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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첫 여성 부의장 ‘이영세 의원’, 혹독한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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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첫 여성 부의장 ‘이영세 의원’, 혹독한 데뷔전?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08.0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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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의원의 어려움에 더한 ‘워킹할맘’ 신고식… 정책 보완 필요성 절실, 여성 입장 대변 약속
세종시의회 최초 여성 부의장에 선출된 이영세 의원. (제공=시의회)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이영세(62) 제3대 세종시의회 전반기 제2부의장은 의회 개원과 함께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

부의장이자 초선 의원으로서 봉착한 의정활동의 난관은 아니었다. 워킹맘, 아니 이 부의장 표현대로라면 ‘워킹할맘’의 현실을 몸소 체험했다.

의회 개원 다음 날인 3일 며느리가 둘째 아이를 출산하면서 산후조리에 들어갔고, 첫째 아이의 케어를 도맡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의정활동의 첫 회기를 끝마친 31일 본회의까지 근 한달간 워킹할맘의 일상이 펼쳐졌다.

아침식사부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하교한 밤시간까지 시간을 함께 갖고 놀아주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낮선 의회 업무와 의정활동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시기에 ‘워킹할맘’의 고뇌를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

이 부의장은 여성정책 전문가로 통한다. 비록 짧았지만 워킹맘으로 되돌아간 시간은 소중했다. 여성 의원으로서 세종시를 위해 해야할 일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산후도우미 제도 내실화와 경력단절여성의 사회 진출, 어린이집의 한정된 운영시간 등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는 여성정책 연구원으로 잔뼈가 굵었으나, 지난 1981년 결혼 직전까지 5년간 교직 생활도 했다. 교육자로서 경험도 갖췄다. 지난 1992년 남편이 카이스트 기계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잠시나마 옛 연기군 남면에서 거주하기도 했다. 세종시와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재직 당시 전임 박영송·정준이 의원도 알게 됐다. 이영세 부의장은 “3대 세종시의회 여성 의원 중 재선이 없다는 게 참으로 아쉽다”며 “초선 의원 입장에서 기댈 언덕이 사라진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 부의장은 이번 3대 의회에서 ▲경력단절여성 등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불투명한 신분과 저임금, 비정규직에 놓인 여성 처우 개선 ▲도서관 및 주민자치위원회 등의 여성인력 정규직화 추진 등을 여성정책 역점 분야로 손꼽았다.

이영세 부의장은 3대 의정활동에서 여성 정책 강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활동할 계획이다.

다음은 이영세 부의장과 일문일답.

제3대 세종시의회 제2부의장에 당선된 소감은.

“3대 시의회 출범 후 첫 여성 부의장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여성 아동 친화도시를 표방하는 세종시는 여성의 정치참여와 공직사회의 참여 비율을 높이는데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시의회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다.

앞선 의장님과 의원님들이 공감하고 합의하고 실천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제 개인의 역량이나 성과로 부의장에 선출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제2부의장을 맡으면서 나타날 수 있는 성과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이에 걸맞은 무거운 짐 깊이 새기고 가겠다.”

부의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시의회 의장단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의장단은 의회의 제기능을 위한 리더십과 추진력을 가져야 한다.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며 가야 한다. 교류와 소통을 활성화하고 어떤 정책 대안이 필요한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3대 의회 슬로건은 ‘세종 시민의 꿈, 실천하는 희망의회’다. 정책 대안을 제시하려면, 꾸준히 연구하고 논의하는 구체적 행동이 필요하다. 언제나 생동하고 실천하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의원 개개인의 특성과 역량을 잘 발휘하도록 지원하고, 상임위의 전문성과 자율성 강화해야 한다.

각계각층 시민과 원활한 소통을 하는 가교 역할도 하겠다. 무엇보다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이 절실한 때다. 지방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대외 홍보 및 교류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지방자치 관련 법·제도를 숙지하고, 지자체 예산 관련 사항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겠다. 상임위를 중심으로 시정 현안을 잘 이해하는 의정활동을 전개하겠다. 시청 핵심 현안 연구 단체 구성과 참여를 적극적으로 하겠다.”

초선 의원이 다수를 차지한 구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초선의원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 부정적인게 사실이다. 지식과 경험 부족으로 시행착오가 많고, 열심히 하지만 성과는 적다는 시선이 많다. 막스베버는 정치가 덕목으로 열정과 책임감, 균형감각 3가지를 손꼽았다. 초선은 열정과 책임이 강하다.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 분위기 만들기’를 약속한 서금택 의장님 말씀처럼 내실을 채워가야 하는 숙제는 남아 있다. 무엇보다 균형감각이 의회의 권위를 가져온다고 본다. 현실에 대한 전문성과 내적 집중, 평정, 사물과 인간사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을 말한다. 이를 채우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

그동안 여성 정책 전문가로서 관련 분야 일을 해왔다. 정치 입문 계기는.

