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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엘리트 양성 정책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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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엘리트 양성 정책 버려야
  • 박영진(전 대전대신고 교장)
  • 승인 2013.12.23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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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바람직한 학교체육

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오랫동안 일교일기(一校一技) 운동으로 사격부(射擊部)를 두고 학교의 특기종목으로 선수들을 길렀다. 사격의 경기종목과 방법은 남·여별로 사용하는 총기의 종류·구경·탄약·표적·사격자세 등에 따라 구분되는데, 크게는 공기권총, 공기소총, 클레이 사격으로 나누고 있으며, 우리학교에서는 공기권총 분야의 선수들을 육성했다.

고등학교의 운동선수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집중적으로 훈련을 받고 관리해 온 종목의 체육 엘리트들이다. 중학교 시절에는 소년체전이나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입상하여 특기생으로 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았고, 고등학교에서도 꾸준히 훈련하면서 기량을 갈고 닦아 국내·외의 각종 대회에 출전하여 거둔 실력을 바탕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우리나라 스포츠는 크게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으로 나눌 수 있다. 인기종목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실업팀이나 대학에서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서로 모셔 가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비인기 종목은 기업이나 대학에서 운동부를 운영하는 곳이 드물어 진출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졸업반이 되면 코치나 감독선생님들은 선수들을 실업팀에 보내거나 대학으로 진학시키기 위해 여간 애를 쓰는 것이 아니다.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우승이라도 한 사람은 비교적 수월하지만 기록이 저조한 선수들은 어느 문턱도 넘어서기가 어렵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학교 스포츠는 체육영재를 발굴해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제는 교육적인 차원에서 방향을 바꿔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학교 체육시간을 통해 다양한 운동을 경험하며 그 기능을 익히고, 자신의 체력을 증진시키면서 사회에 진출해서는 자연스럽게 생활체육과 연계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러면 각종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될 수 있고 발전을 이루어서 스포츠 인구의 저변확대와 아울러 국민건강 증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은 학교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시합에 출전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다보니 기초학력이 떨어지기 쉽다.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제대로 학업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체육관련 학과에 진학해도 고된 훈련과 경기일정을 소화하는 터라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불가능하다.

‘학교에 체육수업 시간은 있으나 체육활동이 소홀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체육영재를 육성하기 위한 우리의 학교체육 정책에 큰 책임이 있다는 소리다. 이제는 학교 체육이 엘리트를 양성하기보다는 학교체육의 목표에 걸맞게 모든 학생들이 여러 가지 운동을 즐기면서 학생들의 기초체력 향상과 신체적 발달을 도모하고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학교교육을 통해서 지(知)·덕(德)·체(體)를 고루 갖춘 사람을 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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