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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음악애호가의 열정이 만든 Travelin'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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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음악애호가의 열정이 만든 Travelin' 붐
  • 성현기(팝칼럼니스트)
  • 승인 2012.07.17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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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슬라이드 기타연주(끌리는 소리가 나게 치는 기타주법)와 깔끔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매력적인 Jeremy Spencer Band의 Travelin‘은 1980년대 중반 국내 Down Town가에서 많은 인기를 얻으며 방송가에 파급된 대표적인 Down Town 발굴 팝뮤직이다.

▲ Travelin'이 수록된 데뷔앨범Flee
당시에는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음악을 듣기위해 Down Town가를 찾았고 그곳에 있던 음악감상실과 음악다방은 방송음악프로그램보다 더 깊고 넓은 음악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었기에 방송보다는 Down Town가의 DJ들이 찾아 틀면서 히트한 팝뮤직이 많았다. If You Think You Know How To Love Me로 친숙한 영국출신의 밴드 Smokie의 음악은 모두가 Down Town에서 발굴되어 국민적인 인기를 모았듯이 Jeremy Spencer Band의 Travelin‘도 Down Town에서 먼저 소개된 히트곡이다.

1948년생인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Jeremy Spencer는 1960년대 후반부터 불루스기타리스트 "피터그린"이 이끌던 밴드 Fleetwood Mac에서 활동하다가 컬트종교에 심취하여 팀을 이탈한 후 1979년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Jeremy Spencer Band를 결성하였는데 Travelin‘은 데뷔앨범 Flee에 수록된 곡이다.

대전Down Town가에 이곡이 어필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 여름쯤으로 기억된다. 일부 DJ들 사이에서 괜찮은 팝송으로 인지되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Down Town DJ도 방송음악프로그램도 아닌 한 음악애호가의 열정이었다.

필자와 개인적으로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음악애호가 정제형은 밝고 리드미컬한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Smokie의 리드싱어 Chris Norman과 여성 록 싱어 Suzi Quatro가 함께부른 Stumblin' In과 함께 Jeremy Spencer Band의 Travelin‘을 광적으로 좋아했다.

현재 지명으로는 서구 관저동인 대덕군 기성면 관저리에서 태어난 정제형은 부유한 농가의 장남답게 예나 지금도 씀씀이가 넉넉하여 주변에 사람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필자를 비롯하여 지금은 고인이 된 이종원(대전MBC -FM 이종원의 뮤직박스) 등 DJ를 직업으로 하는 친구, 선배, 후배도 부지기수였다.

▲ 슬라이드 기타주법

평소 그 친구에게 술 한 잔이나 밥 한 끼를 신세지지 않은 DJ들이 없다시피 할 만큼 후덕하고 넉넉한 씀씀이로 어울렸기에 그가 음악다방이나 감상실, 주점 등에 나타나면 DJ들은 신청곡 순서는 물론이고 선곡순서조차 바꿔가며 Jeremy Spencer Band의 음반을 턴테이블에 올렸고 어김없이 Travelin‘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당시에 음악을 배우기 위해 거의 무보수로 일했던 초보 DJ들도 Travelin‘을 틀면 바로 쥬스 한 잔이 음악실로 들어왔기에 다른 팝뮤직은 몰라도 Jeremy Spencer Band의 Travelin‘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부각됐고 Jeremy Spencer Band의 연혁과 Travelin‘의 가사 등 끝임 없는 자료조사가 방대하게 이루어지면서 음악애호가 한 사람의 힘으로 Down Town가에 Travelin’붐을 이루었다. 필자는 방송프로그램에서 Jeremy Spencer Band의 Travelin‘을 소개할 때도 음악애호가 한 사람의 열정으로 우리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곡이라고 여러차례 얘기한 바 있다.

고향을 지키며 살고 있는 정제형은 지금도 푸짐한 대접으로 주변에 항상 사람이 많고 여전히 부유하게 사는 것은 이 친구가 후덕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날의 고뇌를 담고 있는 Jeremy Spencer Band의 Travelin‘을 들으며 넉넉한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친구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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