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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벤처의 진단 대혁명, “미래를 예측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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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벤처의 진단 대혁명, “미래를 예측해 드립니다”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8.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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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과학자, 강소기업을 만나다] <4>탄성파를 활용한 안전성 예측 AET 기술 ㈜아이디케이
(사진 왼쪽부터) 아이디케이의 권지홍 연구소장, 김봉기 대표, 황선태 박사. 이들 모두는 안전성 예측이라는 기술이 세상에 미칠 거대한 파급력을 기대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이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대형 플랜트, 원자로, 고압 배관, 출하를 앞둔 과일까지. 눈에 보이는 균열이 일어나기 전, 탄성파(Elastic wave)를 통해 안전성을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창업 1년도 채 안 된 신생벤처기업 ㈜아이디케이(대표 김봉기)를 통해서다.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동에서 5층짜리 삼풍백화점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려 501명이 사망하고, 939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단일 사고로는 건국 이래 최대의 사망자를 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당시의 피해는 현재까지도 생생하다.

하루 수 만대의 차량이 달리는 다리도 마찬가지다. 1994년 10월 21일 한강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2명의 사망자와 17명의 부상자를 낳은 인재(人災)였다. 시민들을 태운 버스가 추락했고 등굣길 학생들이 사망했다.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사고들이 여전히 우리 앞에 모습만 바꾼 채 반복해 나타나고 있다. 앞선 두 사건은 어쩌면 일어나지 않았을 재난이다. 콘크리트 건물과 다리의 안전성을 미리 예측했었더라면 말이다.

대전테크노파크 고경력 과학기술인 지원 사업을 통해 기술 개발을 마친 아이디케이의 김봉기(57) 대표와 황선태(75) 박사, 권지홍(56) 연구소장. 이들 모두는 안전성 예측이라는 기술이 세상에 미칠 거대한 파급력을 기대하고 있다.

김봉기 대표는 “탄성파를 활용한 AET 기술은 모든 대상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MRI와 같은 기술”이라며 “전 산업계에 적용될 경우 각 분야별 최고의 안전성이 유지되는 기술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전성 예측, 탄성파 활용 AET 기술이란?

김봉기 대표

흔히 쓰는 예측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두 가지로 나뉜다. ‘prediction’과 ‘forecast’다. 전자가 예언, 직감적이라면 후자는 데이터에 기반한 아주 객관적인 예측에 가깝다. AET 기술 역시 탄성파라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AET(Acoustic Emission Testing) 기술은 금속, 플라스틱, 목재, 유리, 콘크리트 등 다양한 고체 형태를 대상으로 한다. 어떠한 고체든 외부에서 음력 즉, 스트레스나 압력을 받으면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더라도 안에서는 원자와 분자 구조의 변형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러한 변형이 쌓이면 회복 불가능한 소성변형이 생기고, 이 과정이 지속되면 아주 미세한 균열 등의 결함이 생긴다.

안전성 문제는 이 작은 균열이 시간이 지나 점점 커지면서 드러난다. 엑스레이 등으로 발견 가능한 균열의 크기는 1mm부터다. 하지만 눈으로 확인 가능한 균열이 발생한 경우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상태에 이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권지홍 연구소장은 “보통 대형 플랜트, 기계 설비 등의 안전 검사를 위해 비파괴 검사를 진행하는데, 이때 판독이 가능한 경우 이미 상당 부분 크랙(crack)이 진행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기존의 비파괴 검사는 진단은 가능하지만 예측은 전혀 불가능한, 말 그대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비파괴 검사는 대상의 크기와 범위에 영향을 받는다. 시간, 비용에 있어서 비효율적이고, 무엇보다 어느 정도 크기 이상의 경우만 판독할 수 있어 예측 진단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

또 기존 진단 검사는 일일이 필름을 대고, 방사선으로 찍는 방식이어서 대형 구조물의 경우 수 천 장 이상을 찍어도 100% 전수조사가 불가능하다. 방사선을 사용하다보니 검사하는 사람의 인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권 소장은 “고체 안에 미세한 크랙이 생성되는 초기 단계에는 예외 없이 탄성파라고 하는 약한 지진파 형태가 발생한다”며 “이를 방사선이 아닌 센서로 감지하고, 발생되는 파형을 처리·가공·분석하면 결함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정확한 발생 위치까지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했다.

아이디케이는 국내 최초로 AET 전용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어 AET 전용 해독프로그램을 개발, 올해와 내년 잇따라 장비 출시를 앞둔 상태다. 2016년 7월 설립해 채 1년도 되지 않은 신생벤처로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다.

김봉기 대표는 “결국 예측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단위인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보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객관적으로 가능한 것”이라며 “현재 이 기술에 대해 산업계, 과학계, 연구계 모두 정확히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고 했다.

산업 전 분야 적용 가능, 안전성 부문 ‘대혁명’ 전망

권지홍 연구소장

아이디케이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AET 기술은 산업 전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대형 플랜트부터 기계·설비, 고압 배관, 사회 기반 시설인 철도, 교량, 댐 등을 포함해 항공기, 자동차, 군수산업까지. 모든 산업 분야의 예측 진단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술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김봉기 대표는 “이 기술이 진짜 빛을 발할 때는 다양한 분야의 일반 업체들이 이 기술을 적용하고 난 후가 될 것”라며 “토목 분야에서는 다리의 유지보수에 활용해 절대 붕괴되지 않는 다리를 건설할 수 있고, 전기 분야에서는 절대 폭발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변압기를 만들어 세계 최고 시장이 될 수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기존 약 200회, 400억 원이 드는 범퍼 개발 과정에 효율적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4차 산업의 솔루션 중 하나로 이 AET 기술을 언급했다. 빅데이터, IOT, 인공지능 등 4차 산업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요소기술과 융합해야한다는 것.

