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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뒤안길로 떠나는 ‘세종시 원안 사수 1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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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뒤안길로 떠나는 ‘세종시 원안 사수 1세대’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07.03 16: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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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시의원 10명, 임기 마치고 시민 품으로… “시민에게 감사, 후배 의원들에게 기대” 소감 밝혀
2016년 시무식을 갖고 있는 2대 세종시의회 의원들. (제공=시의회)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원안 사수 1세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떠난다. 옛 연기군 시절부터 의정활동을 역임했거나 군민으로서 동고동락했던 2대 세종시의원들 이야기다.

임상전(74·금남면) 전 의원부터 장승업(62, 연기·연동면)·김정봉(60)·이경대(60, 전의·소정면)·정준이(60·비례)·이충열(58·장군면)·김선무(58, 연서·전동면)·김복렬(56·비례)·박영송(45·조치원읍)·고준일(38·도담동 등) 전 의원까지 10명은 군민 또는 옛 연기군 의원으로서 파란만장했던 세종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갔다.

2004년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 위헌 판결부터 2010년 1월 MB정부의 수정안 논란까지 투쟁의 한복판에 섰다. 이 싸움에 여·야는 없었고, 이들 모두 오로지 ‘세종시 정상 건설’을 향해 한 뜻을 모았다.

본보는 3대 시의회 출범에 즈음해 이들의 의정활동 마무리 소회를 들어봤다.

최고참 임상전 전 의원,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임상전 전 의장이 민원 현장에서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다.

최고참 임상전 전 의원은 제7대 충남도의원(2002년~2006년)으로서 행복도시 건설에 일조한 뒤, 지난 2014년 세종시의원으로 돌아왔고 전반기 의장을 역임했다. 특유의 거침없고 호탕한 화법은 의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자유민주연합에서 민주당, 무소속,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까지 여러 당을 옮겨 다니며 정치 활동에 나선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임상전 전 의원은 “뿌리의식과 확고한 국가관을 갖고, 주체적인 의정활동을 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지역 주민들 속에게 어떻게 기쁨을 줄 수 있을 지를 늘 고민하고 실천했다. 후배 의원들이 더욱 멋진 의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년 의정활동 동고동락 5인방, 이들의 미래는

2006년부터 세종시 정상 건설의 최일선에 섰던 세종시의원 5인방 면면. 사진 왼쪽부터 장승업, 이경대, 김선무, 박영송, 이충열 전 의원.

지난 2006년부터 12년간 의정활동을 함께했던 김선무·장승업·이충열·이경대·박영송 등 5인방에게도 세종시는 각별하게 다가온다.

자유한국당 소속 4인방은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후배들에게 자리 양보를 고민해오다 결국 이번 선거에 불출마했다. 박영송 전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장승업 의원은 “길다면 긴 12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행정수도 원안 사수를 위해 삭발도 하고 단식 투쟁도 하며 더 좋은 세종시 만들기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여러 의정대상 시상식에서 3차례 입상할 수 있었던 것도 주민들 덕분이다. 하지만 미처 해결하지 못한 주민들의 애로사항이 마음에 걸린다. 앞으로 지역발전 지킴이로서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3대 시의회를 향해서는 ”대부분 민주당 의원이다 보니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며 ”의원은 당을 떠나 시민을 위해 있는 자리인 만큼, 읍면지역에도 관심을 갖고 농·어민들에게도 많이 베풀어달라“고 당부했다.

김선무 전 의원은 “2005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기간 의정활동을 시작했고, MB정부 수정안 논란 2년여간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함께 원안을 사수해 만족스럽고, 여러 가지 현안들도 잘 마무리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거의 없다”고 웃음지었다.

2030년까지 세종시 정상 건설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도 던졌다. 그는 “헌법에 행정수도 반영은 후배 의원들의 몫이다. 처음 목표한 대로 잘 건설되도록 힘써 달라”며 “1당 체제이지만 훗날 열심히 했다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6년 공주시의회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한 뒤 세종시 출범과 함께 넘어온 이충열 의원에게도 세종시는 특별하다.

그 역시 원안 사수 운동에 연대했다. 일부 공주시민들의 반대도 설득해가면서, 소외감과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 의원은 “김종서 장군 공원 성역화 사업 등 주요 현안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진입해 다행”이라며 “그동안 의정활동에 100% 만족하진 않지만, 하고자 하는 일은 거의 다 한 것 같아 후회는 없다”고 했다.

3대 시의회에 대해선 “선거구 획정에 아쉬운 점이 많다. 세종시 설치 목적은 균형발전에 있다. 면지역이 소외되지 않도록 힘써 달라”며 “원주민과 이주민간 조화로운 화합도 절실하다. 후배 의원들이 신경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경대 전 의원도 12년간 의정활동을 되돌아보면 소회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 12년간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원안 사수 투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지역 발전 위해 더욱 노력하는 후배 의원들이 되셨으면 좋겠다”며 “신도심과 원도심간 상생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했다.

