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청년 정책 없는 세종, 갈테면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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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청년 정책 없는 세종, 갈테면 가라?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8.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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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청년 정착 유인책 걸음마, 선도 정책도 부재

대한민국 3대 인구문제를 꼽으라면,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이다. 수조 원을 쏟아도 풀 수 없는 이 난제의 해답은 사실 ‘청년’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거리낌 없이 결정할 수 있는 사회, 스스로 자립해 부모를 빈곤 세대로 만들지 않는 사회,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지 않고도 만족하며 살 수 있는 사회. 이보다 더 간단한 해답이 있을까?

지방분권을 저해하는 수도권 집중 현상은 청년 엑소더스(exodus) 현상으로 심화되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을 목표로 하는 세종시가 지금까지의 안일함을 벗고, 청년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세종시 청년 정책, 이게 최선입니까?’를 주제로 세 편의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세종시 청년고용률 통계에 숨겨진 오류와 킬러 청년 정책 부재, 규제에 막힌 청년 푸드트럭 문제를 차례대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① 청년 엑소더스, 세종도 예외 아니다

② 킬러 청년 정책 없는 세종, 갈테면 가라?

③ 바퀴 빠진 세종 푸드트럭, 청년들은 왜 좌절했나 <끝>.

세종시가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1개 과제를 선정해 본격적인 시행에 나섰지만, 선도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청년 복지 정책과 관련해 세종시 지역 청년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종시가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인 시행에 나섰지만, 선도적인 정책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청년 유치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타 시도와 비교해 지역 청년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토로가 나온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가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을 붙잡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정착시킬만한 킬러 콘텐츠가 부재해서다.

올해 2월 시는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2016년 12월 제정된 세종시 청년기본 조례에 근거한 조치다.

청년 정책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책 질적인 측면에서 타 시도와 유사하거나 오히려 평균 수준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지우기 어렵다. 일자리나 창업, 청년 복지 정책 어떤 분야에서도 선도할만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 못해서다.

지역 청년 A 씨(28)는 “경기도나 대구, 광주 등 여러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청년 정착 유도 정책을 펴고 있다”며 “세종시 청년 정책을 잘 들여다보면, 실효성이 없거나 개선이 필요한 사업들이 많다. 무엇보다 정책 발굴 과정에 참여해 현실적인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도 여전히 좁다”고 말했다.

#. 청년 정책 컨트롤타워 부재, 일자리 정책 제자리

세종시가 올해 수립해 시행 중인 청년정책 비전과 방향. (자료=세종시)
세종시가 올해 수립해 시행 중인 청년정책 비전과 전략. (자료=세종시)

시는 올해 청년정책 기본계획으로 5대 전략, 21개 과제를 수립했다. 비전은 ‘행복한 내일이 있는 청년, 청년이 살기 좋은 세종’이다.

청년 관련 정책 21개 과제는 총 11개 부서에 흩어져있다. 올해 초 일자리정책과 청년정책담당으로 컨트롤타워를 지정했지만, 현실은 그대로다. 대구, 광주, 경기 등 타 지자체가 청년센터를 추진 주체로 놓고 각종 지원책을 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시에 따르면, 세종시 청년센터 설립계획안은 지난달 확정됐다. 공간 입주까지 우선 2년 간 새롬종합복지센터 내 위치한 세종시복지재단이 관련 업무를 위탁해 맡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2022년 문을 열 싱싱장터 3호점 건물에 청년센터 공간이 설계됐다”며 “아직 세종시가 민간위탁 여건이 충분하지 못하다. 몇 개 공기관 중 복지재단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위원회 설치 및 실비변상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청년위원 할당제도 도입된다. ‘위촉직 위원을 구성할 때에는 청년 위원이 10분의 1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권고 조항을 넣는 방식이다. 정책 논의 과정에 청년층 참여 비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청년위원 할당 목표치는 2020년 8%, 2021년 9%, 2022년 10%로 정했다. 현재 64개 위원회, 1260명 위원 기준 청년 비율은 약 6%(76명) 정도. 시가 목표한 비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이보단 청년 주도형 정책이나 사업에 한해서는 상당수 위원 비율을 청년층에 할당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청년 A 씨는 “세종시 청년 정책이 현실과 엇박자가 나는 이유는 청년층이 의사결정 주도 계층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직접 건의를 해야만 위원회 등 협의체에 청년층이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정책도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시는 4차 산업혁명 및 첨단산업 관련 기업 유치를 청년 정책 추진 과제에 포함했지만, 올해 7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데 그쳤다. 목표치는 25개사 유치, 250명 고용 창출이다.

