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이대호 "메이저리그 가고 싶다"
상태바
이대호 "메이저리그 가고 싶다"
  • 글=이충건 기자·사진=김재중 기자
  • 승인 2013.11.14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독인터뷰 | 일본이냐 미국이냐 선택 기로 선 '빅보이'

■‘빅 보이’ 이대호의 화보촬영 현장

전문 모델 뺨치는 능수능란 포즈
글로벌 건축자재기업 청암, 영업직원 자녀 아역모델 발탁
지역 기획사, 지역 스튜디오 활용 ‘상생모델’ 만들어

"잘 맞을 때나 잘 맞지 않을 때나 집에 올 때가 제일 좋죠."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의 4번 타자 이대호(31)를 만났다. 지난 8일 대전 서구 탄방동 스튜디오 사진발전소에서다. CA그룹(대표이사 회장 이언구)의 화보촬영장이다. CA그룹은 PVC창호, 새시, 도어, 시스템창호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건축자재기업 ㈜청암을 비롯해 청암 홈, 청암솔라(태양열 온수), 청암물류, 청암아이티(IT서비스), 디트뉴스24(이하 언론사) 세종포스트, 대전포스트, 충남포스트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대호는 청암의 전속모델이다. 지난 1월 TV CF광고와 화보촬영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유니폼이 아닌 정장차림이지만 전혀 낯설지 않다. 말쑥하다. ‘빅 보이(Big boy)’란 애칭이 괜히 붙여진 게 아니었다. 커다란 덩치에 작은 얼굴 사이즈, 그리고 앳된 인상까지. 야구배트, 지구본, 캠코더, 카메라, 노트북, 서류 등을 들고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게 숙련된 모델의 포스가 느껴질 정도.
광고대행사 ‘스토리공작소’의 서영철 대표는 "약속, 믿음, 신뢰라는 청암의 기업 정신과 청암 제품의 튼튼함, 편안함, 친환경, 에너지효율, 글로벌, 안전과 언론 계열사들의 정의, 감시, 공정, 공익 등의 가치를 부각시키겠다는 게 연출 의도"라고 설명했다.

촬영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사진작가 윤광빈과 모델 이대호는 찰떡궁합이었다. 작가의 계속되는 주문에 이대호의 표정이 때론 진지하게, 때론 귀엽게 바뀌었다. 윤 작가가 "빨라. 아주 좋았어"를 외치자 이대호는 "빨리 끝내야죠"라고 응수했다. 실제 막힘이 없었다. 8시간으로 예정됐던 촬영시간도 5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역모델들과의 ‘착한 아빠’ 포즈도 천연덕스러웠다. 경기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딸을 위해 요리를 준비하는 TV CF의 ‘딸 바보’ 연기를 재연했다. 청암 측은 전국의 영업소 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아역모델을 선발했다. 이대호는 아이들과 일일이 ‘착한 아빠’ 포즈로 사진촬영을 했다.


■ 일본이냐 미국이냐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 있다"
소프트뱅크 거액 배팅, 미 구단들도 관심
"에이전트 발탁해 협상 응할 것"

이대호는 화보촬영 후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우암소구이전문점 ‘우두령’에서 세종포스트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도 밝혔다.

- 소주 한 잔 하자.
"몇 시간동안 촬영했더니 지친다. 빈속이니 맥주부터 한 잔하자."

이대호는 맥주 한 잔을 한 번에 비웠다. 그리고는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 일본에서 2년간 뛰었으니 화우 많이 먹었겠다. 한우랑 비교하면 어떤가.
"확실히 한우가 맛있다. 화우는 기름기가 많아 다섯 점만 먹으면 질려서 더 이상 못 먹겠더라."
- 잘 먹는 게 보기 좋다. 체중 관리는 안 해도 되나.
"지금 정도의 체중은 유지해야 한다. 급격히 체중이 줄면 컨디션 관리에 지장이 생긴다."
- 충청도 연고 팀은 한화 이글스다. 한화 선수 중 누구와 가장 친한가.
"김태균이다.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로 친밀하게 지낸다."
- 이승엽과도 친하지 않나?
"승엽 형은 후배로서 존경할만하다. 승엽 형이 요미우리 갈 때 좋은 조건으로 가줘서 후배들에게도 길이 열린 것 아니냐."

