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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 가진 ‘기버’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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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 가진 ‘기버’가 성공한다
  • 안계환(독서경영연구원장)
  • 승인 2013.07.15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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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계환의 독서경영
‘기브앤테이크’ 애덤 그랜트 지음 | 생각연구소 펴냄 | 1만6000원

우리는 흔히 경쟁에서 승리해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이익보다 내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상대평가에 따라 내신 성적이 매겨지고 학점에 따라 장학금이 결정됐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보다 좋은 평가를 받아야 승진을 할 수 있었다. 남보다 강해져야 하며,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성공의 철칙’은 오랫동안 우리의 의식을 지배해왔다. 강한 자, 승리한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는 ‘승자 독식’의 룰은 미덕이 됐으며, ‘하나를 주고 열을 얻으면’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한마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고 믿었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자기 할 일을 희생해가며 남을 돕고,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귀중한 정보를 과감하게 공유한다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총동원해 누군가를 돕고자 애쓰는 사람, 상호관계에서 무게의 추를 상대방 쪽에 두는 사람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그 ‘착하고 이타적인 사람’은 나쁘고 이기적인 사람에게 이용만 당할 뿐 성공과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이런 기준에 의해서 분류해 보자. 남에게 베풀기보다는 내 이익을 먼저 챙기는 사람(테이커, taker). 받는 만큼만 주고, 주는 만큼만 받으려는 사람(매처, matcher). 마지막으로 나보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조건 없이 베푸는 사람(기버, giver). 어떤 사람들이 가장 많은가? 또 당신은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테이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상호관계를 입맛에 맞게 왜곡하고 다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한다. 그러기에 장기적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듣기 어렵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기버는 상대적으로 드문데 그들은 상호 관계에서 무게 추를 상대방에 두고 자기가 받은 것보다 더 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는 기버가 가장 좋은 사람이고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하지만 만만한 사람 정도로 치부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거나, 피드백 없는 양보를 퍼주다가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브앤테이크(원제 Give and Take)>는 이 질문에 상식을 깬 대답을 내놓는다. ‘독한 놈이 성공한다’는 비즈니스의 오랜 명제는 틀렸으며, ‘양보하고, 배려하고, 베풀고, 희생하고, 조건 없이 주는 사람’이 성공 사다리의 맨 꼭대기를 차지한다는 것.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로 ‘호혜의 원칙과 성공의 상관관계’를 10년 이상 연구해온 저자는 세계 각국에서 펼쳐진 수많은 최신 심리 실험과 경영학 이론, 그동안 접한 적 없는 독창적인 사례를 버무려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어불성설의 가설을 ‘진실’로 제조해낸다.

바로 성공 사다리의 맨 꼭대기에 오르는 것은 ‘기버’라는 다소 충격적인 결론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탐욕이 넘치는 정치판에서 끝없는 양보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던 링컨,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투자기회를 놓치던 투자자 호닉의 이야기 등 수많은 사례 속에서 양보와 호혜의 원칙을 찾게 된다.

최적의 협상 결과물은 "서로 이기는" 창의적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협상 원칙을 새삼 깨닫게 한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에 오른 사람들은 남을 위해 배려하고 희생하고 양보한다. 반면에 자기 것만 챙기다가 처절한 실패를 맛본 테이커들은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평범함에 머무른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버는 성공 사다리의 밑바닥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기심 없이’ 베풀기만 하는 기버는 타인의 이익을 중요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하찮게 여긴다. 자신의 욕구를 돌보지 않고 타인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바치며 그 대가를 치른다. 이기심이 전혀 없는 기버는 친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느라 수업을 빼먹고 공부할 시간도 빼앗기게 된다. 이 책에서 배울 가장 큰 교훈은 이기심을 가진 기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빌 게이츠는 이렇게 주장했다. "인간에게는 이기심과 타인을 보살피고자 하는 두 가지 강한 본성이 있다." 빌 게이츠의 전략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례 속에서 알려주는 교훈은 배워둘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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