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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낭만을 알고 사는 가수 최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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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낭만을 알고 사는 가수 최백호
  • 성현기(팝칼럼니스트)
  • 승인 2012.07.30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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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기의 음악이야기]








한국전쟁이 나기 2개월 전인 1950년 4월23일에 부산에서 태어난 최백호는 군복무를 마치고 부산 Down Town가에서 노래를 부르며 활동하다가 노래 잘하는 통기타 가수로 실력을 인정받아 가수의 꿈을 펼치기 위해 상경하였고 1977년 발표한 데뷔곡 ‘내 마음 갈 곳을 잃어’가 공전의 히트를 하여 스타덤에 올랐다.

78년 ‘그쟈’ ‘입영전야’를 79년에는 고향의 바다를 노래한 ‘영일만 친구’를 81년 ‘너를 사랑해’ 등 발표하는 노래마다 넘버원 히트송을 기록하며 MBC 10대 가수상과 KBS가요대상 남자가수상을 수상했고 국민여배우와의 세기의 결혼과 이혼으로 화제의 중심이 되기도 했었다.

이혼의 아픔과 삶의 굴곡을 겪은 최백호가 1983년에 발표한 ‘고독’은 그가 당시에 삶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깊이 하였는지를 잘 알 수 있는 곡으로 필자는 지금까지도 우리가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그가 부른 ‘고독’이다.

고독을 노래한 최백호는 노랫말처럼 산다는 것의 깊고 깊은 의미를 알기 위해 87년 삼각산 경국사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삶의 의미를 재정립하며 작곡에 전념하다 89년 미국으로 가서 LA한인 방송에서 DJ를 하며 다양한 음악세계를 접하고 93년 딸을 출가시키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애비’를 발표하며 컴백했다. 이곡의 매력은 탄탄한 구성력이다. Neil Young보다 더 염세적이었던 최백호의 짙음과 Adult한 주제가 조화를 이루며 대한민국 성인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 시했다. ‘낭만에 대하여’의 예고편과도 같은 ‘애비’의 등장은 그가 95년 ‘낭만에 대하여’를 발표하며 국민가수로 거듭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필자가 이글에서 최백호의 약력을 상세히 소개한 것은 그가 걸어온 길이 평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KBS와 MBC로 단순화된 방송환경에서도 방송관계자들의 부당한 행동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때론 가수로서 불이익을 감수하며 살기도 했는데 당시의 방송환경에서 가수가 방송관계자의 부당한 권위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림을 그리고 수필을 쓰는 최백호는 라디오방송 DJ까지 다재다능한 재능과 음악적 열정 그리고 낭만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필자는 사석에서 그를 형님으로 모시지만 마음속엔 형님보다는 존경하는 선생님으로 각인된지 오래이다. 방송 일을 하면서 업무관계로 만난 가수들과 형님 동생 호칭을 주고받는 이가 최백호를 비롯하여 이광조 변진섭 신승훈 임형순 김세환 등 많다면 많은 편인데 그중에서 최백호는 특별히 존경하는 분이다.

그는 작은 무대든 큰 무대든 일단 무대에 오르면 혼신을 다해서 10여곡 이상 노래를 한다. 배철수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고 열정이 가득한 가수가 최백호라고 얘기한 연유를 그의 무대를 접하면 금세 공감할 수 있다. 50세가 되던 해 모든 노래를 반키를 올려 부를 만큼 건강관리도 잘하며 지역의 작은 업소에 출연하게 되면 꼭 2번씩 무대에 선다. 소주와 탁주 몇 병 팔아서 자신의 출연료로 줘야하는 영세한 업주에게 손해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출연료도 많이 받지 않으며 자신을 기억하고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줄도 안다. 이런 것이 삶의 낭만이 아닐까?


요즘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가수들이 행사에 출연해서 노래 2~3곡 부르고 수천만원씩 받아간다는 얘기를 듣고 필자는 놀라움과 실망감을 주체하기가 어려웠다. 직업의식이 얼마나 빈약하면 가수라는 직업을 들고 나와 가수끼리 노래시합을 할까? 이런 모순된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출연료를 수십배씩 올려 받겠다고 배짱을 부린단 말인가?

가수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키지 못한 주제에…

한번은 무명에 가까운 여가수가 그 억지스러운 프로그램에 나온 것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그 여가수도 요즘 지방에서 한 번 부르려면 1천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깜짝 관심에 한 목 챙겨보자는 심보인 것 같다. 그래도 주고 부르는 곳이 있다고 시장논리를 주장한다면 필자 입장에선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삶의 낭만도 내 노래를 좋아하는 팬에게 감사할 줄도 모르는 자동판매기 같은 가수들의 노래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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