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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눈물은 더 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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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눈물은 더 짜다고?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승인 2013.03.22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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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함께 읽는 과학이야기

눈물에 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 직업은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눈물 평가사가 되겠군요. 미국드라마 중에는 얼굴 표정만으로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내는 수사물이 있습니다. 눈가 주름의 움직임이나 입이 삐죽이는 모습 등 표정만으로 진범인지 아닌지를 가려내지요. 당연히 거짓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제 직업 방식도 그와 비슷합니다. 대신 저는 눈물을 이용합니다. 감정을 분석할 대상의 눈물을 모아서 성분을 분석해 그 눈물이 자극적인 물질 때문에 나오는 반사적 눈물인지, 화가 나서 나오는 눈물인지, 기뻐서 나오는 눈물인지를 파악합니다. 실험할 눈물만 모을 수 있다면 언제나 정확한 결과를 드립니다. 눈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요.

진실을 알려면 먼저 여러분께 눈물의 종류에 대해 말씀 드려야 합니다. 우리가 흘리는 눈물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평소 아무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입니다. 흰자위에 있는 60여 개의 덧눈물샘에서 1분에 1.2㎕씩 나오는 눈물이죠. 사람은 보통 2~3초에 한 번씩 눈을 깜빡거려 눈물을 배출시킵니다.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서입니다. 극소량이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눈물이 없다면 눈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둘째는 양파껍질을 까는 등 자극적인 물질을 접했을 때나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등 자극에 의해 반사적으로 나오는 눈물입니다. 셋째는 감정의 눈물입니다. 기쁠 때, 슬플 때, 화가 났을 때, 감동했을 때 인간은 눈물을 흘립니다. 감정에 따라 눈물을 흘리는 것은 인간뿐입니다. 그러기에 감정을 연기하는 사람이 쏟아내는 눈물에 우리는 공감하고 감동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감정의 눈물은 반사적 눈물에 비해 단백질 성분이 많습니다. ‘카테콜라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성분의 함량도 양파 깔 때 자연적으로 나오는 눈물에 비해 2배가량 높아집니다.

감정의 눈물도 구별이 가능합니다. 기뻐서 흘리는 눈물, 슬퍼서 흘리는 눈물, 분노하거나 화가 나서 흘리는 눈물은 성분에는 큰 차이가 없으나 농도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화가 났을 때 흘리는 눈물은 다른 감정에서 흘리는 눈물보다 짭니다. 교감신경이 흥분해 수분은 적고 염화나트륨은 많은 눈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흥분하게 되면 눈을 평소보다 크게 뜨고 눈의 깜박임은 줄기 때문에 눈물이 포함하는 수분의 증발량이 많아집니다. 그러니 눈물이 짜지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눈물의 98.5%는 물이고 나머지 1.5%는 염화나트륨, 염화칼륨 등의 염류와 알부민 등의 단백질과 지방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짠맛이 나는 물이라면 대략 눈물과 비슷하기는 하겠지요. 그러나 눈물의 1.5%에는 작지만 특별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리소자임(lysozyme)입니다.

1921년 알렉산더 플레밍은 눈물과 침에서 마이크로코커스 레이소데이크티쿠스 균을 죽일 수 있는 리소자임을 발견했습니다. 눈물에는 리스테리아와 스타필로코커스 같은 미생물을 죽일 수 있는 항생물질도 있지요. 눈의 청결을 유지하겠다고 손을 닦는 것처럼 물로 눈알을 ‘뽀드득’ 닦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 되겠지요.눈에는 눈물이 보약이란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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