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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 | 야간자율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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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 | 야간자율학습
  • 정일화 교육행정학 박사(대전전자디자인고 수석교사)
  • 승인 2014.09.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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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늦은 밤까지 고등학교 교실에는 불이 환하게 켜있다. 전국 대부분 고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은 밤 10~11시까지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한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나 자정까지 하는 학교도 있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야간자율학습의 모습이 그리 다르지 않다.


야간자율학습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주중에 학원이나 개인과외를 받거나 예체능 실기 등의 이유로 빠지거나 아예 하지 않겠다는 학생들도 있다. 마지못해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 가운데는 책만 펼친 채 단 한 장도 넘기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거나 잠을 잔다. 그뿐만 아니라 몇몇은 자율학습에 집중하지 못하고 감독하는 선생님의 눈을 피해 잡담을 하며 자율학습 분위기를 해친다. 선생님은 이런 학생들과 파김치가 되도록 늦은 시간까지 숨바꼭질해야 한다.


물론 야간자율학습의 장점도 많다. 일종의 ‘사회촉진 현상(social facilitation)’으로서 혼자보다는 여럿이 공부하면 학습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집보다 학교에서 공부가 더 잘 된다는 학생이 있고, 자기 제어가 힘든 학생은 학교의 지도에 따라 공부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그리고 공부하다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감독 선생님이나 학교에서 교재 연구 중인 선생님에게 질문할 수 있다.


야간자율학습에는 이런 좋은 점들이 있지만,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적용할 필요는 없다. 교실에서의 ‘나 홀로’ 공부나 학습실에서 하는 ‘칸막이’ 공부로는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때로는 필요한 일률적인 주입과 암기가 자율적이고 개별적인 학습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고 시간은 걸리지만, 학생이 스스로 선택한 자기주도적인 학습의 토양에서 성장의 뿌리는 깊고 튼튼할 수 있다.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배움의 세 가지 기둥’이라고 영국의 문인이자 총리였던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말했다. 편식이 건강에 좋지 않듯 배움의 방식이 편향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오랫동안 지속한 ‘집어넣는 교육’에서 벗어나 능동적 참여와 탐색을 통해  ‘끄집어내는 교육’인 새로운 창의인성교육 시대에 걸맞게, 보충학습, 체험학습, 탐구 실험학습, 토론학습, 개별학습과 더불어 스포츠, 문예, 예술창작 활동 등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고려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의 야간자율학습 모습은 이제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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