진의 비전에 대한 동의다. 이제 최교진 교육감은 교육수요자들의 비전에 대한 찬성을 등에 업고, 세부 실행과제들을 차질 없이 실천함으로써 구체적인 교육성과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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