“인구의 절반인 여성, 그 중에서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가고, 어려움 속에도 자신이 믿는 가치를 꿋꿋이 지켜내며 살아가는 여성들이 매우 귀하고 소중하다는 믿음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들을 대변하고 지원하는 것이 저의 본분이라고 믿고 지금까지 일해왔다. 20대에 교사직을 내려놓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공채1기로 합격해 여성문제 실태를 조사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해왔다.

이후 지방출연연구기관인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정책연구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 발전에 지역 여성 인재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충남 16개 시·군 중 옛 연기군의 여성과 현장 지도자들을 만나고 함께 연구, 사업, 교육을 했던 성과가 지금 제가 세종으로 오게된 바탕이 됐다. 2008년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발주한 ‘여성이 행복한 행정도시만들기’연구를 하면서 미래 도시, 세종시를 추상적인 청사진이나마 공동으로 계획하고 그려봤다.

모교인 중앙대 전공 전담교수를 역임하고 공주교육대학교에서 여성과 가족 관련 강의도 했다. 저의 활동 테마는 여성 정책연구 및 능력개발, 교류협력 네트워크, 교육 및 강의라 할 수 있다.

정치 입문 동기는 2016년 구의역 지하철 스크린도어 김군 사건이다. 김군의 가방 속에 들어 있었던 컵라면 이야기가 나의 머리에서 강하게 요동쳤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하청 수리업체에서 시간을 다투며 일하다 점심을 컵라면으로 떼우려 했던 김군이 제 아들로 느껴졌다. 서울메트로 시민의 소리 사이트에다 강하게 성토하는 글을 올린 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할수 있는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안고 정당(민주당)에 가입했고, 의원들의 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조력자에서 직접 시의원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기까지는 어려운 시간이 많았다. 주위 시민들과 여성 리더들이 목소리를 대변하고 일하도록 격려해준 것이 마음을 정하는데 힘이 됐다. 여성의원의 책무가 막중한 만큼, 이에 걸맞은 역할을 하겠다.”

제3대 의회 첫 회기를 지난 달 31일 끝마쳤다. 소회는.

“의회 규칙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제50회 임시회 회기가 순조롭게 진행된 점은 긍정적이다. 의원 전원이 회기 일정에 출석했고, 파행 등 극단적 갈등 상황을 빚지 않은 점 또한 이번 임시회의 성과다. 의회 구성과 조직개편, 추경심사 등 중요한 일정과 내용들이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시간에 쫓겨 충분한 준비로 대안제시를 하지 못했다.
또 상임위원들간 팀웍이 아직은 부족했다. 업무보고나 추경예산 심의과정에서 실·국장과 과장님들이 회의실 밖에서 오랫동안 대기하는 부분이 안타까웠다. 이 점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개선해야할지 지혜를 모아야겠다.”

앞으로 어떤 계획과 포부를 가지고 있나.

“여성아동친화도시 ‘세종’의 내실을 채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여성의 권익을 대변하는데 주력하겠다. 직장에서 여성이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일하는 여성의 육아와 가사 문제를 남성과 사회가 같이 책임을 나눌 수 있도록 살피고 개선점을 찾겠다.

미래세대인 아이와 청소년의 포부과 희망이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억압되거나 좌절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 앞으로 6가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발로 뛰겠다.

▲출산 지원금 현실화와 양육 도우미 확대, 일·가정 양립 지원 등 저출산 극복 선도모델 도시 ▲아동 돌봄 사각지대 해소와 와상노인의 가정요양 지원, 마을 공동육아 품앗이사업 확대 등 함께 돌보는 사회 ▲여성일자리 원스톱 서비스, 경력단절 여성의 괜찮은 일자리 개발, (가)세종여성플라자 설립 등 여성의 일과 꿈을 지원하는 도시 ▲지역건강증진센터 확대 등 가족의 건강과 휴식이 있는 도시 ▲즐겁고 유익한 평생배움 도시 ▲사회적 약자의 품위가 존중되는 도시 등의 실현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민들이 바라는 시의회는 의회다운 의회, 성숙한 의회, 품격과 격조있는 의회라고 생각한다. 초선이자 여성의원 그리고 세종시 최초 여성부의장으로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

세종시 발전은 아직 진행형이다. 확장 속도는 눈부시나 시민들의 편안하고 안정된 삶 영위까지 채워져야할 부분이 많다. 시의원으로서 할 일이 분명하다.

열정과 책임감, 균형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 믿고 많은 조언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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