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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만 무성한 반기문 ‘광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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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만 무성한 반기문 ‘광폭 행보’
  • 서울=류재민 기자
  • 승인 2017.01.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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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보수주의자’ 자처 불구 정체성 의문 집중 제기

 

반기문(72)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 후 대선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런저런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 전 총장 측은 ‘국민 대통합’과 ‘정치교체’를 위한 행보를 강조하면서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정체성 의문을 집중 제기 받는 상황이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 보수층 결집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5일 천안함기념관을 찾고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등 안보에 치중하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17일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와 ‘세월호’ 참사 현장인 팽목항, 야권의 정신적 성지인 광주 5·18 국립묘지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다분히 야권 지지자들을 의식한 일정이다. 보수와 진보를 두루 공략하려는 ‘반반(半半) 전략’으로 읽힌다.


반 전 총장 지지모임인 반딧불이 김성회 회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은 보수의 전유물이고, 팽목항은 진보의 전유물이라고 한다면, 반 전 총장은 양쪽을 모두 찾는 통합의 행보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정치무대 조기 적응을 노린 쾌속 행보에서 예기치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지하철 발권기에 2만원을 한꺼번에 넣는가 하면, 편의점에서 외국산 생수 ‘에비앙’을 먼저 집어 들기도 했다. 지난 14일 음성 꽃동네 방문에서는 본인이 턱받이를 하고 누워있는 노인에게 죽을 떠먹이는 모습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반 전 총장은 또 이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시민들이 모이는 촛불집회에 참여할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회가 되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더니 이틀 뒤인 16일에는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국회 탄핵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박 대통령과 2분여간 통화를 하면서 “직접 찾아뵙고 인사 드려야 하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 부디 잘 대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참여정부 시절 유엔사무총장으로 선임됐지만,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반해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박 대통령에게는 귀국 나흘 만에 전화를 한 데 대해 “잘 대처하기 바란다니, 뭘 잘 대처하란 말이냐”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했다.


이밖에 정치교체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정작 예비캠프인 ‘마포캠프’가 MB정부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정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례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 13일 대구지역 중견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 21’ 초청 토론회에서 “반기문 전 총장은 정치적 정체성이 없는 인생을 살아왔다. 본인도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정운찬 동반성장 연구소 이사장도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기문 총장은) 10년 동안 뉴욕에 살다 와서 여기서 금방 적응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극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반 전 총장에게서 강한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은 시대의 개혁을 요구하는데 보여주기 식 기성 정치인의 모습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사이다 같은 청량감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정책적 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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