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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절(流頭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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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절(流頭節)
  • 정규호(전통장류명품화사업단 사무국장)
  • 승인 2012.07.3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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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멋과 맛이 가득한 조상들의 바캉스! 유두물맞이 해 볼까?

음력 6월 15일은 신라 때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는 유두절이다.
유두(流頭)는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으로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이란 말에서 유래가 되었다.

▲ 유두 시절식 - 수단
바야흐로 산으로 바다로, 바캉스를 떠나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 왔다. 예나 지금이나 더위를 피해 시원하게 여름을 나는 지혜가 세시풍속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하지 때 부채를 만들어 선물하는 풍속을 시작으로 소서와 대서, 삼복을 지내면서 다양한 피서풍속이 있었는데, 몸이 시원한 것 보다는 더위에 지친 몸의 기력을 회복하고 마음과 정신이 시원해지는 지혜가 함축되어 있다.

전통농경생활을 근간으로 살아 왔어도 세시의례로 보아 생활패턴은 오늘날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오늘날 잠시 일
▲ 유두 시절식 - 밀전병
손을 놓고 일상을 탈출하여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나는 것처럼, 이 무렵 유두절은 잠시 농사일을 접어 두고 멋과 맛을 즐기며 피서와 휴가를 보내던 세시풍속이였다.

음력 6월 15일은 신라때 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는 유두절이다. 유두(流頭)는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으로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이란 말에서 유래가 되었는데, 즉, 동쪽에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불길한 것을 씻어버리는 풍속에서 비롯되었다. 신라의 옛 땅인 경상도 지방에서는 유두를 물
▲ 유두 시절식 - 구절판
맞이라고 하는데, 유두는 여름철 더위를 식히는 물맞이 풍속과 깊은 연관이 있는 듯하다.

유두 풍속에 대하여 고려 때에는 "동도(東都:경주)의 풍속에 6월 15일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액(厄)을 떨어버리고 술 마시고 놀면서 유두잔치를 한다."라는 기록과 "나라 풍속은 이 달 15일에 동류수(東流水)에서 머리를 감아 불상(不祥)을 없애며, 이 회음(會飮)을 유두연(流頭宴)이라 부르게 되었다."라고 전하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경주 풍속에 6월 보름에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불길한 것을 씻어 버리고 액막이로 모여서 술을 마시는데, 이를 유두연 (流頭宴)이라 한다"라고 하였으며, 최남선의《조선상식(朝鮮常識)》풍속 편에는 여인들의 물맞이 장소로, 서울에서는 정릉 계곡, 광주에서는 무등산의 물통폭포, 제주도에서는 한라산의 성판봉(城坂峰)폭포 등을 적합한 곳으
▲ 유두 시절식 - 유두국수
로 소개되고 있다.

이렇듯 유두는 농사일을 잠시 쉬고 음식물을 가지고 맑은 시내나 산간 폭포에 가서 머리감기, 몸 씻기, 음주 등으로 하루를 즐기며 액(厄)을 면하고 더위를 식히는 오늘날의 바캉스 풍속이다. 유두절의 대표적인 풍속으로는 동류수 머리감기와 유두물 맞기 이다. 이날 동쪽에서 흘러오는 맑은 개울에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 뒤 유두음식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고 나쁜 일도 생기지 않는다고 하여 여인들이 즐겨 하였다. 동류수에 머리를 감는 것은 동쪽이 청(靑)에 해당하여 양기가 가장 왕성한 곳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유두물 맞기’라 하여 산간 계곡을 찾아 폭포물을 맞는 풍속이 있었는데 더위를 먹지 않는다 하여 남녀노소가 모두 즐겨 하였다. 이렇듯 흐르는 물에 몸을 씻는 것은 비단 더위를 식히는 행위이면서도 물에 정화력이 있음을 인정하여 심신을 물에 담궈 더러움을 떨쳐버리고자 하는 정신문화가 함께 함유되어 있다.

한편 이 무렵 수박, 참외 등과 같은 햇과일이 나오므로 햇과일과 국수, 떡 등을 사당에 올리고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유두천신(流頭薦新)이라 하였다. 호남지방과 영남지방에서는 농작물의 생육과 풍농을 기원하며 논이나 밭에 가서 농사를 관장하는 용신(龍神)과 농신(農神)에게 농신제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으며, 찰떡을 해서 물꼬나 둑 밑에 한 덩이씩 놓고, 물이 새지 않고 농사가 잘 되기를 비는 풍속도 있었다.

▲ 유두 풍속 - 동류수(東流水) 머리감기
▲ 유두풍속 - 농신제( 農神祭)

아울러 이 무렵 두벌 논메기를 마치게 되는데 논메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말이나 소를 만들어 두레의 우두머리나 상일꾼, 상머슴을 태우고 춤을 추며 돌아 온다. 이 때 논 주인의 집에서는 푸짐한 음식으로 일꾼들을 대접하는데 이를 ‘머슴놀이’라 하였다.

유두의 대표적인 시절식으로는 유두국수가 있다. 유두면(流頭麵)이라고 하는 유두국수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구슬처럼 만들어 형형색색 물들인 뒤 허리에 차고 다니거나 대문에 걸어 두어 잡귀를 막고자 하는 풍속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엔 더위를 타지 않는다 하여 밀국수를 유두국수라 하여 즐겨 먹고 있다. 유두시절식의 특징은 잡귀를 막기 위한 의미를 두어 형형색색의 음식을 즐겨 해 먹었다. 이러한 형형색색의 음식으로는 밀전병과 구절판이 있다. 밀전병은 밀가루전을 부친 다음 형형색색의 야채와 육류를 넣고 말아서 먹는 것이며, 구절판 또한 형형색색의 야채와 육류를 전에 싸서 먹는 음식으로 오늘날엔 고급 한정식의 메뉴로 개발되어 다양한 구절판과 밀전병이 한식요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두 시절식으로 수단과 연병이 있다. 수단은 찹쌀로 만든 새알을 차가운 꿀물에 타먹는 것인데, 얼음물에 타지 않고 그냥 먹는 것은 건단이라 하였다. 연병은 밀가루 반죽을 넓게 밀어 기름에 튀기거나 깨와 콩을 묻혀 꿀을 바른 음식이다.

유두 무렵이면 벌써 조와 수수는 이삭의 고개를 숙이는 시기로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된 오늘날엔 잘 볼 수 없지만 이삭이 고개를 숙인 조밭과 수수밭은 풍성한 가을들녘을 미리 볼 수 있는 여유로운 농촌의 풍경이다.

▲ 유두 풍속 - 머슴놀이

농사철의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잠시 쉴 수 있는 이 무렵에 조상과 농신에 대한 감사와 풍년을 기원하며, 농사일로 바빴던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서로의 수고를 위로하며 건강을 기원하고, 휴식을 취하며 더위를 물리치던 것이 조상들의 유두 풍속 이었다. 자연을 찾아 피서를 떠나지만 자연이 주는 건강한 삶의 밑거름을 세시풍속으로 승화시킨 조상들의 지혜처럼, 건강한 가을을 맞이하기 위해 삶의 여유를 함께 나누는 시원한 여름을 만들어 보자!

▲ 유두 풍속-동류수(東流水) 머리감기
▲ 유두 풍속 - 유두천신(流頭薦新)
▲ 유두 풍속 - 유두 물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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