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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탈출! 시골에서..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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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탈출! 시골에서..원추리
  • 김학출(농부.교육희망네트워크 사무국장)
  • 승인 2012.07.1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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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출의 우리산하 야생화 이야기

‘밥이 똥이고, 똥이 밥이야!’ 페트병을 반으로 자른 오줌통으로 온가족의 오줌을 텃밭에 거름으로 쓰면서 건강한 삶을 실천하고 계시는 고려대 서창캠퍼스의 강수돌 교수님.. 교수님을 만나 "교육현실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세종시 교육의 희망 찾기에 몰두하였다. 결론은 나로부터! 지금부터!, 여기부터! 그러면 세종시 교육을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으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솔이랑 결이랑 농원"에서도 행복한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나누기 위해 그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자연을 배우고 느끼며, 건강한 삶을 충전 시킬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 나부터, 지금부터, 여기부터를 실천해 본다. 이번에는 근심걱정을 잊게 한다는 ‘망우초’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어머니들이 허리춤에 차거나 머리에 꽂고 다니는 ‘의남초’라고도 불리는 ‘원추리 꽃’에 대하여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언젠가 연산홍 여러포기를 사서 심었더니 연산홍 포기에 붙어와 더불어 삶을 실천했던 원추리 한포기가 몇 년 사이에 자식들을 많이도 불렸다. 이제 농원에 이식하여 제자리를 잡게하고는 땅주인으로 세워주었다. 올 봄에 옮겨 심어 심한 가뭄에 뿌리를 내리기 어려웠을 터인데 꽃대를 실하게 올려 꽃을 피우니 더욱 사랑스럽다.

원추리는 시름을 잊게 해준다는 중국의 고사로 인하여 ‘훤초’, 또는 ‘망우초’라고도 불린다. 훤초는 한나라 때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子)에 나오는 "훤망우초야(萱忘憂草也)"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즉 원추리는 근심을 잊게 하는 풀이라는 것이다. 원추리를 삶아 먹으면 근심이 구름처럼 사라진다고 하였고, 그래서 수절하여 절개를 지키는 사람이 먹기도 하였다. 신숙주가 안평대군에게 보낸 시에서 "숱한 가지 엉킨 잎새처럼 일도 많은데 / 너로 하여 잊었거니 아무 시름 내 없노라" 하며 원추리를 보며 마음의 근심을 달래기도 하였다. 발음하기 힘든 '훤초'에서 'ㅎ'이 탈락되어 '원초'가 되고 이 '원초'는 모음조화에 의해 '원추'가 되고 이것에 다시 '리'가 첨가되어 오늘날의 '원추리‘가 된 것으로 추측되어진다. 한편 원추리는 임신한 여자가 품고 다니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여 '의남초'라고 불렸다. 남의 어머니를 높여 이를 때 '훤당'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중국에서 어머니가 거처하는 뜰에 훤초를 심었다는 데서 유래하였고, 이 호칭에는 아들을 많이 낳는 어머니라는 축복의 의미가 들어 있다.

이른 봄 찬기운이 가시고 나면 연록색의 푸르름을 자랑하는 원추리 새싹은 더운물에 살짝 데쳐서 된장과 고추장으로 무쳐 나물로 먹으면 그 이름은 ‘훤채’라 하고, 어린 순과 화려하게 피어난 원추리꽃으로 김치로 만들어 즐겨 먹으면 가슴을 맑게하고 오장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몸도 가벼워지고 눈이 밝아진다고 한다. 만주에서는 꽃을 넣어 밥을 짓는데 밥을 꽃의 색깔처럼 물들게 하며, 고기와 섞어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생약으로는 화채 및 원초근을 자양강장제로 쓴다. 싹은 데쳐서 반찬으로 하고 꽃은 꽃술을 빼고 데쳐서 식초에 무쳐 먹는다고 전한다.

원추리에 대한 설화가 의미있다.
자손대대로 손이 귀한 집안으로 시집을 온 부인은 세월이 흐르면서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잉태하여 순산하기를 반복하여 벌써 5공주를 탄생시킨 집안이지만 어르신들에게 사내아이로 대를 잊지 못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부인은 어질기로 그리고 효성이 어찌나 지극한지 집안 모든 사람들에게 칭송을 독차지 하였지만 사내를 두지 못한 아쉬움은 항상 어두운 그늘로 작용되었다. 어느 날 이른 아침 뒷산을 넘어 산나물을 캐러 간 초여름 날씨 아주 큰 횡재를 하게 되었는데 아주 오래 묵은 산삼 한 뿌리를 채취하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귀가하는 도중 젊은 청년이 산언덕에서 구슬프게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사유를 물어보니 아버지의 노환으로 만약을 사용하였으나 회복치 못하고, 오래묵은 산삼이 최고의 약이라 처방을 받았단다. 부인은 청년에게 산삼을 건네주었고 청년의 아버님은 기력을 얻게 되었다. 아버지는 산삼을 구하게 된 이야기를 듣고 사람의 도리라며 부인을 찾아 보답하여야 한다고 하였고, 부인을 찾아 나선 청년은 부인이 아들을 꼭 얻어야 종가집의 며느리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집안 어르신의 푸념을 듣게 되었다. 청년은 주저없이 마당에 핀 원추리 꽃을 꺽어 부인의 허리춤에 달아 주었고 세월이 지나 이듬해 초여름 그렇게 바라고 기다리던 종손인 아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마음의 아름다움은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는 천륜이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는 교훈을 안겨주는 설화다. 이와 함께 원추리 꽃에는 성적흥분을 일으키는 정유물질이 들어있다고 해서 중국의 황실에서는 원추리 꽃을 말려 베개 속을 채웠다고도 한다. 꽃에서 풍기는 향기가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성적 감흥을 일으켜 부부금슬을 좋게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며 이런 이유로 원추리를 ‘금침화’라고도 부른다.


원추리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때가 되면 시들어 버리는데 서로 변화된 모습으로 순서대로 하루에 한 개씩 며칠간 피어난다. 재배는 햇빛이 충분한 경사지의 물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자라고, 번식은 늦가을에 포기나누기를 하는데 2-3개의 눈을 함께 떼어서 심으면 무리가 없이 잘 자란다. 최근에는 품종 개량으로 다양한 화색과 모양으로 공원을 수 놓은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어 좋은데, 아무리 봐도 나에게는 역시 원종의 품격이 가장 아름다웠다. 분에 심어 가꿀 때는 부엽토를 많이 섞어 물빠짐이 좋은 흙을 쓴다. 물론 초봄에 싹이 오를때 포기나누기를 해도 무관하다. 농원에도 올 봄에 심어진 원추리가 아마도 몇 년 후엔 주변의 야생화들과 자리다툼이 심할 것으로 예견되어진다.

오랜 장마 끝에 내린 시원한 빗줄기가 농원의 아침을 싱그럽게한다. 같이 하고픈 꽃 한송이 ‘풍접화’와 농원의 시원한 모습을 올리면서 ....


공주시 의당면 ‘솔이랑 결이랑 농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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