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떠나는 청년, 세종도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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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떠나는 청년, 세종도 예외 아니다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8.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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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세종시 고용률 통계에 숨겨진 '청년 소외'… 전출 인구 절반이 2030

대한민국 3대 인구문제를 꼽으라면,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이다. 수조 원을 쏟아도 풀 수 없는 이 난제의 해답은 사실 ‘청년’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거리낌 없이 결정할 수 있는 사회, 스스로 자립해 부모를 빈곤 세대로 만들지 않는 사회,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지 않고도 만족하며 살 수 있는 사회. 이보다 더 간단한 해답이 있을까?

지방분권을 저해하는 수도권 집중 현상은 청년 엑소더스(exodus) 현상으로 심화되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을 목표로 하는 세종시가 지금까지의 안일함을 벗고, 청년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세종시 청년 정책, 이게 최선입니까?’를 주제로 세 편의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세종시 청년고용률 통계에 숨겨진 오류와 킬러 청년 정책 부재, 규제에 막힌 청년 푸드트럭 문제를 차례대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① 청년 엑소더스, 세종도 예외 아니다

② 킬러 청년 정책 없는 세종, 갈테면 가라?

③ 바퀴 빠진 세종 푸드트럭, 청년들은 왜 좌절했나 <끝>.

세종시의 높은 고용 지표 대비 고용 환경이나 정주 여건에 대한 청년들의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지만, 청년층 전출을 막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 높은 고용 지표 대비 고용 환경이나 정주 여건에 대한 청년들의 체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인구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지만, 청년층 전출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고용률(15~64세)이 매번 특·광역시 상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청년들의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 7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 15∼64세 고용률은 67.1%로 지난해 동월 대비 0.7%p 상승했다. 전국 특·광역시 중 인천 다음으로 높다. 취업자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만 명 늘어났다.

시는 높은 고용 지표에 대한 원인이 그간 펼친 일자리정책의 효과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성장하는 도시 특성상 또는 이주 인구 특성을 보면, 저절로 높은 고용률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좋은 고용 지표 성과에 파묻혀 청년층이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청년 A 씨(30)는 “세종시의 높은 고용률과 비교해 실제 보고 느끼는 것은 많이 다르다”며 “여전히 세종은 청년들에게 떠나야만 하는 도시가 되고 있다. 숫자만으로 나타나는 통계의 허점을 외면하고, 청년 고용률에 대한 문제 인식을 잃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고용률 최고 수준? 청년층은 '평균 이하'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해 7월 세종시 고용동향. 15∼64세 고용률은 67.1%로 높은 수준에 속하지만, 20~30대 고용률은 평균 대비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자료=통계청)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해 7월 세종시 고용동향. 15∼64세 고용률은 67.1%로 높은 수준에 속하지만, 20~30대 고용률은 평균 대비 낮았다. (자료=통계청)

올해 2/4분기 기준 통계청 시도·연령별 경제활동인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 평균 고용률(15~64세)은 66.9%로 나타났다. 20~29세 고용률은 57.7%, 30~39세 고용률은 76.1%다.

세종시 15~64세 고용률은 66%로 전국 평균과 비슷했다. 반면, 20~29세 고용률은 49.3%로 전북(47.9%)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30~39세 고용률도 75.3%로 전국 평균보다 0.8%p 낮았다.

반면, 40~49세, 50~59세 고용률은 각각 82%, 79.6%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보다 3.6%p, 3.7%p 높은 수치다. 전국 17개 시도와 비교하면 각각 4번째, 5번째로 높았다.

세종시 고용률을 견인하는 것은 결국 청년층(20~39세)이 아니라 장년층(40~59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맹점은 도시 특성에도 숨어있다. 지역 내 전입 인구가 이미 취업 상태에서 이주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일례로 올해 2월 행정안전부 이전 규모만 1100명, 최근 과기정통부 이전에 따른 인원도 1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통근자를 제외하더라도 적지 않은 수치다.

실제 2018년 하반기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중분류별 세종시 취업자 수 1위는 ‘공공 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분야였다.

세종시 이주민들의 이주 계기. 주택과 직장이전 요인이 1, 2순위를 차지한다. (자료=대전세종연구원)
세종시 이주민들의 이주 계기. 주택과 직장 이전 요인이 1, 2순위를 차지한다. (자료=대전세종연구원)

지역 내 취업보다는 거주 요인이나 직장 이전 요인이 취업자 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1월 발표된 대전세종연구원 ‘대전권 인구이동 양상과 특성-세종시 유입인구의 이주사유를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종시 이주민들의 이사 계기는 ‘주택 분양 당첨 등 주택매입’이 24.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직장이 세종시로 이동해 왔기 때문’이라는 답변(22.0%)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지난해 2월 열린 대전·세종·충청사회학포럼에서 한국노동연구원 강동우 부연구위원은 “지역 간 인구이동과 통근권 변화상을 통해 세종시 출범 이후 소위 빨대효과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세종시 거주 경제활동인구의 인접지역 통근 양상을 보면 세종시로의 인구이동은 경제활동이 아닌 주거이동의 결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청년 엑소더스, 세종도 예외 없다

세종시만큼 인구가 늘고 있는 곳도 없다. 다만, 순인구 유입 통계는 도시 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속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시사점이 남는다. 

2018년 한 해 세종시 인구 순 이동(총전입-총전출)은 3만 1433명으로 집계됐다. 8만 6433명이 전입했고, 5만 5000명이 전출했다.

이중 세종시에서 타 시도로 이주한 인구(시도 간 전출 인구)는 2만 655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를 보면, 25~29세가 332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34세 3158명 ▲35~39세 3158명 ▲20~24세 2452명 순이었다. 전체 시도 간 전출 인구 대비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45%(1만1967명)를 넘어섰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세종시 청년인구(15~34세)는 7만 4000명으로 집계됐고, 실업률은 타 시도 대비 낮은 편에 속한다”며 “이미 직업을 가지고 이주하는 경우가 많은 특성도 인지하고 있다. 연구 용역을 통해 청년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마친 만큼 올해 시행계획에 따라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청년 A 씨(30)는 “서울이 고향인 친구들은 서울로, 지방이 고향인 친구들도 모두 서울로 떠나고 있다”며 “청년을 지역에 남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정책을 선도하는 지역이 있다. 세종시도 일자리, 청년 정책 측면에서 혁신적인 정책, 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해 청년들을 적극 붙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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