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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4H 구락부 회원 하겠다고 바지저고리 입고 나타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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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4H 구락부 회원 하겠다고 바지저고리 입고 나타난 사나이
  • 이성원(연기새마을금고 이사장)
  • 승인 2012.10.25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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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4H유니폼을 입고 농촌계몽활동에 임하다

▲4H 뱃지
야간 통행금지가 있을 때인데도 밤늦도록 4H 구락부 회원모집과 교육에 열을 올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도대체 어떤 열정이 있었길래 그토록 열을 내어 사회계몽활동을 했는지 모른다. 아마도 헐벗고 굶주린 가난을 이겨내고자하는 사명감이 강했기 때문이리라. 물론 그렇게 하도록 뒤에서 밀어준 아내와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4H 목줄과 리본뱃지
하루는 전의면에서 4H 구락부 회원을 모집하고 마을 공터에서 첫 회합을 가졌는데, 키가 큰 청년이 나타났다. 이 청년은 자기도 4H 회원에 넣어달라며 필자를 찾았다. 그런데 행색을 보니 글을 읽던 서당 작은 훈장처럼 보였다. 손이 가늘고 고운 것으로 보아 농사는 안 해본 것 같았다. 게다가 옷차림새가 무명 바지저고리를 입었다. 당시 4H 회원에게는 초록색의 유니폼이 지급되었다.

▲1975년 4H 활동을 기록한 자료

이 청년은 늦게 나타나서는 회원으로 열심히 활동할 터이니 꼭 넣어달라고 간청했다. 참 난감했다. 당장 복장부터 바꿔줘야 하는데, 이미 회원들은 유니폼이 지급됐기 때문에 별도로 맞춰야 했다.

▲ ▲4H 활동을 기록한 자료
이 청년이 하도 진지하게 간청을 해 하는 수 없이 회원가입을 승낙하고는 유니폼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필자가 갖고 있던 돈과 주변 재력가들의 도움을 빌어서 겨우 초록색 4H 유니폼을 구할 수 있었다. 바지저고리를 입었던 이 청년이 초록색 4H 유니폼을 입고 좋아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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