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사교육,‘스스로 학습’떨어뜨리는 독약
상태바
사교육,‘스스로 학습’떨어뜨리는 독약
  • 이명주 교수(공주교대 교육학과)
  • 승인 2014.01.08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품교육 | 생각하는 힘 키워줘라

학생 학업성적 올리는 단기효과 불과
링거로 영양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
장기적으로는 자기주도학습 능력 저하
교육 기본은 ‘사고활동’ 도와주는 것

우리 인간은 흔히 지구상에서 생존이 가장 불리한 존재라고 한다. 짐승인 소는 태어난 지 이틀 만에 걸을 수 있고, 사슴은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뿔을 가졌으며, 호랑이는 여러 짐승들을 잡아먹을 수 있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다. 짐승과 비교할 때 인간은 외적으로는 세상을 지배할 만한 뚜렷한 그 무엇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인간이 이 세상을 지배하고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성’은 신이 인간에게만 준 최고의 선물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이 갖고 있지 않은 이성을 가졌기 때문에 교육을 할 수 있었고, 바로 교육을 통해 삶의 지혜와 양식을 찾아내게 되었다. 그래서 ‘교육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장치’라고 말해진다.

교육의 기본은 학생들의 ‘사고 활동’을 도와주는 것이다. 사고활동을 많이 하면 머릿속의 뇌세포 활동이 활발해지며,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노동을 할 때 신체적인 힘이 센 사람이 일을 잘하듯이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하려면 생각하는 힘, 즉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 생각은 목표, 계획, 바람에 따라 다루는, 마음에 느끼고자 하는 정신 상태이다. 인지, 상상력, 관념, 의식, 감각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생각하는 힘이 강해지면 쉽게 지식을 습득하고 생성하며 표현력과 이해력이 좋아지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논리력과 종합·분석하는 능력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생각하는 힘이 강한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게 된다.

사고 활동은 누가 해야 하는가? 사고활동은 바로 학생 스스로 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여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생각하는 힘은 스스로 사고활동을 계속함으로써 기를 수 있다. 어떤 것에 대해 생각을 계속하면 뇌에 그 생각과 관련된 뇌세포 회로의 연결이 강해지고 그 생각과 관련된 뇌세포 영역이 확장되어 뇌의 한 부분에 자리 잡게 된다. 뇌에 형성된 뇌세포의 영역은 그 생각과 관련된 지식과 생산의 저장소와도 같아 생각과 사고를 촉진한다.

예컨대 한 남성이 사랑하는 여인을 처음 만나면 그 여인을 만났을 때 옷차림, 얼굴의 미소, 함께 음식을 먹을 때의 모습, 어떤 영화에 대해 대화를 했을 때 그 여인의 표정과 말한 내용, 그리고 내 생각과의 차이점, 다음에 그 여인을 언제, 어디서 만나 무었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은 그 여인에 대한 뇌 세포 회로사이의 연결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그 여인을 생각하는 힘이 점점 강해진다.

학생교육도 마찬가지이다. 학생 스스로 학습목표와 내용에 대해 생각하게 함으로서 뇌세포 회로 사이의 연결을 강하게 해야 한다. 학습할 내용에 대한 사고의 방을 만들어가도록 하여 뇌기능을 점차 향상시켜야 한다. 그런데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게 되면 그만큼 사고활동을 덜하게 되어 뇌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것은 다음의 예로서 설명할 수 있다.

요즘 내비게이션으로 어디든지 쉽게 찾을 수 있고, 계산기로 쉽게 계산할 수 있고,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휴대폰에 저장된 번호로 전화를 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머리를 쓰지 않게 하여, 즉 사고 활동을 하지 않게 함으로써 뇌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인간의 단기 기억력은 ‘해마’가 담당하고 장기 기억력은 ‘전두엽’이 담당하는데 계산기는 수리 기억력을, 내비게이션은 사고 활동을 방해하여 형상기억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계산기나 내비게이션이 사람의 사고를 대신해 주기 때문이다. 노래방 기기가 생겨 노래가사 말을 외우지 못하게 되는 것도 좋은 예이다.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가 몸이 약할 때 운동을 통해서 근력과 정신력을 기르지 않고, 영양제나 링거로 영양을 공급하는 것과 같다. 그런 점에서 사교육은 일종의 항생제와 유사하다. 사교육은 단기적으로 학생의 학업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생각하는 힘과 자녀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는 독약과 같다. 모든 공부를 학생 스스로의 생각과 힘으로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