그는 “진정한 4차산업은 미래 산업 자체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 근간을 바꾸는 요소기술에서 시작된다”며 “요소기술의 변화 없이 4차산업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 예로 농업분야의 적용 사례를 들기도 했다. 밤을 가공해 밤가루를 만들 때 AET 기술을 활용하면 계절과 습도, 날씨에 상관없이 최적의 생산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밤 속 수분이 증발할 때 내는 물 분자의 탄성파를 활용, 환경 조건에 상관없이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이뿐만이 아니다. 탄성파를 이용하면 과일의 최적 출하시기도 예측 가능하다. 또 엑스레이로는 판독 불가능한 0.1마이크로미터(㎛) 단위 두께를 가진 치아 에나멜의 상태도 진단 가능하다. 전 산업, 사회 어느 분야든 적용이 무궁무진한 셈이다.

그는 “이 기술이 각 산업 분야에 적용돼 국내 기업들이 무한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의 세계 시장 선도와 수출 증대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 국내표준 확립·보급 기여해 온 황 박사도 놀란 기술력

1981년 유치 과학자로 미국에서 건너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23년간 근무한 황선태 박사. 당시 한국은 원자력발전소를 막 건립해 나가던 시기였고, 황 박사는 방사선 표준의 확립·보급을 위해 한 평생을 보냈다.

아이디케이는 올해 대전테크노파크 고경력 과학기술인 지원사업(Senior scientist&Engineers)에 참여했다. 해당 사업은 우수한 은퇴 과학기술인이 많은 대전의 지역적 특성을 활용, 전문기술 인력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과 기술닥터를 매칭하는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고,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황선태 박사는 올해 처음으로 대전테크노파크 기술지원 사업에 참가했다. 김봉기 대표와 인연을 맺은 후 지난 10월부터 8개월 간 자문 역할을 해왔다. 한국에 상용화되지 않은 고난도 기술인 AET 기술의 적용 사례와 연구보고서, 논문 등의 자료를 구축하고, 국가 표준 확립, 국책연구개발 기술협력 연구과제를 도출하는 등 다방면으로 힘을 쏟았다.

황 박사는 1981년 유치 과학자로 미국에서 건너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23년간 근무했다. 당시 한국은 원자력발전소를 막 건립해 나가던 시기였다. 황 박사는 방사선 표준의 확립·보급을 위해 한 평생을 보냈다.

덕분에 1996년 김영삼 정부 시절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은퇴 후에는 대학교 출강, 기업체 기술자문 등 테크노닥터로서의 삶을 살았다. 동시에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학 재능기부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과학해설사로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황선태 박사는 “지난해 기술닥터로 왔지만, 이미 놀라울 정도로 기술개발이 진행돼있었다”며 “이 기술이 머지않아 산업계에 적용된다면 대혁명이 일어나리라 본다.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큰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 박사는 이미 자리 잡은 기존 산업계를 어떻게 뚫고 들어가 변화시키느냐를 중요한 과제로 봤다.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기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느냐의 문제를 선결 과제로 본 것.

그는 “기존 비파괴 업종 회사들이 이미 존재하고, 이 기술의 우수성을 익히 알면서도 견제·거부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기술닥터 역할을 하면서 기술적인 애로사항 극복보다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오히려 신경을 많이 썼다. 새로운 기술을 마다하는 풍조를 극복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했다.

황 박사는 향후 AET 기술의 국내 표준 확립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방사선 표준 확립을 이뤄냈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표준화 작업에 선도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빠르면 내년부터라도 방사선 표준 확립에 썼던 경험과 노하우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얼마나 정확하고 정밀한 표준을 확립하느냐의 문제와 인적 네트워크 등을 지원해 기술 보급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고 기술력 도약, 시장 확대와 수출증대 기대

탄성파 활용 AET 장비 일체

아이디케이 김봉기 대표는 예측·진단 분야의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삼았다. 시기는 장비가 공식 출시되는 내년 하반기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질적인 목표는 이 기술이 상용화된 소프트웨어로 성장해 국내 각 산업 분야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수출 증대를 위한 기폭제 역할을 하는 한 가지 솔루션이 되고 싶다는 것.

김 대표는 “시험 제품이 올해 11월쯤 출시되고,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출시되는 공식 제품은 내년 중반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권 진출을 시작으로 미국 지사 설립도 추진 중이고, 북미 진출 후에는 유럽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시장 확충은 장비 성능만 우수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진단 부분 국내 시장은 연간 5조원, 중국은 95조 원 시장”이라며 “중국이 지난해 AET 관련 코드를 8개 등록했다. 이는 국가적으로 AET 기술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내년 장비가 출시되면 향후 진단, 연구 장비 수출도 급격히 증대되리라 본다. 출시될 장비는 적어도 10년 이상 독주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생 벤처의 우수한 기술력과 고경력 과학기술인의 노하우가 만났다. 쉽고 간편한 진단 장비를 활용해 국가 안전 대진단이 실시될 날도 어쩌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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