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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시 세종, ‘청년몰’로 희망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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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시 세종, ‘청년몰’로 희망쏠까?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3.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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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청 지원사업 선정 전제로 27억 6천만원 들여 내년 20개 점포 공급 추진

최근 전국 지자체들이 너도 나도 청년 일자리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종시도 올해 세종전통시장(구 조치원전통시장)을 활용한 ‘청년몰’ 조성 사업에 뛰어들었다.

올해 청년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는 4년 연속 증가 추세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세종시 청년인구 역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출범 초기 2만 662명이던 청년인구는 ▲2014년 2만 5757명 ▲2015년 3만 3855명 ▲2016년 3만 8972명까지 늘어났다. 주소지를 옮기지 않은 대학생들을 감안한다면 이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지난달 23일 대전충남지방 중소기업청에 청년몰 공모사업을 신청했다. 올해 세종 1곳, 충남 2곳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은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 규모는 세종전통시장 내 463㎡로 상인회 건물을 증축·리모델링해 사용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총 27억 6000만 원으로 국비 7억 5000만 원, 시비 18억 6000만원, 자부담 1억 5000만 원 등이다. 

시는 선정 시 4월 사업설계에 들어가 6월 사업단과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7월 청년몰을 착공한 뒤 내년 1월 청년상인을 공모, 3월 오픈한다는 구상이다.

시 일자리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실시된 중기청 공모는 3월 초 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선정되면 향후 사업단을 통해 세부적인 콘셉트와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총 20개 점포를 임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근 대전 유천시장 폐업 수순… 철저한 기획 담보돼야

지난해 4월 대전시는 중구 태평시장과 유천시장에 각각 10개의 청년창업점포를 지원한 바 있다. 시와 상인회가 시장 골목 안 비어 있는 건물을 활용, 각 30㎡ 규모로 리모델링했으며 점포 하나당 컨설팅비용을 포함해 2500만 원씩 총 6억 40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유천시장 청춘삼거리의 경우, 8개월 만에 10곳 중 무려 5곳이 휴업해 실패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동인구가 적은 시장을 선정한 데다 점포들이 흩어져 각기 다른 업종으로 운영돼다보니 특별한 ‘콘셉트’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청년창업자를 대상으로 점포 개설과 전문적인 교육까지 진행했지만 시 차원의 홍보나 사후 관리가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세종시 관계자는 “태평, 유천 시장 청년몰은 굉장히 힘든 상황이고, 인천 부평 로타리시장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전주 남부시장의 경우 한옥마을을 연계한 야시장으로 성공 사례가 된 만큼 사업설계 시 젊은 층 기호에 맞는 점포들로 구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상인과의 갈등 고리, ‘상생’으로 풀까?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청년몰은 기존 상인들과의 갈등이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도전적인 청년 상인들의 모습이 호객행위로 비춰지거나 같은 업종 간 위기의식으로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

반면 청년몰이 입점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곳도 있다. 인천 동구 중앙시장 청년몰 사업자들은 상인회에 적극 가입, 인터넷에 어두운 기존 상인들을 대신해 정부나 시 차원의 전통시장 지원 사업에 공모해 생각지 못한 협업을 이뤄내고 있다는 평이다.

세종전통시장 청년몰 역시 기존 시장 상인회 건물을 활용하기로 했다. 상인회장을 비롯해 기존 상인들도 청년몰 조성에 적극적이란 게 세종시의 설명.

시 관계자는 “상인회장 역시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했고, 사업 추진에 앞서 상인회 80% 이상이 이번 청년몰 조성에 동의했다”며 “상인회 건물이 시장 중앙통로와 어느 정도 떨어져 있고, 청년상인 공모 시 기존 점포들과의 중복을 줄이는 등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외부업체 ‘NO’, 청년 상인이 기획·주도해야 


청년몰의 경우 새로운 관점이 가미되지 않고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1년 전주 남부시장에서 처음 시작된 청년몰 역시 성공사례가 되고 있지만 현재 업체들이 다수 바뀐 상태다.

무엇보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보니 실제 청년창업가들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기획·설계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노정섭 세종소상공인협동조합 이사장은 “실제 전국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청년몰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이 주체가 돼 실체 청년들이 사업을 기획하고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이 못 된다”며 “실제 사업단이 꾸려지면 외부 컨설팅 회사들이 개입하게 되는데 이런 형태보다는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 진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세종전통시장은 지난해 중기청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에 선정돼 잠시 야시장 등을 운영했지만 큰 성과 없이 사업이 마무리됐다. 

노 이사장은 “세종시를 비롯해 청주 등 청년과 전통시장 지원 사업들이 아무런 의미 없이 단기적으로 끝나고 있다”며 “원도심, 신도심 시민들과 청년창업팀, 기관이 총체적으로 같이 움직여서 세종시만의 특화된 청년몰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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