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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싱싱장터 ‘돈육코너’, 특정 농가 독점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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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싱싱장터 ‘돈육코너’, 특정 농가 독점 특혜 의혹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05.01 11:1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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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농가, 도담점에 작년 12월까지 18개월간 약80% 공급… 시민 선택권, 농가 참여기회 저해 지적
지난 2015년 9월 개관 후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도담동 로컬푸드 싱싱장터. (제공=세종시)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로컬푸드 싱싱장터 돈육 코너에 특정 축산농가의 제품이 중점 공급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약 50개 농가가 지역 영농조합과 축협, 농협 등 3개 단체 가공망을 통해 돈육을 분산 공급 중인 만큼, 시민들이 질 좋은 제품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컬푸드 개장 초기, ‘B영농조합’ 독점… 타 지역 돈육 납품하다 적발

30일 세종시 및 로컬푸드㈜(대표이사 최무락)에 따르면, 싱싱징터 도담점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6년 6월까지 10개월간 B영농조합을 통해 돈육을 독점 공급받았다. 2015년 기준 50개 축산농가에 걸쳐 10만여 두 중 일부를 로컬푸드 매장에, 나머지는 일반 유통망을 통해 타 도시에 공급됐다.

로컬푸드 매장은 상품 질 향상을 유도하고, 축산농가 판매망을 확대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이 기간 납품액 규모는 8억 848만 9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지역 돈육을 독점 가공·판매해온 B영농조합이 타 지역 생산 돈육을 몰래 판매하다 적발됐다. 세종시에 가공공장이 없다 보니, 타 지역 돈육 일부가 로컬푸드로 둔갑한 것.

세종·공주축협이 별도 가공공장(공주)을 개설·가동한 2016년 7월부터 변화가 찾아왔다. 이때부터 로컬푸드 매장 설립에 공동 출자한 축협이 지역 축산물을 직접 가공·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시와 시의회는 로컬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일부도 개정했다. 지역 돈육 사용을 전제로, ‘타 지역 공장에서 가공한 제품을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할 수 있다’는 내용이 뼈대다.

로컬푸드 매장 납품의 대표성이 B영농조합에서 축협으로 옮겨가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그 결과, 지역 돈육 가공량의 대부분을 취급하는 B영농조합 판매망은 세종시 외부로 눈길을 돌렸고, 소규모 돈육을 가공하는 축협이 로컬푸드 공급을 도맡아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로컬푸드 공급권 물려받은 ‘축협’, 또 다른 독식 문제 양산

지난 1월 개관한 아름동 싱싱장터와 달리, 특정 농가 돈육의 과도한 집중을 지적받아온 도담동 싱싱장터. 사진은 돈육코너 안내판.

B영농조합의 초창기 독점 공급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문제는 B영농조합에서 축협으로 외형만 바뀌었을 뿐 로컬푸드 독식 구조는 그대로라는 데 있다. 실제 축협은 도담점에 1개 농가 돈육을 중점 납품하면서 또 다른 독점을 초래했다.

아무리 질 좋은 지역 돈육 제품이더라도 축협을 통하지 않고는 로컬푸드 매장 진입이 쉽지 않아졌다.

B영농조합 관계자는 “어느 순간부터 로컬푸드 매장에 진입 장벽이 생겼다”며 “여전히 지역 돈육의 대부분은 우리 조합에서 가공돼 전국으로 납품되고 있다. 축협 가공제품만이 최상품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축산농가들 역시 B영농조합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가공구조가 B영농조합에서 축협까지 확대되면서 오히려 더욱 번거로워졌다는 축산농가들의 반응이 많다”며 “(B조합) 한 곳으로만 납품을 원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B영농조합과 축협 가공공장으로 나눠 납품해야 하는 비효율을 겪고 있는 농가들도 적잖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축협에 로컬푸드 독점 공급 계약 구조나 라이선스 협약은 없다. 축협 관계자는 “도담점에 축협 제품만 넣을 수 있다는 계약은 없다”며 “농협이나 다른 제품을 공급하려면 로컬푸드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축협에 의한 1개 농가 납품 독식, 진열장 도배 수준

실제 본보 분석 결과, 축협에 의한 1개 농가 독점 납품 구조는 상당히 심각했다. 축협이 가공에 참여한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8개월간 납품 규모를 분석해봤다.

축협을 통해 도담점에 진열된 돈육 납품액 중 무려 79.7%를 A농가에서 독점했다. 39억 4573만 3000원 중 31억 4298만 8000원에 달했다.

B영농조합을 통해 납품한 축산농가 비중은 3.6%에 그쳤고, 다른 농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A농가 외 개별 농가 참여는 지난해 4, 6, 7, 9월 각 1곳에 불과했다. B영농조합도 빠진 채, A농가 단독으로 공급한 개월 수도 3개월이나 됐다.