하반기 수도권 기업 대상 세종시 투자의향 조사 등이 실시되지만, 기업 진출에 따른 획기적인 유인책이 전무한 수준이어서 전망이 밝지 않다.

#. 생색내기용 지원 정책, 개선 의지 있나

세종시 청년정책 추진과제. 총 21개 사업이 11개 부서에 흩어져 시행되고 있다. (자료=세종시)
세종시 청년정책 추진과제. 총 21개 사업이 11개 부서에 흩어져 시행되고 있다. (자료=세종시)

시의 청년 정책 시행 의지는 타 지자체와 비교하면 쉽게 체감할 수 있다. 대학생 등록금 대출이자 지원사업이 단적인 예다.

시는 공고일 기준 1년 이상 본인 또는 부모가 시에 주민등록주소를 두고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우 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지원 대상자는 237명이다.

문제는 대상자 범위다. 재학생과 휴학생으로 한정하고 있다. 졸업자나 대학원생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졸업 후 취업 상태에서 학자금 대출 상환을 시작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유명무실한 정책에 가깝다.

올해 경기도 내 등록금 이자 지원 수혜자는 두 배 이상 늘었다. 대학·대학원 졸업생까지 포함해 대학 졸업 후 5년, 대학원 졸업 후 2년까지 학자금 대출이자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대상과 기간을 확대했다. 본인이나 직계존속 중 1명만 도내 1년 이상 거주하면 이자 지원이 가능토록 조건도 완화했다.

서울시도 마찬가지다. 올해 지원 대상을 졸업 후 5년 이내 서울시 거주자로 확대했다. 미취업자뿐 아니라 직업이 있는 사회초년생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제주도 역시 대학 졸업 후 10년 이내 미취업자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청년들이 생색내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세종시 지원책에 대해 의구심과 실망감을 갖는 이유다.

#. 청년수당 남 얘기, 동네도 잘 만나야

최근 세종시가 청년구직활동지원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3주 간의 설문조사를 마쳤다. 월 50만 원씩 6개월간 교육비, 도서구입비, 식비, 교통비 등 구직활동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총 357명이 참여한 세종의 뜻 온라인 투표 결과는 찬성 72.0%, 반대 28%. 정책 도입 유무는 향후 시민주권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검토키로 했다. 

고용부에서는 올해 3월부터 만 18∼34세 학교 졸업·중퇴 후 2년 이내 미취업 청년에게 구직활동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2년 이상의 미취업 청년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울산·전남·경남·제주 등 9개 지자체에서는 자체적으로 지원 사각지대에 해당하는 청년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기준 구직비 미지원 지자체는 광주·세종·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경북 등 8곳이다.

시에 따르면, 세종시 지원 대상자 수는 356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세종시 내 미취업 청년 3500명 중 중위소득 150% 이상, 실업급여자, 고용노동부 지원 수혜자를 제외한 수치다. 6개월 지원 시 총 1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올해 청년정책 관련 예산(229억 원) 규모와 비교하면, 4.3%에 해당한다. 

청년수당 개념의 지원은 각 지자체마다 명칭, 방식, 금액에 있어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다. 서울·부산·인천·대전·전남·제주 등 6곳이 6개월간 총 300만 원을 지급한다. 경남은 200만 원, 울산은 180만 원, 대구 150만 원, 경기 100만 원이다.

추경 예산을 확보한 강원도 역시 올해 30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청년수당 제도가 없는 곳은 세종·충북·충남·전북·경북·광주 등 6곳이다. 많게는 0원부터 300만 원까지. 청년들도 동네를 잘 만나야 한 숨 돌릴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시는 현금성 복지 정책 도입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지방재정으로 청년들에게 지원되는 구직활동비가 결국 세종에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시 관계자는 “지원금이 구직활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분석이 이제 막 나오고 있는 단계”라며 “청년배당이나 기본소득 쪽으로 전환되는 경향이 있어 구직활동비 지원 사업에 대한 지속성도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 수당 문제는 재정여건을 고려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구직지원비가 타 시도로의 취업에 쓰인다면 지방재정을 투입하고도 직접적인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청년 수당 도입 필요성은 지난해 10월 세종시의회 제53회 정례회 5분 발언으로도 언급된 바 있다.

이영세 부의장은 “장기적으로는 청년 센터에서 구직지원비 사업까지 하는 것이 맞고, 센터 위탁  시 청년 욕구와 수요에 맞는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관심가져야 할 것"이라며 "정부 구직지원 사업이 한계가 있는 만큼 사각지대에 해당하는 청년들을 살피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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