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 4개 시·도간 실질적 상생협력은 현실 가능한 과제일까.
그동안 총론에선 ‘상생’이 이뤄졌으나, 각론에선 ‘동상이몽’ 양상으로 전개됐던 게 사실이다. 말로는 상생을 외쳤으나, KTX 세종역과 서울~세종고속도로, 각종 국책사업 유치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부문에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4개 시·도지사 후보가 29일 다시 만나 새로운 상생의 출발점에 섰다. 민주당 이춘희(62) 세종시장과 이시종(71) 충북도지사, 양승조(59) 충남도지사, 허태정(52) 대전시장 후보는 이날 낮 12시 도담동 싱싱장터에서 만나 공동 협약서를 작성했다.
공동 협약서에는 공동 공약 10개가 담겼다.
후보들은 이날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공동 대응 TF팀 구성과 친환경 로컬푸드를 활용한 무상급식 추진, 금강 생태 비엔날레 공동 개최, 남북교류 공동 대응 및 동반 진출 모색, 강호축(강원~충남~호남) 국가계획 반영 및 추진 공조, 미래철도 ICT 산업 슈퍼클러스터 조성 및 천안·아산역세권 개발사업 지원 협력에 합의했다.
‘세종시 블랙홀’ 우려를 불식시키고, 세종특별자치시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란 본래 취지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도 도출했다.
실제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이후 6년 가까이 늘어난 인구는 20만여 명. 이중 절반 가까이를 대전과 충북, 충남이 채워주면서, ‘빨대 효과’ ‘블랙홀 심화’ 지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수도권 인구 순유입 비중은 30%에도 못 미치고 있는 현실이다.
후보들은 ▲행정수도 개헌 추진 ▲충청권(행복도시) 광역도시계획 공동 참여 ▲수도권 규제 완화 폐지에 적극 협력 등 3개 공동 공약으로 이 같은 문제 해결에 다가서겠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블랙홀’ 우려 해소를 위한 저마다의 해법도 제시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는 “(세종시가) 블랙홀이라고 하기까지는 그렇다. 대전 인구 150만 명이 무너지면서 고민은 분명히 있다”며 “충청권 상생 연합 네트워크 구성으로 인구 조율 뿐만 아니라 경제 활성화 대책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이 강화돼야 본래 취지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는 “(충북 등 충청권) 인구 유출, (세종시) 빨대 현상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문제”라며 “앞으로 4명 후보가 당선된 후, 상생 방안에 대해 별도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는 “세종시의 모태가 충남인데, 최근 공주시 인구가 10만 명 유지도 어려워졌다. 상호 연계 발전 측면에서 절박한 상황”이라며 “충남은 혁신도시 지정지역에서도 제외됐다. 어려운 점이 많다. 충남도와 대전시 등을 혁신도시로 추가 지정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공동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는 “행정수도를 제대로 만들면 수도권 인구 유입이 증가하고, 자연스레 충청권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광역도시계획을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각 지역별 역할 분담 및 상생협력 기능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는 문제들”이란 인식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KTX 세종역 유치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이시종 지사 후보와 잘 협의해서 추진해나가겠다. 서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