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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너’ 대신 부모 ‘나’ 앞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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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너’ 대신 부모 ‘나’ 앞세워야
  • 이명주 교수(공주교대 교육학과)
  • 승인 2014.09.23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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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교육 | ‘나-전달법’을 통한 대화


“너 그만해” 탓 하는 메시지에 아이는 과민 반응
“나 네가 고집 부려 화가나” 부모 감정 드러내야
부모 욕구 이해시켜야 권위 존중 받을 수 있어


아이에게 있어 부모는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사람이자 선생(先生)이다. 자녀에게 있어 부모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아이가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어떤 교육을 할 수 있을지, 아이가 문제를 일으킨다면 왜 그런지, 또 어떻게 대응하고 교정해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자녀교육에 있어 스스로를 점검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 자녀와 어떠한 방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보통 어린 아이들은 원하던 바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망하여 칭얼거리거나 화를 내는 등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이렇게 반응하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이러한 행동은 분명 부모를 피곤하게 만든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은 “너 그만 안할 거야?” “너 그렇게 안하기로 했잖아!”라고 강경하게 말을 한다. 그런데 이런 말을 들은 아이들은 오히려 발 구르기, 땅바닥에 눕기, 소리 지르기로 더욱 과격하게 반응하기 시작한다.


조금 자란 아이들은 어떠한가? 어느 정도 능숙하게 말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부모의 말에 꼬박꼬박 대응하며 말대꾸를 하기도 한다. 이 또한 부모를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 상황에서 많은 부모들은 “너 정말 건방지구나! 누가 엄마한테 그런 식으로 말을 하니?” “너 그렇게 행동하다가 어떻게 되는지 보자!”라는 말로 대응한다. 그러면 아이는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방문을 쾅하고 닫는 등 과격한 행동으로 자신의 불만을 표출한다.


위의 부모가 아이에게 보내는 메시지에는 공통적으로 ‘너’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너’를 앞세운 메시지들에서 부모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원하고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나타내지 못한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부각시켜 아이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아이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원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해 말은 하지만 소통은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대부분은 아니지만, 어떤 어른들은 원하는 바를 어린 아이에게 부탁을 하거나, 일일이 알려줄 경우 자신의 권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다. 위의‘너’를 앞세운 메시지에서도 살펴보았듯 이는 틀리다. 오히려 부모인 내가 현재 아이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아이의 행동으로 현재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전달할 때 바람이 실현되고, 아이로부터 반발심도 감소돼 권위가 높아진다. “나는 네가 잠시만 조용히 해주었으면 좋겠어. 그래야 동생이 잘 수 있잖아.” “나는 네가 지금 고집을 부리는 행동에 화가나.” “나는 지금 아빠와 대화를 하고 싶어. 조금 이따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자. 그동안 독서를 하고 있을 수 있겠니?”


이와 같이 ‘나’를 앞세우는 메시지는 아이에게 현재 부모가 원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려주어,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지 선택하게 한다. 무조건적으로 아이를 나무라는 ‘너’ 메시지 대신 부모의 욕구와 감정을 이해시킴으로써 부모의 권위는 손상 없이 존중될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말 속에서 ‘나’라는 단어를 앞세웠다고 해서 모두가 올바른 전달법은 아니라는 점이다. ‘나’를 앞세우지만 그 내용은 ‘너’를 탓하는 다음의 메시지를 예로 들 수 있다.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너 또 그런 식으로밖에 행동을 못하는구나!” “나 지금 너에게 화가 났어. 너 때문에 내 하루가 날아가 버렸어.” 이 대화에서는 부모가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느낌을 받고 있는지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가 반항과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파괴적인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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