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날아갈 뻔한 2900만 원. 세종경찰의 기민한 대응이 수천만 원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
10일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한솔파출소 이상기(사진) 경사는 지난 7일 오후 3시경 50대 여성 A씨로부터 한 통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 종촌동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딸 Y(28)씨가 갑작스레 나간 후 연락이 되지 않아 보이스피싱에 당한 것 같다는 제보였다.
이 경사는 곧바로 Y씨 휴대폰 위치추적에 나서 한솔동 K은행을 특정해 방문했고, 5분 전 2900만 원을 인출해 은행 문을 나섰다는 사실을 은행 직원으로부터 확인했다. 그 즉시 Y씨 행방을 뒤쫓아 S은행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포착했고 2900만 원 이체 직전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Y씨는 약 1시간 전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단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놀라 이 같이 행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기단은 “본인 명의의 대포통장이 개설돼 피해금액이 상당하니 은행에서 100만 원만 남기고 모두 인출하라. 나중에 (안전한) 계좌번호를 불러줄테니 (S은행 계좌에) 입금하라”는 유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Y씨는 “검찰이란 분이 법적인 용어를 써가며 너무 말도 잘하고 계속 전화를 했다. 하라는 데로 했는데 무엇에 홀린 것 같다”며 “경찰관이 와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상기 경사는 “피해를 사전에 막아 다행”이라며 “최근 전화금융 사기범들이 경찰·검찰·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개인정보·계좌이체를 요구하거나 우편함·물품보관함 등에 넣어두면 보호해 주겠다고 속이는 경우가 많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