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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문제나 틀렸어!”(×) “반도 더 맞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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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문제나 틀렸어!”(×) “반도 더 맞았네!”(○)
  • 이명주(교수, 공주교대 교육학과)
  • 승인 2014.05.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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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교육 | ‘인정’의 효과
이명주 교수
이명주 교수

부모 긍정 태도, 자발적 학습동기 불러일으켜

스티비 원더, 교사가 예민한 청각능력 높이 사

세계적 큐레이터 호빙도 퇴학 위기 문제 학생

어린 아이들은 타고난 것들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아이가 조금만 울면 금방 젖을 주고 부모가 달래준다. 따라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내가 울기만 하면 다 해결되는구나’라는 착각에 빠진다. 이에 부모는 아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보여야 한다. 만약 부모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이는 ‘나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깊이 입력되어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이를 ‘파에톤 콤플렉스’라고 한다. 파에톤 콤플렉스란 ‘어린 시절 애정 결핍에 의해 지나치게 부모 또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말한다. 아이를 인정하면 자신감과 더 많은 성취의욕을 가져다주고 창조적 힘을 발휘토록 도와준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미국의 포틀랜드 시에서 경찰관과 소방대원의 채용시험이 있었다. 20명을 대상으로 1인당 45분간 면접을 했는데 면접관이 처음 15분은 자연스러운 반응을 하고, 다음 15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으며, 마지막 15분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고 무표정한 상태로 면접을 하면서 응시자의 반응을 실험하였다. 그런데 연신 고개를 끄덕인 15분 동안의 면접시간에 응시자의 대부분인 17명의 발언시간이 길어짐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그들이 면접관으로부터 강력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생각으로 더욱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이야기했기 때문이었다. 위 실험에서 이루어진 인정 방법을 싱크로니(Synchrony)라고 한다. 싱크로니란 ‘상대방과 대화할 때 찬성이나 동조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일컫는다.

세계적으로 7000만장 이상의 LP판을 판매한 스티비 원더의 인생을 바꾼 것은 그의 예민한 청각을 인정해 준 선생님 덕분이다. 받아쓰기 60점을 받아온 아이에게
세계적으로 7000만장 이상의 LP판을 판매한 스티비 원더의 인생을 바꾼 것은 그의 예민한 청각을 인정해 준 선생님 덕분이다. 받아쓰기 60점을 받아온 아이에게 "절반도 더 맞았다"고 인정하는 태도를 취해보라. 머지않아 아이는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사진은 1973년의 스티비 원더 ⓒwikipedia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도 싱크로니와 관련된 실험을 하였다.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15명씩 2개 그룹을 만들고 자기의 가족에 대한 소개를 하도록 했다. 선생님이 한 그룹에게는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싱크로니를 하였고, 다른 그룹에게는 무표정한 상태로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 결과 싱크로니를 해준 그룹의 평균 발언시간이 3분 18초, 그렇게 하지 않은 그룹이 2분 12초로 싱크로니를 통해 인정을 받은 첫 번째 그룹에서 약 1분 이상 더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정’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어느 교실에 갑자기 쥐 한 마리가 나타났다가 쏜살같이 사라졌다. 선생님은 스티비 모스(Stevie Morse)라는 학생에게 쥐 잡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스티비 모스는 선생님께 쥐가 숨어있던 위치가 쓰레기통 뒤임을 가르쳐주어 쥐 잡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스티비 모스는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었다. 선생님은 시각장애인인 그 학생의 예민한 청각을 크게 인정하여 부탁을 했는데, 이는 스티비 모스가 태어나 처음으로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는 순간이었다.

선생님의 인정은 스티비 모스의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리틀 스티비 원더로 이름을 바꾼 그는 그레미상을 열일곱 차례나 수상하였고 오스카상을 거머쥐었으며 7천만 장 이상의 LP판을 판매하여 비틀즈, 엘비스 프레슬리와 함께 음반판매량 톱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선생님의 예민한 청각에 대한 인정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인정’의 효과는 나이에 상관없이 전 연령층에 나타난다. 프린스턴 대학에 다니던 ‘토마스 호빙’은 학업에 흥미를 잃고 퇴학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지도교수는 그런 호빙에게 조각과목에 대한 능력이 탁월하다고 크게 인정해주었는데, 이는 그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박물관의 큐레이터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인정의 힘을 호빙 이펙트(The Hoving Effect)라고 한다.

위의 다양한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인정’의 힘은 가히 놀랄만한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에게 계속적으로 인정해주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예컨대 시험결과 학생이 10문제 중 4개를 틀려오더라도 "네 문제나 틀렸어?"라고 지적하기보다 "반도 더 맞았네.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보자"라고 긍정적으로 인정해주고 기대감을 표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학생에 대한 긍정적 인정이 자발적인 학습동기를 불러일으키고 학업성취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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