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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할 만한 영화제를 원한다면 폭넓게 세심하게 벤치마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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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할 만한 영화제를 원한다면 폭넓게 세심하게 벤치마킹해야 한다
  • 송길룡
  • 승인 2012.08.2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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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웅진공원에서 열린 공주보 수변영화제 행사장

지난 25일(토) 저녁 공주보 수변영화제를 찾아갔다. 본지 23일자에 살펴봤던 세종보 수변영화제와 비교해 볼 요량이었다. 세종보에서 세종시와 협력해 개최한 바와 마찬가지로 공주보 수변영화제 역시 한국영상자료원이 공주시와의 협력하에 개최했다. 공주보는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의 주요 보를 찾아 순회하는 ‘찾아가는 영화관’ 수변영화제의 마지막 상영장소였다.

별다른 이벤트 없이 치러진 세종보 수변영화제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도대체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수변영화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지 궁금했다. 앞으로도 지속될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내년에도 같은 곳에서 영화제가 열린다면 최소한 올해보다는 더 나아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 최소한의 수준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라도 마지막 일정으로 남아있는 공주보 수변영화제를 찾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공주보에서 열린 수변영화제는 세종보에서처럼 단독행사가 아니었다. 공주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축제인 제17회 고마나루축제의 장기간 일정을 채우는 일련의 행사중 하나였다. 고마나루축제는 7월21일부터 8월26일까지 한 달여 동안 진행됐으며 주말마다 각종 공연 등 지역특유의 행사와 이벤트들이 연이어 열렸다. 수변영화제는 고마나루축제의 하이라이트에 해당되는 날짜에 콘서트 행사와 연계돼 개최된 것이었다. 그러니 이미 한 달 그 이전부터 집중적인 축제 홍보에 곁들여 영화제 안내가 충분히 이뤄졌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 행사장 주변에는 벼룩시장 등 축제관련부스가 활기를 더했다
▲ 금강변 야외공연장 펜스의 관객들

금강이 바로 곁에서 흐르고 앞이 넓게 트인 금강웅진공원 야외공연장. 조명시설을 갖춘 콘서트무대와 야외상영용 에어스크린이 나란히 서있는 가운데 간이의자와 야외펜스에 여기저기 관객들이 모여있는 모습은 그 지역주민들이 얼마나 문화시설을 풍성하게 즐기는지 알 수 있게 해줬다. 아름다운 금강 물줄기를 자랑하면서도 강변에 변변한 야외공연시설 하나 마련해놓지 못한 ‘무늬만 명품도시’ 세종시. 겨우 세종보 홍보관 주차장 바닥에 비닐돗자리를 깔고 옹색하게 영화를 관람해야 했던 세종시 관객이라면 얼마나 부러움이 컸겠는가?

이 날의 콘서트는 이름하여 ‘찾아가는 강변콘서트’.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사)한국음악발전소가 주관했다. 소리새, 우순실, 장은아, 최백호 등등의 7080 통기타 음악공연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 콘서트에서 특기할만한 것은 바로 현 문화체육관광부 최광식 장관이 청중속에 있었다는 것이다.

음악공연에 장관이 참석하고 말고가 그리 큰일이냐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머지 않아 행복도시 정부청사 집무실에서 근무할 정부요인이 세종시보다는 공주시에서 문화행사를 참관하는 풍경으로 생각해보라. 같은 영화제가 열리는 두 곳인데 왜 세종시에서는 문화부 장관이 지역주민과 함께 문화를 즐기지 못하게 됐는가? 더욱이 그날의 행사장에는 영화행정의 총책임자인 영화진흥위원회 김의석 위원장도 배석했다.

세종시가 품격있고 내실있는 관 주도 영화제를 개최하고자 한다면 시민문화향유에 머무르지 않는 적극적인 시 문화예술 비전과 치밀하게 짜여진 문화정책 프로그램을 시도·운영해야 할 것이다. 물론 마음만 먹는다고 이런 일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 생각해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답이 있다. 다른 지역의 훌륭한 행사프로그램을 폭넓게 세심하게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새로운 광역시의 문화정책이 몇 자 안되는 책상머리에서 완성될 리 없잖겠는가.

▲ 이 날의 수변영화제는 검사와 여선생이라는 무성영화가 상영됐다
▲ 영화제에 앞서 열린 7080콘서트가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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