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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마지-충청도 반가음식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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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마지-충청도 반가음식의 재발견
  • 이충건
  • 승인 2013.02.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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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심씨 가문에서 전해지는 담백한 손맛 그대로

‘한식의 세계화’에 딱 부합… 100% 예약제 운영

미마지(味摩之)는 백제의 무용가이자 음악가로 일본에 기악무를 전파한 인물이다. 요즘 식으로 치면 한류의 원조 격인 셈이다. 2010년 12월 충남 공주에 이 역사인물의 이름을 딴 한식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우리 정부가 ‘한식의 세계화’를 부르짖으면서 신문·방송들이 경쟁하듯 취재해 간 곳이다. 외국인 손님에게 한국음식을 대접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 중 하나다.

▲ 연잎밥정식
‘미마지’는 조선시대 명문가로 손꼽히는 청송 심씨 가문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반가음식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육류 및 생선 등 기름진 음식의 사용이 최대한 절제돼 있다.

이 집을 운영하는 도영미 대표는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항공사 스튜어디스로 일하며 세계 각지의 문화유적을 둘러봤다. 자연스럽게 지역특성이 짙게 배인 문화상품과 특산품, 먹을거리 등을 접했다. 그러다 고향인 공주에서 공주민속극박물관을 운영하던 남편 심하용 씨를 만났다. 도 대표가 시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손맛 그대로 박물관의 신축 부속건물에 농가맛집 미마지를 차렸다.

▲ 소민전골정식
미마지는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보통 3일 전에는 예약해야 곤란한 일을 겪지 않는다. 연초나 박물관이 문화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3~10월에는 예약을 더 서둘러야 한다.

미마지는 반찬의 구성과 밥의 종류에 따라 크게 세 가지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소민전골정식은 전통적인 신선로를 가정에서 일상 식으로 먹기 편하게 간소화한 이 집의 대표메뉴다. 지금도 청송 심씨 종가에서 가족이 모이면 즐겨 해먹는다고. 연잎밥정식은 찹쌀, 밤, 대추, 은행 등을 쪄낸 자연의 향과 맛이 짙게 배어 있는 건강밥상이고, 밤밥정식은 공주 특산물인 밤과 다양한 계절 농산물을 활용해 만든 계절식이다.

음식재료는 도 대표가 집안 어른들에게 내놓을 밥상을 차리는 데 이용하던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이다. 특히 공주의 특산물인 밤을 활용한 음식은 이 집의 별미다. 밤 알맹이를 음식에 활용하거나 양갱을 만들어 디저트로 제공한다. 오랜 전통의 가양주는 청송 심씨 가문에서 명절이나 제사 때 쓰던 술인데 양이 허락하는 선에서만 내놓는다.

미마지 밥상에서는 진귀한 식재료를 찾기 어렵다. 충청지역 반가에서 흔히 즐겨 먹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속에 건강과 맛이 느껴지는 음식들로 이뤄졌다. 음식을 다 먹고 난 뒤 속이 편안한 느낌은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칠맛을 내기 위해 간장과 된장을 주로 사용하고 설탕대신 청을 사용한다.

과거 전통의 종가음식과 다소 다른 점이라면 샐러드 같은 현대적 메뉴를 더했다는 것. 신선한 지역 농산물에 유자청 등을 이용한 샐러드드레싱을 가미해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을 냈다. 전통한식의 정신을 살리면서 전통한식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재해석한 미마지 밥상의 한 단면이다.

미마지에서는 ▲전통주 담그기 체험 ▲술지게미 활용 체험 ▲색깔이 살아있는 음식 체험 ▲천연염색 체험 ▲한지공예 체험 등 다양한 전통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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