세종시 대표 여성 의원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던 박영송 전 의원의 공천 탈락은 지난 6.13 지방선거의 이변 중 이변으로 손꼽혔다. 박 전 의원도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을 필요로 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출발 지점에 다시 섰다.

박 전 의원은 “2006년 제5대 연기군의원부터 12년간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가며 의정활동을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며 “원안 사수 투쟁과 수정안 논란, 세종시특별법 설치 등의 현안 해결에 동분서주했다”는 말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봤다.

그는 “로컬푸드 운동과 세종콜센터 설치, 여성 긴급피난처 마련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 행복했다”며 “앞으로 행정수도 완성 등의 과제가 많다. 3대 의회가 도시가 지향하는 목표 달성에 더욱 진력해달라”고 말했다.

이들 5인방은 당분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앞만 달려온 인생에 쉼표를 찍을 예정이다. 농업 등 생업에 종사하며 지역사회 일꾼으로서 늘 함께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8년여간 의정활동 함께한 김정봉·고준일 전 의원도 새 출발

김정봉 전 의원이 전국 의회 운영위원장 회의에 참석한 모습(좌측), 고준일 전 의장이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 회의에 참석한 모습(우측).

김정봉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연기군의원에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지난해 하반기까지 양대 정당 틈바구니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자임했다. 의장단 등 원구성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면 중재자로 나서기도 했다.

김 의원은 “2010년부터 세종시와 동고동락하며, 부강체육공원 건립과 충광농원 악취 저감, 부강중 강당 건립, 부강약수터 폐건물 철거, 게이트볼장 부지 매입, 경로당 건립 등에서 여러 성고를 거뒀다”며 “성신양해 아스콘 공장 저지 단식투쟁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돌이켰다.

김 의원도 신도시와 읍면지역간 균형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그는 “조치원의 경우 청춘 프로젝트로 되살아나고 있지만, 면지역에는 여전히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 후배 시의원들의 몫”이라며 “(민주당 다수) 세력에 의지하기보다 낮은 자세로 시민들에게 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고준일 전 의원은 지난 2011년 연기군의원 보궐선거로 의회에 입성한 뒤 1대 후반기 산업건설위원장과 2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 등 비교적 화려한 의정활동을 했다.

고 전 의원은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 동료 선·후배 의원님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2대 의회가 잘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그동안 다소간 부족함이 있었던 점은 시민 여러분의 넓은 아량으로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3대 의회는 세종시가 실질적인 대한민국 중심 도시로 나아가는 과업 달성에 다시 힘을 내야할 것”이라며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 실현에 온 힘을 다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전 의원과 고 전 의원 모두 당분간 휴식의 시간을 갖고, 당내 활동계획과 미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대표 쌍두마차 ‘정준이·김복렬’ 전 의원, 며느리와 딸로 봉사 

정준이 전 의원이 행정수도 개헌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전 국민 홍보에 나서고 있다.(사진 좌측) 김복렬 전 의원이 2017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행복지수 평가보고 포럼 및 YIP 의정대상에서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우측)

정준이 전 의원과 김복렬 전 의원은 당은 다르나 여성단체 활동부터 긴 호흡을 같이 해왔고, 지난 2014년 나란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의회에 입성했다.

정 전 의원은 의회 내 분위기메이커로 통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의회 행정수도 개헌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움직이며 힘을 보탰다. 원안 사수 운동 당시에는 군민으로서 머리 띠를 두르고 삭발 투쟁까지 하는 등 행정수도 완성에 남다른 애정을 가져왔다.

정 전 의원은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4년이란 세월이 참 아쉽다. 원안 사수와 옛연기군에서 세종시로 이어지는 과정에 최선을 다해 후회하진 않는다”며 “4년 이후를 생각하지는 않고,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의미로 임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주변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3대 시의회를 향해서는 “개인사보다 의회 일을 우선시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다. 온몸을 불사르는 의정활동을 기대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김복렬 전 의원도 후반기 행정복지위원장 등으로 보낸 4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4년은 지속적인 인구유입과 비례해 급증한 자치법규 제·개정, 시민 불편 해결에 총력을 기울인 시간”이라며 “조례 321건, 동의·승인안 94건, 행정사무감사 465건 지적사항만 보더라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집행부 감시와 견제, 시민불편 해소 등 민의를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세종 명문화와 도농 균형발전 등을 3대 시의회 과제로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시민들의 다양한 염원을 꼭 실현하는 3대 의회가 될 것이란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시민이 한 사람으로 돌아가 세종시와 시의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은 각각 연로하신 시어머니, 친정어머니를 모시면서 가정사에 보다 많은 애정을 기울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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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바위 2018-07-03 22:49:40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의 세종시가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시는 일 다 잘되길 바라고 향후 좋은 기회가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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