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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시온 선수에게 부끄럽고 동시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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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시온 선수에게 부끄럽고 동시에 고맙다
  • 세종포스트
  • 승인 2012.08.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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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제41회 추계 전국중고육상경기대회 투포환 종목에서 조치원중학교 2학년 김시온 선수가 동메달을 따냈다. 대단히 뜻깊고 기쁜 소식이다.

대회 결과에 대한 소식만을 접하게 되는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김 선수 개인의 열정과 노력에 큰 환호를 보내게 될 뿐만 아니라 응당 세종시의 체육지원정책에 대한 신뢰 역시 보내게 된다. 하지만 김 선수가 메달을 획득하게 되기까지의 실제 훈련상황을 되짚어볼 때 기쁜 소식 뒤의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김시온 선수가 평소 투포환 종목 훈련장으로 쓰는 곳은 이렇다 할 설비를 갖춘 체육시설이 아니다. 말 그대로 ‘어린이놀이터’다. 미끄럼틀과 그네가 움직이는 바로 그 놀이터 모래바닥에서 전국단위 경기대회에 출전하는 대표선수가 훈련을 해왔다. 시의 체육지원에 대한 무신경을 탓하기 이전에 같은 지역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측은함을 넘어 부끄러움이 앞서는 풍경이다.

자신의 체육 종목을 놓고 학교에서 학업을 이으며 열심히 뛰는 어린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 지역사회에서 해줄 수 있는 게 고작 그것뿐이었는지 통탄할 지경이다. 아무리 비인기 종목이라 하더라도 어린 학생들의 특기 발굴과 체육학습 향상의 측면에서 벌써부터 시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했다.

그러니까 김 선수의 동메달은 훈련과정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어린 선수 개인의 자력으로 따낸 것이라는 데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 그 기쁨을 지역주민이 그대로 나눠갖는 것은 언강생심이다. 더욱이 시에서 체육지원정책의 성과로 삼는다면 투자없이 이윤을 걷어들이려는 악덕업자 심리의 소산에 다름아니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지역사회와 시가 공히 어린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반성의 마음으로 되돌아봐야 한다. 충분히 배려하고 세심하게 관심을 쏟아붓는다면 부끄러움 없이 선수들의 놀라운 성과에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시의 관련부서에서는 가슴뜨끔하게 김 선수의 성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아무런 지원정책 없이 ‘어린이놀이터’ 등지에서 혼자서도 얼마든지 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다면 물론 시의 체육담당부서는 당장에 철폐돼야 마땅할 것이다. 혈세를 헛되이 낭비하는 쓸모없는 부서는 한 사람의 학생 선수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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