사실상 매장 내 돈육 진열장이 A농가 제품으로 도배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비판 여론 일자, 참여 농가 수 확대 나선 세종시

지난 2016년 7월 세종공주축협이 사실상 독점 공급해온 도담동 로컬푸드 싱싱장터 돈육코너. 여기에 1개 농가에 지나치게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점 구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참여 농가 수에 일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들어 3개, 11월 4개, 12월 2개 농가 제품이 각각 추가 납품됐다. 올해는 1월 2개, 2월과 3월 각 4개 농가가 추가로 합류했다. 직매장 출하량 비중도 A농가의 압도적 우위에서 조금씩 분산되는 구조다.

1월 싱싱장터 2호점으로 오픈한 아름점에는 세종중앙농협 제품이 가세하면서, 시민들 선택폭이 다소 넓어졌다. 축협과 A농가 독식 구조에 변화가 생긴 셈이다.

농협은 현재 축협 물량의 약 3/4 정도를 납품하고 있다. 아름점 정육코너 진열장은 축협과 농협 돈육이 사이좋게 배치된 상태다.

다만 지난 6개월간 세간의 지적을 의식한 납품 구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A농가 제품 일색이다. A농가가 79.7%를 독점 공급할 때, 차순위 농가들의 점유율은 최소 0.3%에서 7.4%에 머물렀다. 도담점의 경우 더욱 두드러져, 올해 들어서도 축협 매입량의 절반 가까이가 A농가 물량으로 확인됐다.

‘축협과 A 농가’ 특혜 놓고 진실 공방 가열

로컬푸드 돈육 제품 공급에 대한 ‘축협과 A농가’ 독점은 특혜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시 관계자는 “로컬푸드 공급망에 한정해 놓고 보면, 지나칠 정도로 1개 농가에 치중된 공급구조라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다만 현재 지역 농가들의 내·외부 돈육 판매망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농가들이 A농가에 대해 특혜를 준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A농가는 6500두를 사용 중인데, 함께 속한 조합의 13개 농가 중 최대 사육두수를 갖고 있다. A농가는 나머지 농가를 대표하는 역할도 수행 중이다. C농가(4700두)와 D농가(3500두), E농가(3000두), F농가(2400두) 등의 순이다. 최소 사육 농가는 G농가(500두)다.

나머지 30여 개 농가 사육두수는 시에서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품질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A농가가 속한 조합은 소비자 시민모임 주관 평가에서 ‘9년 연속 우수 축산물 브랜드 인증(2008~2016)’,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브랜드 평가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이와 별도로 A농가는 지난해 축산물품질관리원 주관 제15회 전국축산물품질평가대상 우수농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질적인 부분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A농가 제품이 로컬푸드 매장에 중점 공급될 정도로 최상품인가라는 물음에는 반응이 엇갈렸다.

축협 관계자는 “A농가 제품이 최상품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질이 좋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고, A농가 소속 조합 농가 3곳에서도 질 좋은 제품으로 인정했다.

B영농조합 관계자는 “다른 농가 제품 중에도 (A농가) 못지않은 우수한 돈육 제품이 있다”고 단언했다.

시민 H씨는 “시와 로컬푸드㈜가 독점 구조를 인정하고, 뒤늦게나마 농가 참여와 시민들의 선택권 확대를 추진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며서도 “다만 매장에서 느끼는 변화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돈육 공급구조로는 특혜와 독점을 둘러싼 진실 공방과 의심은 계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역 축산농가들의 로컬푸드 매장 납품 진입 벽을 낮추고 시민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한편, 로컬푸드 도담점(794㎡)은 지난 2015년 9월 문을 열고, 모두 449농가가 참여해 곡류와 과실류, 채소류, 기타 농산물(특용·약용작물 등), 축산물, 가공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1월 오픈한 아름점(887㎡)은 357농가가 유사한 품목을 매장에 진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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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란트 2018-05-02 13:24:43
지역 농산물 직매장인대 조치원 재래시장이나 마트보다 훨씬 비싼이유는 대체 뭐냐?
세종시 신도심의 높은 물가를 잡지는 못할 망정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기는 꼴이니
로컬 푸드 매장 다 폐쇄하고 재래시장이나 하나 만들어라

흐르는강 2018-05-02 09:04:36
작년부터 농가수 늘린건 지방선거를 염두해둔것.. 이런개혁도시에 부정부패는 어디까지일까.개인혼자 가능했을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만은 정말 깨끗한 정치일꾼을 뽑아야한다.

파가니니 2018-05-02 07:54:45
로컬푸드 대표이사 최무락씨는 연기군청 출신 퇴직공무원으로 낙하산인사라고 한다.
로컬푸드 참여 농민들로 구성된 진정한 이사진과 농민출신 대표가 선출되어 투명한 운영이
되어야 한다. 시장 선거 공신들로 시 산하기관 낙하산 인사로 채우니 시정이 부정부패로
얼룩지고 있다. 공무원출신 시장의 한계다.

어찌 2018-05-01 21:00:36
안썩은곳이 없냐

환한세상 2018-05-01 18:33:27
뭐하자는 건지 답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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