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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해도 ‘인본’은 불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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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해도 ‘인본’은 불변해야
  • 맹수석 교수(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
  • 승인 2014.08.20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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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산책 | ‘사람’이 답이다

연이어 터지는 비극적 사건, 근본 망각 탓
무감각해진 인본주의, 도덕 가치 붕괴 불러
근본 돌아가야 왜곡된 자화상 제자리 찾아

금년 여름은 유달리 힘겹다. 한반도의 여름 날씨가 점점 더워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를 시작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메가톤급의 충격적 뉴스들이 이번 여름을 더욱 견디기 힘들게 하고 있다.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끔찍하고도 비극적인 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 것은 초심을 잃고 근본을 망각했기 때문이리라.

나름대로 많은 신도를 거느렸던 종교 지도자의 추악한 실상, 동부전선 GOP 총격사건과 최근의 윤 일병 사망으로 드러난 지옥 같은 병영, 의정활동을 하면서 각종 청탁의 대가를 받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국회의원들, 국민의 인권보호를 정부기관보다는 사설단체에 의존하게 하는 우리의 현주소!

큼지막한 활자로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장본인들의 애초 삶의 목적이 온 국민에게 충격과 절망을 안겨주는 것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들도 꿈을 갖고 바른 자세로 첫 걸음을 내딛지 않았을까?
구원파 교주도 처음에는 복음을 전파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목회자의 길을 택했을 것이다. 동료들에게 총구를 들이댄 임 병장도, 윤 일병을 잔혹하게 괴롭힌 병사들도 처음 입대할 때는 대한의 남아로서 병역의 의무를 다 하고 나라를 지키겠다는 각오와 자긍심으로 충만했을 것이다. 정부 유관 부처의 반대를 무릅쓰고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법안을 제출하고 관철시켜 그 대가로 상당한 돈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도 여의도에 입성해 금배지를 다는 순간에는 국민의 진정한 대변자가 될 것을 다짐했으리라. 이들이 초심을 유지했다면, 초심을 유지하려고 가끔이라도 자신을 돌아보았다면 오늘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물은 변하기 마련이다. 사람도 물론 변해야 살고, 변할 수밖에 없다. 주역도 “우주의 법칙에는 영원불변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하나의 패상을 보는데도 시(時)·공(空) 양자의 관점에서 변화를 본다. 특히 현대 사회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구조적으로 복잡하여 그 변화에 적응하고 따라가다 보면 초심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러나 변화가 아무리 다양해도 근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불변하는 것으로 만 가지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변하지 않는 그것은 무엇인가? 바로 인본(人本)이다. 무엇보다 먼저 사람인 것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인간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정치종교사회 모두 인간을 중심에 놓는 인본주의(人本主義)가 너무 당연시되다 보니 오히려 무감각해진 느낌이다. 날이 갈수록 도덕적 가치가 붕괴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닐까.

인본주의의 본질은 인간이 끊임없이 자기를 극기(克己)함으로써 자아를 실현해나가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인본주의 자체를 초월한다’는 것이 바로 인본주의의 본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의 모든 현상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지만, 만 가지 변화도 그 근본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근본이란 ‘사람’이다

우리 모두 ‘근본’으로 돌아가자. 모든 것의 바탕을 ‘사람’에 두는 근본으로 돌아가자. 근본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때 우리의 왜곡된 자화상은 서서히 제 모습을 찾게 될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모든 분야의 제도적 혁신을 말하기 전에 ‘사람을 모든 것의 바탕에 둔다’는 명제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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