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세종’의 이름으로 명품도시를
상태바
‘세종’의 이름으로 명품도시를
  • 이춘희(민주통합당 세종특별자치시당 위원장)
  • 승인 2012.07.12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춘희의 행복도시, 세종이야기③ 국민공모로 제정한 도시 명칭 '세종(世宗)'

7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했다. 이 도시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담당했던 필자는 벅찬 감회 속에 출범의 역사적 현장에 함께 하면서 우리 역사상 최고의 위인인 ‘세종’의 이름으로 도시명칭을 제정하던 과정이 떠올랐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제정 당시에는 도시의 이름을 관할구역의 범위, 법적지위와 함께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했다. 도시의 이름은 곧 그 도시의 특성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도시설계를 진행하는 동시에 도시의 명칭을 정할 필요가 있었다.

행복도시 명칭은 국민 공모로
필자는 2006년 초대 행복도시건설청장이 되고나서 곧바로 도시의 명칭을 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도시 명칭은 역사성을 고려하되 부르기 좋고 도시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이름이어야 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도시명칭을 정하는 대신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여 결정하기로 하고 전 국민을 상대로 공모를 하기로 했다.
2006년 4월 초대 신행정수도추진위원장이던 김안제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역사· 지명· 언어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학자 등 22명을 위원으로 하는 명칭제정위원회를 구성해 공모를 실시했다.
공모 결과 모두 2163명이 응모했는데 응모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충청권이 720명이고 여타 지역이 1,443명으로 나타나 충청지역은 물론 전국적인 관심을 끈 것으로 평가된다. 이 응모작들 중에서 네 차례의 심의위원회를 거쳐 10개로 압축한 후 국민선호도조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세종’, ‘한울’, ‘금강’ 등 3개 후보를 선정하였다.

세종, 한울, 금강 3개 후보 가운데 ‘세종’ 선정
‘세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인 세종대왕의 위민정치와 소통의 정신을 담은 도시라는 의미와 함께 세상의 으뜸이 되는 도시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울’은 순우리말로 ‘한’은 크다는 뜻이고 ‘울’은 울타리, 마을 또는 도시를 의미하므로 서울에 대응할 수 있는 큰 도시라는 뜻인데, 젊은 층에서 선호하는 이름이었지만 영문 표기시 스페인어 계통에서는 H 발음을 잘 못한다는 언어학자들의 지적과 특정 종교를 연상시킨다는 뜻으로 반대의견이 있었다. 끝으로 ‘금강’은 금강이 흐르는 도시라는 뜻과 금수강산의 줄임말로서 지역민들이 선호하는 명칭이었다. 도시명칭 심의 과정에서 연기군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인정되는 명칭을 선정해달라는 연기군민들의 건의서가 제출되었고, 당시 연기향토박물관장이었던 임영수 씨가 명칭심의위원회에서 설명을 하였던 일이 기억난다. ‘금강’이라는 이름이 후보명으로 채택되었던 것은 이같은 지역민들의 소망이 반영된 것이다.
막상 ’세종‘이라는 이름을 택하고 보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세종시에는 세종대왕과 연관된 사건과 역사적 기록이 여러 가지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먼저 남면의 독락정은 세종대왕이 부안임씨 문중에 하사한 땅이고, 세종대왕 치세의 문무를 대표하는 충신인 성삼문 사당(문절사)과 김종서 장군의 묘소도 세종시 안에 있다. 역시 사육신 중 한 분인 박팽년 선생의 조상이 동면에 살았던 기록이 있다. 전의초수는 세종대왕의 안질을 치료했다는 기록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역사적으로도 세종대왕과 깊은 연관
이 있는 지역이라는 사실은 새롭고 신기하다.

세종대왕의 위민정치 핵심인 ‘소통’ 반영한 도시로
세종대왕의 위민정치의 핵심은 소통이다. 훈민정음을 만든 취지도 백성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잘 듣고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 왕조시대에 백성과의 소통을 가장 크게 생각했던 분이었다. 신행정수도 추진시 도시의 기본구상에 대한 연구용역에서는 도시건설의 추구이념을 4가지로 보았다. 상생, 발전, 순환, 소통이었다. 그 가운데 핵심이 소통이다.
세종시는 도시 설계부터 순환과 소통이라는 의미를 잘 담아낸 도시다. 환상형 도시구조를 갖게 된 것도 그런 의미가 있다. 설계 지침에 도시개발 이념으로 순환과 소통을 제시했고 이를 잘 반영한 결과다. 세종대왕의 정치이념의 한 중심이던 소통이 설계과정과 부합되었다는 생각이다.
돌이켜 보면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오랜 동안 내려오던 지역 명칭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에 만일 정부가 일방적으로 도시명칭을 정하거나 바꾼다면 서운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세종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름들이 필요하다. 새로이 건설하는 아파트 단지의 이름도 필요하고, 학교명이나 도로명도 지어야 한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임금의 이름을 딴 도시인 만큼 순우리말 이름을 채택하는 것은 아름답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동안 지역민들이 사용해왔던 명칭들도 최대한 살려나가는 지혜 역시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또한 각종 지명을 정함에 있어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최대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이 승복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이 참여해서 자기의견을 주장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또 남의 생각도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도시 ‘세종시’는 바로 이러한 도시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