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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면 접어든 세종 행복도시 ‘민·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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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면 접어든 세종 행복도시 ‘민·관 갈등’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7.06.13 19: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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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시민단체, 이충재 행복청장에 각각 감사패 전달… 새로운 공동체문화 시발점될까?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출범 5주년. 격랑의 세월을 보내며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주민들의 이해를 대변해 온 자생단체들이 있다. 고운뜰공원정상추진위원회(이하 고운뜰위원회)와 세종 안전한 등교 학부모 모임(이하 안전모), 중앙공원 바로 만들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다.


고운뜰위원회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으로 분류된 고운동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데 고군분투했고, 안전모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과대과밀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시민모임은 중앙공원의 바람직한 미래가 무엇인지를 놓고 목소리를 내왔다.


3개 단체 모두 행복도시 현안의 최전선에 서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행복도시 건설을 놓고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특별본부(이하 LH), 교육문제를 두고는 교육부와 세종시교육청에 정면으로 맞서왔다.


극단적 퇴진 구호… 민·관, 갈등·반목의 연속

 

 

행복도시에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민과 관은 치열한 논리 싸움과 감정 대립을 수시로 노출했다. 이 과정에서 단체장 퇴진이란 극단적인 구호도 등장했다. 행복도시 건설 주체인 행복청이 주로 타깃이 됐다.


원안 수준의 고운뜰공원 정상화와 학교 증설, 중앙공원의 이용형 공원화 목표에 이르는 과정은 지난했다. 시민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만한 수준에 이르지도 못한 게 사실.   


민관의 반목과 대립은 양측 모두에 상처를 남겼고 평행선을 달리는 갈등구조도 쉽사리 깨지지 않았다.


3개 단체의 행복청 방문… 민관 상생 협력 ‘훈풍’

 

 

오는 7월 ‘세종시 출범 5주년, 행복도시 착공 10주년’의 의미가 남달랐던 걸까. 행복청과 3개 시민단체 간 상생과 화해 모드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들 단체가 최근 잇따라 이충재 행복청장을 찾아 ‘감사패’를 전달하는 다소 의외의 상황이 연출된 것.


고운뜰위원회가 지난 8일 오후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황준식 위원장은 “지난 2~3년간 고운뜰공원과 관련해 행복청을 힘들게 한 것 같아 죄송스런 마음도 있다”며 “하지만 명분 있는 문제해결을 위해 시민들 스스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점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는 뜻을 이 청장에게 전했다.

 

 

행복청과 최근까지 가장 크게 대립각을 세운 시민모임이 지난 9일 오후 바통을 이어 받았다. 시민모임 역시 이날 이 청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박남규 대표는 “(중앙공원 협의 과정이) 원만치는 않았으나 서로 많은 노력을 했다”며 “행복청이 어떠한 모습이었든, (시민모임과 생태협) 양측의 의견을 들어서 협의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안전모가 지난 12일 감사패 릴레이에 동참했다. 백종락 대표는 “세종시민 3년차에 이르러 돌아보니 삭막한 곳에서 많은 인연과 만나고 (도시발전을 위한) 다툼도 했다”며 “현재는 살기 좋은 세종시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소한 의견도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해준 행복청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충재 청장은 “(시민) 대표님들이 세종시를 위해 움직이니 도시가 발전하는 것이고, 훗날 세종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으로 본다”는 덕담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감사패’ 두고 설왕설래… 화합의 공동체 문화? 정치적 배려? 

 

 

지역 사회에서는 3개 시민사회단체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행복청을 방문, 감사패를 전달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 수년간 ‘화기애매’했던 민관의 관계가 발전적 파트너십의 단초를 마련한 것이란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행복도시만의 갈등 관리 해법을 찾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얘기.


반면 이충재 청장이 내년 6.13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세종시장’ 출마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첨예한 대립구도를 형성해오다 느닷없이 감사패를 연달아 전달하는 데는 어떤 의도가 숨어있다는 의심인 셈이다.


3개 시민사회단체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한 단체 관계자는 “(이 청장이 5년 넘게) 행복청 조직에 몸담으며 행복도시 발전에 기여한 점이 많다고 본다”며 “(임기가)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여 일반인으로 돌아가도 시민 편에서 지역 현안 해결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난 2011년 12월 행복청 차장으로 행복도시와 인연을 맺은 뒤 5년 6개월간 행복도시 건설을 주도해왔다. 청장으로 보낸 기간만 4년 3개월에 달한다. 웬만한 지방자치단체장 이상의 임기를 보낸 셈이다. 지난해 과천 소유 주택을 매각하고 행복도시에 둥지를 틀기도 했다.

 

 

3개 단체는 이번 움직임과 별개로 현재 진행형인 현안 해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고운뜰공원은 이달 중 보완공사에 대한 최종 설계안과 함께 착공을 앞두고 있다. 14일 4차 협의체를 가동, 최종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중앙공원 2단계 조성안은 지난달 18일 행복청LH의 최종안 발표 후 최종 조율 과정이다. ‘제3의 대체 서식지로 금개구리 이전’을 원하는 시민모임과 ‘금개구리와 공존하는 중앙공원 조성’을 주장하는 생태협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안전모의 (가칭)아름2중 신설 노력은 아직까지 교육부의 중앙투융자 심사에 막혀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상호 대립하고 반목했던 민관이 변화의 시기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행복도시가 다른 도시에서 찾을 수 없는 새로운 공동체 문화의 전형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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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2017-06-13 23:36:34
시청공무원이나 정부청사 공무원이나 공직에 계신 분들의 힘들고 고생스러움을 이렇게나마 세종시민이 이해해주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이내요. 앞으로도 사리사욕보다는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다산 정약용의 뜻처럼 세종시민을 위해 힘써 일 해주시길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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