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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을 ‘악취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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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을 ‘악취수사대’
  • 이충건
  • 승인 2015.09.1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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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환경시설 부실여부 등 되짚어야

명분 옳아도 신뢰 잃으면 정당화 안 돼

‘첫마을 수사대.’ 요즘 세종시 첫마을 사람 전체가 과학수사대의 일원이 됐다. 악취 때문이다. 지난 14일 산 너머 장군면의 한 동물유지 생산 공장에서 창고 저장물이 부패하고 가동중단, 악취방지시설 공사 등의 조치가 있었지만 악취는 멈추지 않았다. 세종시 녹색환경과에 제기된 민원만 100여건. 참다못한 주민들이 직접 조사에 나선 것이다. 각종 편의시설 부족에도 "공기하나는 좋다"며 만족감을 보였던 입주민들이 하나 둘 수사대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 20일 현재 세종시가 추정한 악취 발생점은 클린에너지센터. 음식물쓰레기와 하수슬러지를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시설인데, 잉여가스를 연소하는 소각로에서 역한 냄새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매캐한 냄새를 풍기는 폐기물연료화시설이나 열병합발전소 부지 절개지에 ‘싸구려’ 녹생토를 시공한 LH도 악취 원인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행복도시건설청과 LH가 ‘세계 최초의 최첨단 시설’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켰던 각종 환경·에너지시설의 현주소다.

물론 이런 시설들은 모두 환경관련법이 정한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을 것이다. 주민들이 소비하고 버린 폐기물을 모아 에너지까지 생산하니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그러니 조금만 참으면 될 일일까?

아니다. 악취 원인을 찾아 제거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시설에 부실은 없는지, 폐기물 운반이나 바이오가스 혹은 고형연료를 생산하는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또 지역난방공사가 이런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배가스를 배출하는 데 미비점은 없는지 모두 다시 짚어볼 일이다. 지금이라도 환경전문 집단에 용역을 의뢰해 따질 건 따지고 고칠 건 고쳐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옳은 명분도 신뢰를 잃으면 정당화될 수 없지 않은가.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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