이대호는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릭스 버팔로스는 이대호에게 2년간 총액 8억엔(약86억원)의 계약조건을 제시한 상태. 이대호는 현재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 인터뷰 당일까지 오릭스는 이대호를 붙잡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이대호는 굳이 오릭스 잔류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오릭스 측도 소극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지난 12일 일본 언론에 "최대한의 조건을 제시했다. (우리가 제시한 조건이) 다른 구단에 뒤쳐지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
이대호는 "서두를 게 없다"며 느긋한 태도다. 일본의 다수 매체들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4년 18억엔, 1년 49억원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몇 개 구단이 이대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대호 측도 곧 협상에 나설 에이전트를 구할 예정. 한 마디로 선택의 폭이 넓다는 얘기다.

- 프로선수로서 어떤 대우를 받느냐는 자존심의 문제 아닌가. 그런 점에서 오릭스 잔류는 끝났다고 봐야 하나.
"오사카에서 2년 살았고, 아내도 정을 많이 붙였다."
- 언론보도를 보면 오릭스는 붙잡고 싶어 하고 붙잡을 자신이 있는 것처럼 나오더라.
"…"
-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탐내는 것 같고, 또 배팅을 상당히 한 것으로 아는데.
이대호의 형인 이차호가 대신 답했다. "소프트뱅크가 대호를 필요로 하고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다. 선택의 폭은 여전히 넓다."
- 개인적으로 일본 야구는 재미가 없더라. 너무 교과서적이다. 차라리 한국야구가 재미있다. 요즘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해서인지 미국야구가 재미있고.
"사실이다. 일본야구가 재미는 없다. 처음에는 일본야구를 어렵게 봤다. 막상 접해보니까 우리나라 에이스들이면 다 통한다고 본다. 나도 미국에 관심 있다."
-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가 있다는 얘긴가.
"프로선수라면 도전해보고 싶은 리그 아니겠나."
옆에서 이대호의 형인 이차호가 거들었다. "몇 개 구단에서 대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곧 에이전트를 구해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대호는 지난 7월 28일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한 적이 있다.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심판 판정에 격분, 강력하게 항의하다 빚어진 일이다.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세이부 선발 기시 다카유키의 4구째 109㎞ 느린 커브가 이대호의 배트에 맞고 굴절됐는데 심판이 삼진을 선언했다.

- 세이부와의 경기에서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해 퇴장당한 게 기억에 남는다.
"볼이 배트에 맞고 파울이 됐는데 구심이 헛스윙 삼진을 선언했다. 정말 화가 나서 한국말로 싸웠다. 구심이 욕하는 걸로 생각했는지 바로 퇴장시키더라."
- 일본야구가 오심이 많은 것 같던데.
"일본 심판들이 장난을 많이 친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두산이 3승 1패로 우위를 보이다 7차전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뒤집혔다. 이대호는 어떤 생각일까.

- 전적 3승2패로 따라잡혔을 때 6차전에서 두산이 결판을 내지 못하고 결국 시리즈가 삼성의 3연패로 결판났다. 두산 감독이라면 어떻게 했겠나.
"내가 두산 감독이었으면 6차전서 에이스를 모두 올려서 승부를 봤을 것이다. 7차전까지 끌려간 게 두산의 패착이 아닌가 싶다."
- 앞으로 감독이 되고 싶나.
"당연하다. 좋은 감독이 되고 싶다."
- 좋은 감독이란 어떤 감독인가.
"대표팀 감독으로 만났던 김경문 조범현 감독님이 생각난다. 고참들은 스스로 몸 관리를 알아서 할 정도는 된다. 알아서 하도록 믿고 맡겨줘서 좋았다. 연습만 많이 시킨다고 (플레이를) 잘 하는 게 아니다. 열정이 있으면 알아서 한다. 로이스터 감독에게서도 많이 배웠다. 보통 감독들이 12시까지는 숙소로 돌아오라고 하는데, 들어왔다가 12시 30분에 다시 나가버리는 게 선수들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술을 마시든 말든,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