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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을 입는 사람( MIU, Men in Uniform) 이 존경 받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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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을 입는 사람( MIU, Men in Uniform) 이 존경 받는 사회
  • 심은석 세종경찰서장
  • 승인 2012.11.20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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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초입이다. 첫눈이 오기도 했다. 붉은 단풍잎사이로 첫눈은 늦가을에 핀 눈꽃이다.
추위가 몰려오는 이번달부터 정부부처가 이전을 시작하고 연말까지 12개 기관이 이주를 완료하는 세종지역 경찰은 몸도 마음도 바빠지는 것 같다. 충남경찰은 정부부처 청사 경비대를 발족하고 경비, 보안대책이 강구되고 있으며 집회 시위를 대비하는 경찰부대 연합격대훈련도 진행하고 국가 중요시설 이전에 따른 치안대책을 발 빠르게 완벽히 진행하고 있다.
엊그제는 겨울철 결빙과 한파, 폭설 대비 경찰 주관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가졌다. 모든 도로에는 책임기관이 있다. 세종지역은 아직 준공전 도로가 많고, 세종 특별 자치시로 광역자치단체 기능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의 부족으로 다소 도로와 안전시설관리에 미흡한 감이 있다. 점차 개선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세종시 출범전 관할도로가 478km에서 980 km로 증가했다. 잘 뚫린 시원한 도로는 질주하는 속도감 만큼이나 사고위험과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이곳은 자주 안개가 끼고 결빙이 될 수 있어 대형사고의 위험이 높다.
다음주 정부청사앞 축구장 66개 크기의 인공호수 개장, 정안 인터체인지 진입로 15km 구간 신설 준공, 세종 정부 청사 경비대 준공 등 정부 청사 주변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지난주 11월 9일은 소방의 날이라 세종시 소방본부에서는 의용소방대원등 지역주민이 대규모로 축하해 주는 기념식이 있었다. 2007년 연기소방서로 출발하여 금년 7월1일 세종 소방본부로 확대 출범한 세종소방공무원들은 헌신적으로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살피고 있다. 제 50주년 소방의 날을 축하한다.
웅장하고 의미있는 기념식에서 세종시 소방기능의 비약적인 발전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보면서 헌신과 희생을 사명으로 해야 하는 제복입는 사람들의 소명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군인이나 소방관, 경찰과 같이 제복을 입고 근무하는 사람들을 흔히 MIU(Men in Uniform)라고 부른다. 누가 알아주지 않지만 음지에서 더 빛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국가를 위해 제복을 입은 사람들의 노고와 희생에 대한 사회 인식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MIU는 존경과 신뢰의 상징으로 통한다. 순직한 MIU는 영웅대접을 받는다. 외국의 MIU들은 "국가에 대한 봉사는 제복 입은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자긍심으로 돌아온다"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군인·소방관·경찰과 같이 제복 입은 사람이 존경받는 직업 10위 내에 모두 들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경찰, 소방관들은 "자식이 이 직업을 갖겠다면 한사코 말린다"고 할 정도여서 안타까울 뿐이다. 군인이나 경찰에 대한 비속어를 흔하게 사용하는가 하면 MIU를 존중하는 여건이나 교육환경도 부족한 실정이다.

군인이나 경찰은 인사 발령이면 전국 어디로든 이사가 잦고 부모를 따라 전국 곳곳으로 전학을 다녀야 하는 군인 자녀들은 ‘부모가 군인’이라는 이유로 평탄치 않은 학창 시절을 겪는 경우가 많다.
잦은 이사는 자녀 교육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정서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24시간 위험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 되어 있는 경찰관들도 잦은 인사이동과 가족들과의 정서적 유대감 부족으로 애로를 겪고 있다.
과거보다는 근무환경이 많이 나아졌지만 언제 어디든지 남들이 두려워 하고 하기 싫은 어려운 일들을 감당해야 하는 직업이다. 지역사회의 긴급상황이나 테러, 충격적인 사건 사고에 일차적인 진압 책임이 있다. 휴일도 야간도 근무해야 한다. 마주치는 현장마다 갈등과 아픔이 있고 소외된 사람들의 아파하는 사연과 위험 상황을 처리해야 한다.
얼마 전 1989년 5월 3일 부산 동의대에서 순직한 경찰관들에 대한 보상이 23년만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국가와 이웃에 대한 희생에 대한 보상이 너무 인색했던 것이 아닐까?

국가안보와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다 숨진 군인·경찰·소방관들의 명예를 기리고 이들을 알리기 위해 외국처럼 ‘명예의 전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며칠 전 서울경찰에서는 직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1,365여명의 이름을 비석으로 새기고 추모의 벽으로 기리고 있다.
충남경찰도 내년 이전하는 홍성 청사에는 경찰 추모관이 설계되어 있다.
조직내부에서 순직한 선배, 동료들에 대한 추모와 존경운동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당연한 우리의 책무다.
미국 911 테러당시에 세계무역센터 현장주변에 있던 경찰, 소방관들은 모든 시민들이 멀리로 대피하는 현장에서 불길이 치솟는 빌딩으로 진입하여 인명을 구조하다가 411명이나 현장에서 순직하였다. 그들의 용기와 헌신은 시민들의 존경과 사명감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민들이 마지막까지 의지하고 의무를 다하기를 기대하는 제복입은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는 그저 일반 공무원과 똑 같을 뿐이다. 과거 우리 아이들이 부모님의 직업을 당당히 경찰공무원으로 쓰지 않고 공무원으로 쓰고, 가급적 사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을 선호 하거나 출 퇴근시간에 제복 입는 것을 꺼리는 경찰, 소방관의 이야기가 단지 그들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미국은 주마다 국립묘지에는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아와 직접 눈으로 보고 희생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는다. 훈장, 나아가 제복을 입은 사람들에 대한 존경을 유도하고 있다.
훈장을 차거나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다가가 "나라를 위해 일해 줘서 고맙다"고 감사를 표시하는 광경은 결코 낯설지 않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국가를 위해 숨진 군인·경찰·소방관 등 MIU를 기리는 대규모 추모시설 및 기념관을 지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으로 제복 입은 사람들이 존경받고 대우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 하지 않을까.

이제 우리나라도 생활의 현장과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아픔의 현장에서 이들을 돌보고 지켜주는 경찰, 소방, 군인등 제복을 입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충분한 인력과 예산의 지원, 밤 근무와 휴일 근무에 대한 적정한 보상, 생명을 버리며 헌신하고 순직한 사람들에 대한 추모와 남겨진 유가족에 대한 배려는 진정한 문명국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책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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